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최근 한 여배우의 남편 A씨에 대한 신상정보 및 사생활을 공개한 것을 두고 법적인 문제는 없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선 비방을 목적으로 비연예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세연은 지난 9일 게시한 영상에서 A씨의 실명 및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들을 언급했다. 가세연 소장인 강용석 변호사와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씨가 출연한 이 영상에선 A씨가 한 여성과 모텔에 들어간 사진을 제보받았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김씨는 영상에서 “제가 오늘 되게 충격적인 사진을 제보받았다”면서 “여배우 B씨가 남편한테 차를 사줬는데, 그 차가 어느 모텔에 들어가는 걸 누가 찍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기(모텔)에 차가 들어가는데, 차 넘버가 B씨 명의의 차”라며 한 숙박업소가 찍힌 사진도 공개했다. 김씨는 이외에도 A씨의 사진과 A씨가 운영하는 기업 정보 등도 함께 공개했다. 11일 오후 4시 기준 이 영상의 조회 수는 64만여회에 달한다.

 

법조계에선 가세연이 연예인이 아닌 A씨를 상대로 ‘모텔 출입 의혹’을 제기한 행위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종탁 변호사(법률사무소 JT)는 “(가세연이 공개한 내용이) 허위라면, 공공연하게 거짓으로 명예훼손을 한 것이기 때문에 비방할 목적이 추단돼 가중처벌될 수 있다”면서 “사실이라면,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를 가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변호사는 “(공개 내용이) 공인을 대상으로 하고, 공적 관심이나 공익에 대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연예인도 아닌 남편에 대한 것이고, 이 남편은 공인도, 유명인도, 연예인도 아닌 만큼 헌법 제17조에서 특별히 보호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따라 공인과 달리 개인의 명예와 프라이버시가 좀 더 보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광훈 변호사(법률사무소 시우)는 “(이번 논란의 경우) ‘유부남이 모텔에서 아내가 아닌 여자와 함께 내렸다’라는 발언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라면서 “앞서 대법원은 ‘처자식이 있는 남자와 살고 있다는데 아느냐’라며 특정 여성을 언급한 언동에 대해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본 바가 있다. 대법원은 들은 말을 전하는 것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며, 불륜을 확신하지 않아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A씨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어서 ‘국민의 알 권리’와 거리가 있다. 일반인에 관한 폭로는 명예훼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이 사안의 경우, 방송 경위를 살펴서 비방의 목적이 있는지 여부 및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적용 법조 및 유무죄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행법상 비방을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거짓의 사실’을 유포할 경우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사실’을 유포할 경우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만약 A씨가 가세연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경우, 수사기관은 김씨의 발언이 거짓사실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등을 수사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거짓사실 여부에 따라 형량에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보통신망법상 사실·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A씨가 가세연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다면 가세연은 법적 책임을 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씨는 전날 게시된 가세연 영상에서 A씨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제가 선을 넘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는데, 어제 선을 좀 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