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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폴리테이너(politainer)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다. 연예인 출신의 정치인을 말한다. 미국의 40대 대통령을 지낸 로널드 레이건과 액션스타 출신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폴리테이너다. 우리나라도 코미디언 이주일씨, 영화배우 강신성일씨 등이 국회의원을 지낸 폴리테이너다.
개그맨 김제동씨의 영창발언이 일파만파(一波萬波)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7월 한 강연에서 김씨는 “자신이 군 복무하던 시절, 별 네 개 단 사령관 사모님을 아주머니로 불렀다가 13일간 영창 다녀왔다”고 했던 것이 국감장의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백승주의원은 김씨의 영창 발언이 사실인지 국방장관에게 확인 요청을 했고,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군의 신뢰를 추락하고 군 간부를 조롱한 것이라며 김씨의 증인채택까지 요구한 것이다.
이에 김씨도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며 “자신이 국회에 나가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되 받아쳤다.
국방장관은 김씨의 영창 기록이 없다고 밝혔으나 국감증인 채택을 적절치 않아 없던 일로 했다.
그러나 김씨의 영창 발언은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과 북핵 등 국가 현안을 두고 개그 수준의 얘기에 국감을 낭비해서야 되겠느냐는 것 등이다.
공자는 논어 선진편에서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過猶不及)라고 했다. 이 말은 ‘모든 사물이 정도(程度)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中庸)의 도를 설파 한 내용이다.
서양 속담에 ‘말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 했다.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말은 하되 잘 골라서 신중히 하라는 의미다. 특히 영향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그래서 나온 말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말이 요즘 실정에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SNS 등 통신수단의 발달로 말들이 혼란스럽게 돌아다니는 세상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때마침 9일 한글날을 맞았으니 말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말로 먹고사는 정치인들일수록 진실 된 말이 필요하다. 자극적이고 과대포장된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