옛말에 “간장 맛이 변하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간장이든 된장이든 고추장이든 장을 담글 때는 집안의 나이 많은 어르신이 일을 직접 해야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장 자체의 맛이 그 집안의 전통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요즘은 간장, 된장, 고추장을 모두 사 먹지만 옛날에는 집집마다 장을 직접 담가 먹었다. 그중 간장은 한국의 맛을 내는 핵심 조미료다. 국이나 찌개, 나물무침 등 어느 하나 간장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없다.
조선간장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전통적 방식으로 만든 간장을 이르는 말이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일본식 간장에 상대되는 표현이다. 유네스코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음식으로서는 김장문화에 이어 두 번째며 우리나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는 23번째다.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 강강술래, 탈춤까지 다양한 무형문화재가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됐다. 장 담그기 문화의 등재는 김장문화에 이어 K-푸드의 세계화를 알리는 신호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유네스코 유산위원회가 한국의 장 담그기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콩을 사용해 만든 장의 효능만 아니라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장을 만드는 전 과정을 인류문화 유산 가치로 보았다는 것은 의미있는 평가다.
특히 장 담그기 문화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간의 연대를 촉진한다”고 밝힌 것은 한국만의 독특한 장 문화를 인정한 것이어서 한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이제 조선간장의 세계화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