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검찰, 답 정해놓고 조사… 법정서 진실 가려질 것”
  • 조사 마치고 나온 이재명 - 10일 오후 10시 42분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의 피의자로 경기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의 피의자로 12시간 가까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42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나서면서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어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이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제시된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런 것들은 없었던 것 같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성남지청 건물 1층 출입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차량을 타고 떠나려다가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지지자들을 발견하고 차량에서 내려 손을 흔들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뒤 다시 차량을 타고 떠났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떠나갈 때까지 “이재명 이재명”을 외쳤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9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 정문 앞에 도착했다. 이 대표 출두에 앞서 성남지청 앞에는 오전 7시부터 이 대표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수백명 몰려들었다. 이 대표가 검은색 카니발에서 내리는 순간, 주변에 있던 이 대표 반대자들이 이 대표 일행을 향해 “이재명이랑 공짜 밥이나 먹어라” 등 고성을 쏟아내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재명이다” “절대 지켜 이재명” 등을 연호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경찰들이 이 대표가 검찰 청사 안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길을 터주는 과정에서 취재진 일부가 바닥에 넘어지면서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차에서 내린 곳에서부터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에 도착하기까지 약 16분이 걸렸다.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가 외투 안주머니에서 A4 용지 8장 분량의 입장문을 꺼내 읽으려고 하자 한 사람이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라고 말했고, 이 대표는 그 사람을 향해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고 ‘쉿’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다.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준비한 원고를 9분간 읽었다. 이 대표는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한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있다. ‘답정 기소’다”라고 답한 뒤 오전 10시 48분쯤 성남지청 본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검찰의 무도한 칼날 앞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의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 보복 수사라고 규정해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정치인 개인 비리에 제1야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이 적절해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개 중대, 경찰관 900여 명을 성남지청에 배치했다.
  • 글쓴날 : [23-01-11 06:51]
    • 강성탁 기자[kst220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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