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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낙영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
로마, 카이로,시안,나라 등의 고대역사도시들은 지금도 수많은 방문객들이 이들 도시의 옛 영광을 기억하고 있지만 유독 경주는 근래에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뇌리에도 잊혀져 가는 것같다. 물론 경주도 신라왕경복원,세계문화엑스포 등 여러 사업을 통해 면모를 일신하고 경주가 실크로드의 종착지임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그 효과는 그렇게 뚜렷하지않다. 특히 2016년 경주지진이후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
우선 경주로서는 관광객과 인구감소 등의 도시침체가 다급한 문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침체로 인해 민족의 긍지인 천년고도 경주가 망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경주를 문화관광도시로 위상을 우뚝하게 세우는 일은 단순히 경주시민들의 경제적 발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경주의 유적과 문화를 통해 한국의 자랑스러운 과거를 알리고 그것이 오늘의 우리민족에 이어져오고 있는 자부심임을 세계에 보여주자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경주를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어야할 까닭인 것이다.
사실 경주관광의 본격적인 시작은 전국에서도 가장 앞선 시기인 박정희시대부터였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보문단지에 고급호텔을 짓고 많은 문화유적들을 발굴정비하는 한편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놓는 등 나름데로 필요한 관광인푸라를 갖추었다. 아직도 신라왕경복원, 쪽샘지구발굴,컨벤션센터건립 등 많은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 경주만큼 바다와 산 등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을 골고루 갖추고 삼국사기,삼국유사 등 스토리텔링자원까지 풍부하게 가진 도시는 더물다고 보아도 과언이아니다.
그렇다면 경주의 관광산업은 왜 이렇게 침체되고 있을까? 한마디로 원인진단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관광객유치의 3대요소인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를 잣대로 경주의 관광자원을 분석해보면 답이 나올 것같다. 경주가 볼거리의 천국임은 재론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유적·유물과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볼 수 있는 가이드 시스템이 없다시피한 것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지못하면 보물이 아닌 것과 같지않을까? 특히 유물과 유적, 자연경관에 얽힌 스토리와 볼거리를 체계적으로 연결하지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먹을거리 역시 마찮가지다. 경주는 70년대만 해도 지역의 전통음식을 시중에서 사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황남빵을 제외하면 전국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특색없는 음식이 대부분이다. 물론 최근 전통음식이란 이름으로 경주음식을 선보이고 있지만 경주지역의 대중화된 전통식이 아니다. 전주시민들이 근거도 분명치않는 전주비빔밥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든 것과 비교하면 여러 가지로 배울 점이 있다. 놀거리를 보면 일부 업소에서 체험관광을 하고 한옥체험도 하고 있지만 세계적 관광지와는 비교가 되지않는다. 한옥체험도 전주비빔밥의 경우와 마찮가지다. 경주에는 전주 보다 더 오래된 전통한옥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전주한옥체험이 세계적으로 뜨는 것은 전주시민들의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경주를 어떻게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까? 진행중인 쪽샘지구발굴과 왕경복원사업 등을 계기로 경주의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를 창의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데 시민들의 힘을 모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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