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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전화로 '난청'걸린 공무원… 법원 "공무상 질병 인정해야"

민원 전화를 받는 업무가 많은 공무원이 청력을 잃었다면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장해급여(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임수연 판사는 28일 세무공무원이었던 정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78년 세무공무원이 된 정 씨는 2012년부터 전화로 민원인을 상대하거나 상담하는 업무를 주로 했다. 

처음에는 오른쪽 귀로 민원전화를 응대했으나 귀가 잘 안 들리게 됐고, 이후 왼쪽 귀를 사용했으나 이마저도 상태가 악화돼 회의에서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기 힘든 지경이 됐다. 

결국 2015년 10월 한 대학병원에서 '청력 회복불가능 상태'로 장애 확정 판정을 받았다. 이에 정년퇴직을 3년 4개월 앞둔 지난해 2월 명예퇴직을 했다.

정 씨는 한 달여 뒤 "오랜 기간 민원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전화업무로 인한 난청 때문에 장애가 생겼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 장해연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난청이 평소 업무와 근무 환경으로 발생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자료가 없다"며 장해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정 씨는 공무원연금급여 재심위원회에 심사청구까지 했으나 기각됐고,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송에서 "흥분한 납세자로부터 격렬한 항의전화를 많이 받았지만, 민원인의 통화내용을 이해하고 세무업무에 대해 설명·설득해야 했기 때문에 통화가 장시간 이어지게 됐다"며 난청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정 씨가 공무를 수행하면서 장기간 심한 소음에 상당히 노출됐고, 공무 수행 이외에 난청에 영향을 미칠 다른 원인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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