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수 시인, 네 번째 시집 「그 바다에 꽃이 핀다」 출간
  • 김인수 시인
    김인수 시인

    성장통이 심했던 날은 낮에도 흐르지 않는 반달이 감나무 우듬지에 걸리곤 했다/ 흔들림 없이 둘레를 키
    우고 몸을 열어 빛을 모으는 달의 기척을 모른 체하며 신발 끌며 먼 길을 건너왔다/달이 도톰하게 차오르는 밤이 오면 제 그림자에 놀라 조금씩 몸을 비우는 박달대게 떼들의 물 치는 소리와 울산 바다로 내려가는 밍크고래 떼의 거친 숨소리가 자욱했다/ 눈물이며 기다림의 소매를 비끌어 맨 아픈 자국이 반달에는 얼룩져 있다 — 「반달」 전문 
     
    김인수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그 바다에 꽃이 핀다’(문학의 전당)를 출간했다. 5년 만에 새로 펴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변이를 거듭하며 쓰나미처럼 밀려왔던 코로나19의 시련을 견뎌낸 독자들에게 건네는 위안과 평안을 주는 글들로 채웠다. 
     
    또한 평생을 꼿꼿한 선비로 살다 최근 세상을 떠난 시인에게는 정신적 지주였던 선친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강과 바다에 대한 변함없는 애착을 담았다. 
     
    김인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김인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그 바다에 꽃이 핀다'

    김만수 시인은 “김인수 시인의 시는 형식이 간명하고 단아하며, 깊고 진지한 사유에서 나오는 곡진한 서정이 시편 전체를 흐르고 있다. 그의 시선은 먼 곳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기다리며 동경하는 시심을 펼쳐 보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 생이, 걸어가는 생의 먼 길이 어찌 평평하고 오붓한 숲길만 있었겠는가. 시인이 걸어온 때로는 팍팍하고 거친, 그래서 아프고 아린 길이 어찌 없었겠는가. 그러면서도 시인은 다시 걸어가야 할 먼 길을 위해 기다림과 그리움을 동여매고 있음을 본다. 먼 산, 먼 길, 먼 지평, 먼 수평으로부터 점점 떨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럼에도 다시 먼 곳을 지향하는, 깊고 그윽한 내면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하얀 마스크의 세상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으나 잠들지 않았다. 천변에 피어나는 들꽃들 맑은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은어 떼에게서 조용하고 깨끗한 희망을 본다.”며 네 번째 시집은 초저녁 별이 되어 떠오른 아버님께 바친다고 하였다. 
     
    영덕이 고향인 시인은 2009년 ‘아람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분홍바다」, 「푸른 벼랑」, 「지상에서 가장 먼 것들」이 있다. 경북문협 작가상을 비롯 경북펜문학 작가상, 경북여성문학상, 경북일보 청송객주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와 경북문인협회, 토벽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글쓴날 : [23-08-26 08:43]
    • 김효진 기자[jina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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