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등(燃燈)
  • 우정구 케이투데이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등에 불을 밝힌다”는 뜻의 연등은 불교문화권에서 널리 성행하는 불교의식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국에서 행해지는 연등행렬은 연등과 관련한 대표적 불교 행사다. 우리나라는 신라 때부터 연등행사가 있어 그 역사가 1천200년이나 된다.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됐다.

    불교서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을 지혜에 비유한다. 불상 앞에서 불을 밝히는 연등을 깨달음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하며 매우 소중히 여기는 문화다. 부처님 오신 날에 법당에 등불을 밝히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무명을 밝히고 세상의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의 의식이다.

    불교 서적 현우경에 나오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은 가난한 사람이 바치는 하나의 등이 부자가 바치는 수많은 등보다 공덕이 크다는 것을 교훈으로 한다. “물질이 많고 적음보다 정성이 소중하다”는 부처님의 사상을 표현한 말이다.

    내일은 불기 2567년을 맞는 부처님 오신 날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음력으로 4월 8일이다. 우리나라는 1975년부터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불교 종주국인 인도는 물론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도 석가탄신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성대히 열린다.

    과일 등을 팔아 평생 재산을 모은 할머니가 학교에 그 재산을 기부하고,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 소년소녀 가장의 살림을 돕는 사람들도 세상에는 있다. 꼭 내가 넉넉해야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빈자일등의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도 꽤 있다. 이처럼 부처님의 지혜로 세상의 빛을 밝히는 사람이 있음에 우리 사회는 그래도 훈훈하다.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다.
    우정구 케이투데이 편집인
    <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글쓴날 : [23-05-26 10:03]
    • 코끼리뉴스 케이투데이 기자[byj80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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