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출신으로 울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미자 시인이 ‘제5회 김상옥백자예술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24일 ‘초정기념사업회’ 주최하고 (재)풍해문화재단과 한산신문사 후원으로 경남 통영에서 개최된 ‘제5회 김상옥백자예술상’ 시상식에서 박 시인은 시조부문에서 「우물에 대한 단상」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김상옥백자예술상‘은 경남 통영 출신으로 시조와 백자예술의 횃불을 밝혔다고 평가받는 초정 김상옥 시인의 문학정신과 가치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초정기념사업회가 추진하고 있는 상이다.
신인상 공모는 지난 해 3월 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출간된 정형시조 시집을 대상으로 했으며, 올해는 총 12개의 작품집이 응모됐다.
이중 심사를 거쳐 박미자 시인의 시조집 「도시를 스캔하다」에 수록된 ‘우물에 대한 단상’이 신인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햇빛 한 동이를 찰랑대며 이고 오던
그 곁에 삽살개도 촐랑촐랑 따라오던
상앗빛 감꽃 톨이 우물 속에 떨어지던
어울림 그 곳에는 소문이 분분했다.
깊이를 잴 수 없는 말들을 퍼 날라도
언제나 웃음 자잘한 소통의 창구였다.
우물 속 청소하고 바닥에 깔았던 숯
나쁜 기운 걷어내고 말개진 참새미에
달님도 심심할 때는 물맛 보러 오곤 했다
(시조 ‘우물에 대한 단상’ 전문)
김보한 시인은 “‘우물에 대한 단상’은 3행 3수의 시조의 기본이 잘 다져진 경우에 해당되며 내용에 있어서도 지나온 과거의 기억을 잘 반영한 것으로 잃어버리기 쉬운 예전 추억을 들추어내어, 미학적인 부분에까지 형상화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울림 그 곳’은 우물가 주변으로 동네의 은밀한 소문도 화제로 말솜씨를 풀풀 날려 쌓는 곳이다.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숱하게 퍼서 올린 노동과 수다 피우는 갖가지 소문들을 동일화 시키면서, 우물의 원형적인 심오한 깊이의 상들을 ‘자잘한 소통의 창구’에 까지 도달하게 하는 유연성으로, 원숙한 시어의 향연에 까지 다다라 있다고 느껴진다.
마지막 수에 가서는 동네 청년들이 그네들의 일상 먹고 쓰는 우물에 대한 경배, 즉 청결을 위해 치성을 드리는 모습도 엿보이고 ‘나쁜 기운 걷어내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숯을 등장시켜, 행여 돌림병에 대한 안위도 다지고 있는 것을 본다. 궁극에 이르러 ‘달님도 심심할 때는 물맛 보러 오곤’하는 ‘우물’을 동화적 요소로 장식한 데는 그만한 아동기적 정감도 한 자리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한 편의 시조에서 여러 기능의 시적 상상화를 접하게 되었고, 시조의 현대화에 기여하는데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음 깃을 멈출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여기에다 풍경을 통한 배경의 생명의식에 대해, 비유를 동원한 서정적 이미지화의 시적 발상을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 ‘제5회 김상옥백자예술상‘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데 주효했음을 밝혔다.
박 시인은 “김상옥 시인의 시 정신을 깊게 새기며 더욱 열심히 작품을 일궈가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영덕 강구가 고향인 박 시인은 제32회 ‘샘터시조상’, ‘유심’ 시조백일장, 중앙일보 지상시조백일장 장원,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다.
제1회 울산시조 작품상, 제14회 울산문학 작품상 등을 수상했고, 시집으로 ‘그해 겨울 강구항’, 시조집 ‘도시를 스캔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