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임신 '내 아이' 오인해 한 결혼은 ‘혼인 무효’
결혼 전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알고 결혼한 남편이 유전자 검사로 자녀와의 친권관계가 없음을 확인한 후 배우자를 상대로 청구한 혼인취소 및 이혼소송에서 법원이 “부부는 혼인관계를 취소하고, 부인은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울산지법은 남편 A(33)씨가 아내 B(32)씨를 상대로 제기한 혼인 취소 등에 대한 소송에서 혼인을 취소하라며 원고인 A씨에게 승소 판결하고, 피고인 B씨는 원고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1년 B씨와 교제하던 중 B씨가 임신을 하자 자신의 아이로 여겼고, 같은해 10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듬해인 2012년 2월에는 혼인신고를 했으며, 아이는 3월 30일에 태어났다.
하지만 양육과 주식투자 문제 등으로 가정 불화를 겪던 남편 A씨는 아이 출생 약 1년 후 유전자검사 기관에 친자관계 존재 여부검사를 의뢰했고, 친자관계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자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와 B씨는 검사결과를 믿기 어렵다며 다른 기관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기도 했으나 결과는 똑같았다.
이에 남편 A씨가 혼인취소 및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아내 B씨는 남편이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혼 및 위자료 청구를 위한 맞소송(반소·反訴)을 제기했다.
법원은 "원고는 피고가 다른 사람의 자녀를 임신했다는 점을 알지 못한 채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사정은 민법에 따라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하는데 피고의 잘못으로 인해 혼인관계가 취소되면서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을 것이므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내 B씨의 반소에 대해서는 "혼인 이전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정을 알리지 않았고 그 같은 사정으로 혼인 취소 청구가 제기됐으므로 혼인관계 파탄의 주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면서 B씨의 위자료 등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이혼소송과 함께 각각 30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다퉜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B씨에게만 위자료 지급 의무를 판시하면서 “피고의 나이와 경제력, 혼인생활을 한 경위, 혼인취소의 원인과 책임 정도를 고려해 위자료의 액수를 1500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