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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필리핀 아로요, 국가 비상사태 선포

필리핀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24
일, 장갑차에서 내린 필리핀 정부군
소속 군인들이 마닐라 북부 퀘존시티
외곽에 있는 군 사령부 건물을 경계하
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필리핀이 24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또 장성을 포함한 군 장교들과 민간인 수 명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필리핀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고, 아로요 대통령을 규탄하는 반(反)정부 시위대가 이를 저지하는 경찰 간에 유혈 충돌이 잇따르는 등 필리핀 정국이 심각한 위기 상태로 접어들었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TVㆍ라디오 연설을 통해 "비상사태는 야권과 좌익ㆍ군부 모험주의자들이 선거로 출범한 합법적인 정부를 축출하려는 '체계적 음모'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정 최고 통수권자로서 군경(軍警)에 폭넓은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군은 이날 특수부대 사령관인 다니요 림 준장을 비롯한 일부 장교와 민간인 수 명을 체포했으며, 제네로소 센가 육군 참모총장은 "쿠데타 위혐이 감소했으나, 아직 잔존(殘存)한다"며 "군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로요)정부를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수도 마닐라 일대에는 검문소가 설치됐고, 경찰은 최고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또 말라카낭 대통령궁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철조망과 컨테이너가 설치돼 핵심 요원 이외에 접근이 전면 제한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예정된 대규모 반정치 집회가 금지됐고 각극 학교 수업도 취소됐다"고 전했다.


비상사태는 계엄령의 전(前) 단계로, 영장 없는 체포와 구금 영장이 가능하고 군의 개입을 요청할 수 있으며 언론사를 포함해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는 시설들을 정부가 접수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 비상사태 선포는 1989년 1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하고 5000여명의 시위대는 '피플 파워' 기념탑 주변으로 진입을 시도,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해산에 나섰다. 20년 전 피플 타워를 이끌었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경찰의 시위 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이날 아로요 퇴진 시위를 강행했다.


금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필리핀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한때 2.1%나 급락했고, 필리핀 국채(國債) 가격과 미국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도 모두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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