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문 대통령 만난 손정의 “한국, 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해야”

청와대서 1시간30분간 접견…벤처 등 의견 교환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의 90분 만남은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한일갈등-반도체 보복 등에 대해선 문 대통령도 손 회장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감한 외교현안을 민간인인 손 회장과 논의한다는 모양새가 좋지 않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벤처 붐 가속화를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했다. 손 회장의 답은 21년 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선명했다.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손 회장은 IMF 외환위기때인 1998년 2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당선인을 만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한국이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을 만나 똑같은 방식으로 'AI 올인'을 언급한 것이다. 

손 회장은 AI 분야에 대한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전폭적 육성을 제안하면서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손 회장 접견이 관심을 모은 것은 손 회장이 과거에도 IT 분야나 신산업 아이디어를 제시, 한국에 자극을 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 외에도 역내 국가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에너지를 공유하는 아시아슈퍼그리드 구상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손 회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2012년 자신이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 손 회장의 아시아슈퍼그리드 구상을 듣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따라 동북아슈퍼그리드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아시아슈퍼그리드를 기억해준 데 대해 감동했다"고 답했다.  

AI 육성을 중점 대화함에 따라 정부의 신산업 육성 전략의 무게중심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AI 산업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를 3대 중점육성 분야로 잡은 상태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이 AI 인재육성이나 투자 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자 "아이 윌"(I will)이라고 답했다.  


◇"한일갈등-반도체 보복 언급 안해"= 이날 접견의 타이밍도 크게 관심을 모았다. 일본은 4일부터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을 제한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일본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 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이 사실상 경제보복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같은 날 접견 일정을 확정, 공개했다.  

손 회장이 일본 각료나 외교라인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내 최대부자로 영향력이 적잖다. 한일 외교라인이 풀지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 의미가 작지않을 걸로 관측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예정시간(40분)을 50분 넘긴 1시간 30분 동안 대화에서 한일 관계는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버, 알고보면 손정의 월드= 손 회장(1957년생)은 미 버클리대 유학 후 1981년 일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통기업인 소프트뱅크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성공하자 아시아의 빌게이츠로 불렸고, 이후 벤처투자로 각광받으면서는 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투자 선구안이 탁월했다. 미국 야후, 중국 알리바바,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 등이 그의 리스트에 올랐다.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슈퍼셀은 2015년 소프트뱅크가 지분 51%를 15억달러에 인수했다가 2016년 중국 텐센트에 매각해 차익을 봤다. 보다폰 재팬을 인수, 소프트뱅크 모바일로 만든다. 

그는 이처럼 전통 제조업이 아닌 첨단산업과 IT 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다. 2019년 현재 영미권 대표 공유차 서비스 우버의 최대주주이고, '동남아의 우버' 격인 그랩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차량공유업체를 선도투자한 건 다가올 자율주행차 시장을 내다본 전략이라는 평가다.

국내엔 타다와 택시의 갈등과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손 회장이 공유경제 관련 혁신이나 갈등 해소 방안도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을지 주목 받았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