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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끄라톤' 방향 틀어 한반도로?

지난 8월 제9호 태풍 종다리의 북상으로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연합뉴스


대만을 향해 이동 중인 18호 태풍 ‘끄라톤’(KRATHON)이 방향을 바꿔 한반도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29일 기상청은 30일~다음 달 1일 사이 끄라톤이 대만에서 전향해 제주도 남부 먼 해상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한다면 개천절(10월 3일)이 낀 징검다리 연휴가 태풍 영향을 받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끄라톤은 태국이 제출한 태풍명으로 열대과일 이름이다.

“다음 주 제주도 남부 먼 해상 도달”
현재 끄라톤은 수온이 30도로 매우 높은 필리핀 북부 해상을 지나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전날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해상에서 발달해 이날 오전 9시 마닐라 북동쪽 570㎞ 해상까지 이동했다. 현재 태풍의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29m로 세력 강도는 ‘중’이지만, 대만에 도달하기 직전인 30일 오전 강도 ‘강’으로 오를 전망이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33~43m 수준으로 기차가 탈선할 정도의 위력을 지닌다.

날씨를 예측하는 전세계 수치예보모델들은 끄라톤이 대만에서 서진해 중국 남부로 상륙하거나 한반도에 상륙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예보모델 중 예측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꼽히는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도 끄라톤이 중국으로 상륙할 가능성부터 한반도로 상륙하거나 동해로 빠져나가는 가능성까지 다양한 전망을 제시했다.

기상청은 현재 끄라톤이 대만에 도달한 이후 북동진하기 시작해 4일 오전 9시 쯤 제주 남쪽 먼바다(대만 북동쪽 530㎞ 해상)에 진출한다는 전망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다음 달 3~5일 남부지방과 동해안에는 끄라톤이 불어넣은 고온다습한 공기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끄라톤이 한반도 부근에 도달할 때 태풍 세력이 얼마나 강할지 아직 예상하기는 어렵다. 현재 제주도 남부 해상의 수온은 27~28도로, 필리핀과 대만 사이 해수온도에 비해 높지 않지만 태풍이 여러 변수에 의해 세력이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CMWF는 끄라톤이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 강도가 약화해 열대저압부가 된다는 시나리오와 함께 태풍의 세력을 유지한 상태로 한반도를 관통하는 시나리오도 제시하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필리핀 북부보다 제주도 남부 해상의 열용량(바닷물이 가진 열에너지의 양)이 높지는 않지만, 태풍이 육지와의 마찰 없이 바다로만 이동하면 세력이 커질 수도 있고 상층 기압계의 상태에 따라 약화할 수도 있는 등 변수가 많은 상태”라며 “추후 예상 경로를 다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드물었던 10월 태풍, 점차 잦아질 듯
보통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8~9월에 주로 나타나고 10월에는 드물었지만, 점차 10월에도 국내 영향 태풍이 자주 나타날 것이란 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10월에 나타난 국내 영향 태풍은 5차례였다. 1951년 한 차례 발생한 이후 40년 넘게 없다가 역대급 폭염이 찾아온 1994년부터 네 차례 10월 영향 태풍이 나타났다.

민간 기상전문기업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은 “태풍은 고온의 바다에서 에너지를 공급 받아 발생하는데, 10월까지 한반도 주변 바다가 고수온 상태가 되면 태풍이 세력을 유지한 채 우리나라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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