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정치
오피니언
지역뉴스
종합
코끼리회원코너
사람들

사진

동영상

일반

자료실

코끼리 토론방

확대 l 축소 밴드공유

경주 지진...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교훈이 있다

우정구 본지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지진이 빌생한 지 6일째인 17일까지 348차례 여진이 경주에서 일어났다. 1.5-3.0규모가 325회나 발생했다. 기상청은 여진 발생횟수와 규모는 줄고 있으나 언제 완전히 멈출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경주시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지진의 충격으로 여전히 불안과 공포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2차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주에서 발생한 리히터 5.8규모의 강진은 1978년 국내에서 계기지진을 관측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경주시민을 포함한 영남권일대 주민들은 생전 처음 겪어본 지진 충격으로 놀란 가슴을 쓰다듬어야 했다. 지진 발생 당일 휴대폰이 끊어지고, 카카오톡 연결이 안돼 불안해야 했던 기억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진 발생에 따른 정부 당국의 대응태도가 이런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안전처의 재난 알림문자는 지진 발생 9분 뒤에야 주민들에게 도착했다. 원자력을 관리하는 한수원은 첫 지진 발생 4시간이 지나서야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그나마 원전에 이상이 없어 다행일 뿐이다.

재난에 대비하는 정부 당국의 움직임이 너무 무사안일(無事安逸)하다. 그래서 국민들은 불안해한다, 세월호 사건을 경험하고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국가를 일선에서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각성(覺醒)이 정말로 필요하다.

박정희대통령은 새해 때마다 대국민 메시지를 붓글씨로 써 널리 알리고는 했다. 1972년도에 그가 쓴 국가 키워드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었다.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다’는 말이다. 국가 성장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의도였다. 

이 말은 서경(書經)과 좌씨전(左氏傳)에서 따온 말이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면(居安思危), 근심이 사라지게 된다는 고사성에서 나왔다.

더 큰 지진은 언제라도 올수 있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국가적 차원의 대비책이 있어야겠다. 신축건물에 대한 내진 설계를 강화하고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안전점검 등 사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에서 지진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 정부 차원의 준비만이 국민을 재난에서 건질 수 있다, 국가의 책무다.

비슷한 말로 교토삼굴(狡?三窟)이 있다.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를 파놓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을 위해 이중삼중의 대비를 할 때 쓰는 말이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 밴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