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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 호가호위(狐假虎威)인가?

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선왕(宣王)때 일이다. 선왕이 이렇게 물었다. “북방의 오랑캐들이 우리나라 재상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는데 사실이냐” 그러자 대신 ‘강을’이 말했다. ”북방 오랑캐들이 어찌 한나라의 재상을 두려워 하겠습니까“하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우가 호랑이에게 잡혀간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여우가 호랑이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하늘의 명을 받고 파견돼 온 사신으로 백수의 제왕에 임명됐다”고 하면서 “나를 잡아 먹는다면 천재의 명을 어기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앞장 설테니 너는 내 뒤를 따르라고 했습니다. 과연 여우가 눈에 띄면 모든 짐승들이 달아났던 것입니다. 호랑이는 자신 때문에 짐승들이 달아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유향(劉向)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고사성어 이야기다. 호가호위(狐假虎威)는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어 호기(豪氣)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릴 때 쓰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온통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그를 둘러싼 논란으로 국감 수행중인 정치권은 연일 최순실 공방으로 시끌벅쩍하다. 드디어 박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섰고,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논란은 쉽게 숙지지 않고 있다.

특히 야권은 ‘최순실 게이트’라 명명하고 연일 청와대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검찰이 미르 및 K스포츠 재단과 최순실씨와의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함으로써 이번 논란은 일단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으나 진실이 얼마나 밝혀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르재단 등을 둘러싼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과연 최순실은 호가호위(狐假虎威)를 한 것일까? 검찰의 진실규명에 국민적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호가호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권력을 업고 호가호위하는 이들을 보노라면 그들의 비열한 처세술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우리 속담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대신집 송아지 백정 두려운지 모른다’는 말과 ‘포숫집 강아지 범 무서운지 모른다’는 말이 같은 말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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