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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요즘 많은 국민들이 혼란과 불안한 마음으로 국정 운영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빚어낸 국가적 혼란이 자칫 국정공백과 국가 위기로 이어질까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하야 요구는 갈수록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정을 안정시킬 대안 제시는 없으면서 하야의 목소리만 높다. 시민들의 대규모 촛불 시위도 빈도가 잦아지면 사회적 불안 요소일 뿐이다.
사태를 유발한 대통령이야 말 할 것도 없지만 여소야대의 정국을 거머쥔 야당한테서 조차 국민이 얻어야 할 국정에 대한 안정감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우리 정치가 원래 믿을 만한 것이 못되지만, 이런 상황에도 정파적 계산만 할 뿐 서민들의 삶을 살피는 정치적 자혜로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통령이나 대통령을 하야 시키겠다는 정치인들한테서 우리는 왠지 미덥지 못한 느낌을 갖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국익은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 우선하는 것이라고 미리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당이나 정치인 개개인에게는 정치적 환경에 따라 국익보다는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특히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권력의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없다. 비록 국익이 국민의 몫이라 할지라도 위임을 받은 정치인은 자신의 이익에 몸을 먼저 던지고 마는 것이 정치의 생리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의 좌파 사회민주당 출신으로 독일 총리를 지낸 슈뢰더는 “선거에 질 것 같아도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게 진짜 지도자”라고 말했다. 리더라면 선거 승리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하라는 말이다. 지금 국난 위기를 겪는 한국적 정치 상황에서 꼭 새겨들을 말이다.
지금의 국정에 실제적인 힘을 가진 야권의 대선 후보자들이 깊이 고려해야 할 문제가 국익이다.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지금의 사태가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은 반드시 밝혀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데 이론이 없다. 다만 국익을 외면하고 정치적 이해를 따져 이 문제를 접근하려는 셈 빠른 정치인의 태도를 경계한다. 우리의 정치인을 미덥지 못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의 정치인이 보여준 자신들이 가진 불신에 대한 당연한 결과이다.
검찰의 수사 발표 후 탄핵정국으로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미 몇 번의 정치적 반전을 거듭했으면서도 국익은 길거리에 버려진 주인 잃은 열쇠처럼 보였다. 지금이라도 정국의 주도권을 쥔 정치권은 국가의 안정이란 큰 틀 안에서 문제를 푸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다수의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그것이다.
국민들은 선거에 질 것 같아도 국익을 먼저 챙기는 진짜 지도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국익이 버림받는다면 국가의 장래는 보장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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