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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錦衣還鄕) 하고픈 젊은이들

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금의(錦衣)는 화려하게 수놓은 비단 옷이다. 옛날에는 왕이나 고관들이 입던 옷으로 출세(出世)의 상징이다. 평민들이 입는 옷은 포의(布衣)라고 했다. 흰색의 배 옷을 말한다.

금의(錦衣)를 입고 부모님들에게 보란 듯이 자랑하고픈 젊은이들이 올해도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렸다. 올해 7급 지방 공무원 경쟁률이 122대 1을 기록했다.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에서 275명을 선발하는 지방공무원 7급 공채시험에 무려 3만3548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연령별로는 20-29세가 절반을 넘는 54.2%를 차지했다. 40대이상도 7%가 넘는 3천명 가량이나 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284대 1을 기록,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불경기로 10%대를 훌쩍 넘는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잘 반영하는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어느 결혼정보회사가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미혼남녀들에게 물었다. 이상형인 배우자를 찾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남성은 ‘자신의 능력’, 여성은 ‘외모’를 첫 번째로 꼽았다.

남성의 경우 취업이 어려운 요즘 세태를 반영한 답변으로 보면 된다. 여성 배우자의 우선 결혼 조건인 경제력을 의식한 답변인 것이다. 여성은 동서고금을 떠나 남성 배우자들의 선호 1번인 ‘외모’란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업난에 애타는 젊은 청년들의 생각을 엿보는 조사였다. 

서울시의 청년수당 신설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갑론을박(甲論乙駁)을 벌이고 있다.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정치적 포퓰리즘이란 논란이 있으나 청년실업이 그만큼 심각한 세태를 반영한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과거만큼 어려워진 요즘의 공무원 시험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 되면서 3포세대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젊은 층을 이르는 말이다. 취업난, 불안한 일자리. 치솟는 물가 등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꼬집는 말이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금의환향(錦衣還鄕)하고픈 젊은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비단 옷입고 고향으로 돌아 온다는 뜻이다. 출세하여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고 픈 젊은이들의 염원이 바로 금의환향(錦衣還鄕)일 것이다. 비단 옷 입고 밤길을 간다는 금의야행(錦衣夜行)이란 말도 있다. 아무 보람 없는 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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