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다(passing by)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공간여행을 ‘스친다’는 명제로 작가의 깊은 예술적 고민과 성취를 느끼게 하는 신작 위주의 발표전이다.
한국화단에서 중견으로 활동하는 박형석 작가는 시간의 무게를 표현하는데 큰 노력을 쏟고 있지만, 철학자나 과학자처럼 논리적으로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박형석의 작업은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 현대미술의 미학적 접근에 근접하였으며, 동양정신과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인 여백의 담백함을 깔고 자유분방한 터치를 ‘스치듯’한 간결성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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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석 그림 '스친다'/사진=아트갤러리 열 제공 |
시간과 공간을 내용으로 주제와 그 주제를 받쳐줄 여백으로 ‘정중동’ 형식적 의미를 바탕에 깔고 있다. 머물러 있었던 고정성보다는 그 형태가 화면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평이다.
화면 안에서의 시간은 더 빠르게 움직이는 효과를 보이고, 그 의미는 활기가 넘치며 청량감 있는 화필로 전개된다. 내밀한 일상이 조각조각 이미지화 되어 시간여행의 기록으로 남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물상들은 서로 소통하려 자리다툼을 한다거나 여백의 의미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확장되고 서로 겹친 데서 생기는 이미지에서 시간으로의 여행으로 얻어진 여유로운 공간을 담아내고 있어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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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석 그림 '스친다'/사진=아트갤러리 열 제공 |
생성되고 소멸된 역사의 흐름에서 수 많은 인류들이 삶 속에 스치듯 생존해왔으며 동시대에 생존하는 수 많은 인간들은 서로 스치듯 시절인연으로 만나왔다. 가족으로 아니면, 이웃으로 스치며 맺은 인간관계를 조형언어로 해석되고 있다.
작가의 노력은 잔잔한 듯하지만, 역사의 깊은 현장들을 가열차게 화폭에 쏟아내고 있다.
여름의 산들바람처럼 삶의 자존심과 희망으로 모두의 가슴에 울려 시원하게 감상 되기를 바란다.
박형석 작가는 일본을 비롯 서울과 대구, 부산 등에서 2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대구시전초대작가상과 미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심사위원, 대구미협부회장, 수성미협부회장, 한국화동질성전 운영위원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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