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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여야 할 것 없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국민들로부터 눈꼽 만큼의 신뢰도 얻지 못한다. 요즘 정치권에서 돌아가는 것을 보면 딱히 맞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과 국정은 없고 오로지 집권에 눈 먼 정치 집단만 존재하는 것 같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그런 현상은 더 잦아 질 것이 뻔하다.
상대를 헐뜯고 비난해 상대 당의 이미지를 뭉개는 정략적 싸움으로 날밤을 새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치 집단이 가장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도 그들의 부정적 이미지 활동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치 지망생만은 늘 넘쳐난다. 뭐가 뭔지 종잡을 수가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하나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여당의 국감 보이콧, 여당대표의 단식투쟁 등 북한의 5차 핵실험 때보다도 정치권의 공방이 더 소란하다. 청년실업과 한진해운 등 경제위기 문제나 경주지진 등의 이슈는 근처에 오지도 못한다.
경제가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귀족 노조라 불리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도 모자라 성과급과 격려금을 더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들이 받는 임금은 1인당 평균 9400만원이다. 일본의 토요타나, 독일의 폴크스바겐 보다도 높다고 한다. 1인당 매출은 경쟁사 보다 뒤지면서 말이다.
이러니 현대자동차 생산기지가 자꾸 외국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처음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해외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가 국내 생산량을 앞질렀다고 한다. 국내의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소리다.
금융, 철도 등 공공부문 노조들도 성과제 반대를 외치며 부분적 파업에 돌입했다. 나라는 총체적으로 위기감에 빠져든 느낌이다. 서민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는데 대한 불안감으로 걱정이 태산 같다. 누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줄 것인지 이들의 마음은 갑갑할 뿐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바깥으로부터 받는 근심이란 뜻이다. 나라 안팎의 여러가지 근심 걱정을 이르는 말이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쓰는 말로 누란지위(累卵之危)가 있다. 알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다는 말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도 위태로움을 뜻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