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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대통령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로 인해 나라가 혼란스럽다. 국민들도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나라 걱정에 잠 못 이루고 있다.
과거 있었던 임기 말 대통령 측근의 비리와는 다른 최순실의 국정 농단사태는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일시에 무너뜨렸다. 놀랍고도 충격적인 일이다. 권력 공백 상태가 바로 발생한 것이다.
차라리 정경유착형 비리라면 국민들도 또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겠지만 이번은 달랐다. 진보, 보수 따질 것 없이 이번 사태에 공분을 느꼈다.
60대 한 여인이 저지른 국정 농단에 국민들은 민망하고 황당했다.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된 때문이다. 국가의 위신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것이 나라냐”는 말이 이런 심정들이 표현해 놓은 말이다. 지금 국민들은 절망감으로 허덕이고 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진실이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그들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허무맹랑(虛無孟浪)한 것인지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국민들 앞에 낱낱이 밝혀 관련자들의 죄상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리고는 국가를 하루빨리 정상화 시켜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국민들을 절망감과 패배감에 빠져 있게 해서는 안된다. 좌절과 배신감으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줄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집권당의 몫만은 아니다. 여야 구분 없이 실의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한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걱정하는 민생과 안보 문제에도 믿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IMF사태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국민들이다. 다시는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치권이 힘을 모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해득실을 따진 정략적 행위를 한다면 그것은 반국가적 행동이나 다름없다.
대통령은 읍참마속(泣斬馬謖)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 늦었지만 사태 해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문제 해결의 키가 될 수 있다. 수습을 잘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의 의지로 보여줄 첫 단추가 국민에게 희망의 빛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벴다는 제갈량(諸葛亮)처럼 공정성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끊어야 한다.
제갈량은 전장에서 군령을 어긴 마속에 대해 참수형을 처한다.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마량의 동생을 부하 장병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 한 것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은 권력의 공정성과 과단성을 표현하는 고사성어로 자주 인용된다. 지금이야말로 읍참마속의 용기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