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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낙영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
문재인정부 들어서면서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탈핵정책이 바로 시작되는 바람에 원자력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산업에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동해안지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었고 현재 가동중이거나 가동예정인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 총 24기중 6기가 소재한 경주를 비롯 총12기가 있는 경북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같다. 특히 경주의 경우 월성1호기가 설계수명30년이 다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가동년한을 10년 더 연장해 가동중이나 반핵단체의 폐쇄소송과 정부의 탈핵정책으로 앞날이 불투명하다. 경주외의 경북의 다른 지역도 건설중이거나 건설예정인 원전6기가 건설과 가동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문 정부의 탈핵정책은 이미 대통령선거과정에서부터 예상되었고 옛 쏘련의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가 보여 주었듯이 원전은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에게는 공감을 주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탈핵정책의지는 고리1호기원전 영구정지선포식과 이번 G20정상회담 당시 메르켈독일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밝혔듯이 이미 확고한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갑짝스런 원전정책의 전환은 에너지수급문제와 에너지가격상승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부담, 건설중인 원전의 공사중단과 수명만기원전의 폐쇄 등에 따른 실직사태와 지역경제의 피해 등 당장 발등의 불이 되었다. 독일의 경우 대체에너지공급에 따른 전력요금은 원전정책전환전과 비교해서 3배가 올랐고 그것이 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 것으로 드러났다. 후쿠시마원전의 재앙을 겪은 일본도 2기의 원전을 가동중단시켰다가 치솟는 전력요금과 전력공급부족에 못이겨 이미 1기는 다시 가동시켰다. 나머지 1기도 재가동 준비에 들어간 것은 환경이상론만으로 원전정책을 바꿀 수 없다는 교훈이 되고 있다. 원전이 문제가 있다해도 그것은 원전의 안전성과 이를 담보할 기술의 문제이지, 충분히 검증되지않은 대체에너지에 막연한 희망을 걸고 무턱대고 원전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또 다른 재앙과 위기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값싼 대체에너지확보 기술의 개발과 원전감축은 전문가들의 연구성과에 따라 슬기롭게 계획적으로 구성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순리라 하겠다.
특히 경주의 경우 수명이 다한 원전에 대한 정부의 폐쇄방침 데로 월성1호기의 연장운행이 소송에서 취소된다면 지역경제는 연간 440억원의 세수감소, 관련 종사자의 실직, 연관업계의 피해등이 예상된다. 25만남짓의 경주인구에 비추어 이같이 엄청난 세수감수와 고용감소, 경기침체를 가져온다면 경주의 앞날은 생각만 해도 캄캄하다. 원전과 관련, 경주의 피해를 줄이고 새로운 발전의 동력을 창출하는 방법은 이미 한수원본부와 동해안에 가동중인 원전을 기반으로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아가 경북도와 경주시가 함께 추진해온 제2원자력연구원, 원전해체연구센터, 원자력기술표준원,원전현장인력양성원 등 클러스터에 들어올 기관과 사업들은 모두 경주를 새롭게 발전시킬 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미 경주에 2012년부터 원전의 제염·해체기술분야 투자를 시작해 국내 최고의 기술을 축적해놓은 상태다. 정부는 탈핵정책을 이유로 이같은 기관의 설립에 소극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핵발전소수로는 세계6위이고 밀집도로는 세계1위라 할만큼 이미 원전대국이다. 가동중인 원전만으로도 이같은 원전관련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고 원전수출국으로 성장하려면 이들 기관의 설립과 육성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사업 마저 탈핵정책의 영향을 받는다면 경주에 유치된 방폐창에 대한 지역민의 태도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경주시민의 방폐창수용은 적어도 국익을 위한 자기희생적 의미를 가진 것인 만큼 국가전력의 약30%를 원전에 의존하는 국가로써 경주에 대한 지속적 배려가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경주의 원전과 관련한 지역주민들의 걱정은 2016년9월의 규모5.8지진이후 본격 제기된 안전성문제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대체에너지개발에 앞서 경주지역의 활성단층연구와 그에 대한 대책으로 지역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에 먼저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탈핵정책과 병행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개발사업에서도 경주를 우선시해야 한다. 방폐창을 유치한 경주로써는 당연한 요구이며 이미 문 대통령도 후보시절 이를 공약한 바 있다. 경주를 신재생에너지 융복합타운으로 육성하고, 벤처기업과 원자력 관련 연구기관의 경주유치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