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골프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정치 9단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원은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지는 것”이라 말했다. 유권자에게 오만하게 보이면 표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골프처럼 정치는 중독성이 있다는 말도 있다. 실패를 반복해도 끊기가 어려운 게 닮았다는 것이다. 또 힘을 빼야 골프를 잘 칠 수 있는데 정치도 힘을 빼야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골프 외교의 시작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 때부터라고 전해진다. 6·25 전쟁이 끝나고 당시 한국에 주둔하던 미군 장교들이 주말이면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골프를 친다는 사실을 안 이 대통령이 서울에 골프장 건설을 허용한 것을 두고 외교적 발생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후 1990년 YS(김영삼)와 JP(김종필)가 골프장 회동 후 민주·공화 두 당의 통합을 발표하면서 골프장은 수시로 정치의 주요 무대로 등장한다. 골프가 정치의 연장선이라는 말까지 생겨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골프광이라 불릴 만큼 골프 애호가다. 트럼프 1기 임기 4년 동안 골프장 방문횟수가 300번을 넘는다고 한다. 주말이면 거의 빠짐없이 골프장을 찾았다. 라운딩에는 각료와 상하의원은 물론 타이거 우즈와 같은 골프 스타들도 자주 회동했다.
일본의 전 총리 아베 신조는 트럼프의 골프 사랑을 잘 알고 황금 골프채를 선물로 전달하고 다섯차례나 라운딩을 같이해 골프 외교의 성공 모델로 회자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골프 연습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의 골프 외교가 또 한 번 세계적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