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사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쓰인 사교육비는 무려 29조 원이다. 전년보다 7.7%가 증가했고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각종 사교육 경감 대책에도 일선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교육비는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0%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등학생은 참여율이 87.7%, 중학생은 78%에 달한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늘봄학교 운영 등 각종 대안에도 사교육비는 꾸준한 증가세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를 분석해 보니 월평균 59만2000 원. 800만 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300만 원 미만 저소득 가구의 7배나 됐고, 반면에 증가율은 저소득 가구가 고소득 가구보다 더 높았다.
또 지역별로 보면 사교육 참여율은 서울이 86.1%로 최고다. 참고로 대구 81.8%, 경북 75.4%다.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서울이 67만3000 원으로 가장 높았다. 대구는 47만8000 원, 경북은 35만6000 원이다.
통계를 놓고 보면 국내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은 줄어들 기미가 전혀 안보인다. 지역별로 편차도 심해 이러다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질 판이다.
사교육 열풍이 줄지 않는 데는 학벌주의, 노동시장 불균형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대구시교육청이 늘봄 확대 등 각종 대안 제시로 사교육 경감에 나서고 있지만 사교육비 추세로 보아 성과가 나올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