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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청, 하천부지 불법 사용 '묵인'...주민 진정 '묵살'

특정인에게 몰아줘, 개인 주택 정원과 영업장 주차장 사용
불법으로 하천부지에 울타리를 치고 낸 개인 주택 정문(왼쪽)과 이 정문보다 더 좁은 아파트 진출입로<사진은 케이투데이 2017년 12월 2일 촬영> 
대구 동구청이 특정인에게 하천부지를 몰어주고 불법으로 점용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묵인하고 있어 주민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 4월 D골프 연습장(동구 지묘동) 대표 A모씨에게 복개된 하천부지 98제곱미터를 2021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토지'용도로 임대를 허가했다. 지난 11월말까지 13만 4천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곳 하천부지에 연접한 토지에 개인 호화 주택을 짓고 준공 검사가 끝나자마자 허가 받는 용도와 달리 불법으로 개인 주택의 정원으로 꾸며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하천부지에 울타리를 치고 바닥에는 고가의 정원수를 세우고 잔디와 돌로 조경했다. 준공 검사시 개인 주차장으로 허가 받은 곳은 없애고 하천부지와 함께 마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허가 취소 사항 첫 번째이다. 공작물설치법 등 관련 법률도 위반한 것이다.

앞서 A씨는 2년 전에도 이번 보다 더 넓은 하천부지를 점용해 골프 연습장의 영업을 위해 불법으로 고객 주차장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불법으로 하천부지에 친 울타리(앞), 뒤에 보이는 D골프 연습장은 수년 째 하천부지를 주차장으로 무단 점용하고 있다<사진은 케이투데이 2017년 12월 2일 촬영> 
이 같은 불법에 하천부지와 바로 붙어 있는 100세대 가량의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동구청에 제출했지만 동구청은 수일이 지난 뒤에야 뒤늦게 현장을 찾아, 불법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비좁은 진출입로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다 소방차도 진입이 어려워 도로 확장을 요구해 오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한마디도 상의도 없이 특정인에게 임대해 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고 분개하고 있다.

또 "현재 이 일대에서는 구청과 업체와의 유착설이 파다하다. 조만간 사법 당국에 진상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진정서를 제출한 주민에게 구청장실 한 공무원은 "그 사람(A대표)이 자기 권리를 찾아 먹은 것이다. 주민이 몰라서 못한 것도 죄이다"고 모욕하고 업체 대표를 두둔하고 있어 업체와의 '유착설'이 불거지고 있다.

A씨는 종전 하천부지에 가건물을 짓고 불법 사용한 거주자에게 천여만원의 돈을 주고 내보내는 대신 자신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구청과의 사전 밀약설이 있었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청 담당 공무원은 "종전 거주자가 임대료를 내지 않아 허가를 취소했다. 강제로 내 보낼 수가 없는 상태에서 A씨가 해결한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라고 사전 협약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곳 하천부지가 공공 용도로 활용되는 정책이 나오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수년이 걸릴 지도 모른다"고 현재 취소 사항인 용도 무단 변경은 문제 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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