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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하고 있다. 뒷줄에 지지자들이 모여 '윤석열'을 연호하며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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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전국 지방검찰청 순회의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고·지검을 방문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구고·지검을 찾았다. 평소 지방검찰청 순회에서 간단한 입장만 밝힌 뒤 안으로 들어갔던 것과 달리, 이날 윤 총장은 작심한 듯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며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중수청에 대해 맹비난 했다.
그는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고 국가와 정부에 헌법상의 피해를 초래한다.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 이어 대구를 찾아 더 강한 비판 발언을 쏟아내면서 다시금 정부여당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보여 배경이 주목된다.
윤 총장은 이후 열린 대구고·지검 검사, 수사관과의 간담회에서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는 것이 검찰개혁의 방향임을 설명했다. 그는 "'공정한 검찰'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하여 상대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헌법상 책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정치권은 '3월 대권도전설'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분위기다. 애초 정치권은 3월을 윤 총장의 정치적 분수령으로 점찍어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3월이 (윤 총장의) 결정적 순간이 되지 않겠느냐"고 밝히며 이런 분위기에 가세한 바 있다.
다만 윤 총장은 이날 정계 진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며 일단 거리를 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가 정계 진출 여부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대구를 찾은 이유에 대해 "27년 전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초임지이자, 어려웠던 시기 1년간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향"이라며 대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날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찾았다. 두 사람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권영진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