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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비리 신고제 '유명무실' 경북·대구 10년간 포상 0건

뇌물수수, 알선 등 공직비리 감시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부조리 신고 포상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10년 넘는 제도운용 기간에 단 한 건의 포상금도 지급하지 않아 보여주기 위한 명목상 제도에 불과하다.

13일 새누리당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현재 공직비리 신고 포상제를 도입한 광역단체는 17곳 가운데 세종시를 제외한 16곳, 기초단체는 226곳 가운데 169곳에 달한다.

그러나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포상금이 실제 지급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39건, 1억4천400여만원에 불과하다.

광역단체 가운데 서울이 27건으로 가장 활성화됐으며 인천과 경기 각 4건, 제주 2건, 전남 1건이었다.

경북,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울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남은 단 1건도 없었다. 기초단체에서는 169곳 중 충남 천안만 유일하게 1건을 기록했다.

시행 초기 연간 수억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하던 상당수 자치단체는 불용한 해가 이어지자 슬그머니 수백만원씩 예산을 편성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10여년 전부터 최근까지 자치단체마다 조례 제정 시기는 다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공무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금품·향응을 받거나 공정한 직무수행에 어긋난 알선·청탁하는 행위가 신고대상이다.

금품수수는 제공액의 10~20배 이내에서 최고 1억원, 알선·청탁 행위에 대해서는 200만~300만원이 포상금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제도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실명제로 지목된다. 최소한 이름, 주소, 연락처를 알려야 하다 보니 신고자로서는 신분 노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포상금을 지급하려면 신고자 정보를 확인하지 않을 수도 없어 제도의 태생적인 한계인 셈이다.

또 상당수 조례에서는 부조리 행위 당사자나 관련자는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7일 이내 등 촉박한 신고기한을 정해 제도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거나 자치단체에서 조사 등 절차를 밟는 사안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단순한 제보 수준이 아닌 증거를 첨부하게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공익을 위해 신고했다가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게 우리 사회 분위기다. 신상이 안전하게 보호될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신고자가 불안해하지 않고 제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도적 보완장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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