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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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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일선 고검장들이 2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신중함과 절제가 요구되고, 절차와 방식이 법령에 부합하며 상당성을 갖추어야 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징계에 재고를 요청했다.
이날 조상철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사법연수원 23기) 등 전국 고검장 6명은 이날 공동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누적된 검찰 관련 상황에 대해 아무 의견을 드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고검장들의 공통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검장들은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서부터 직무 집행정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일련의 조치들이 총장 임기제를 무력화하고 궁극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수차례 발동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굳이 우리 사법 역사를 비춰보지 않더라도 횟수와 내용 측면에서 신중함과 절제를 충족하였는지 회의적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일부 감찰 지시 사항의 경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논란이 있고, 감찰 지시 사항과 징계 청구 사유가 대부분 불일치한다는 점에서도 절차와 방식, 내용의 적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징계 청구의 주된 사유가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등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라며 “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라는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폄하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과 조치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 재고를 법무부장관께 간곡하게 건의 드린다”고 전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벼랑 끝 갈등 이후 일선 지청 고검장들이 뜻을 모아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 중간 간부들 “추 장관 위법·부당”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가 위법·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오전 입장을 내고 “총장에 대한 24일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는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고, 충분한 진상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위법, 부당하다”며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이고, 검찰개혁 나아가 소중하게 지켜온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책임과 직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를 재고해 주실 것을 법무부 장관께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했다.
고검장, 대검 중간 간부들뿐 아니라 평검사들도 집단반발에 가세하고 있다.
전날 대검 검찰연구관과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이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항의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하루에도 부산지검과 대구지검, 광주지검, 대전지검, 수원지검, 울산지검, 청주지검, 춘천지검, 서울동부지검과 전주지검 등 전국 10여곳 지청에서 평검사 회의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퇴임 논란 이후 7년 만에 평검사 회의가 다시 열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총장은 25일 오후 10시 30분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전자 접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