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활 속에 아침형인간은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다. 한때 종달새족 이라고도 불리는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자기계발서 열풍이 크게 불어 닥쳤던 기억이 있다. 특히 큰 유행처럼 우리사회를 강타했기에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 보고자 시도하다가 좌절한 경험의 저녁형 인간 일명 올빼미족들도 꽤 많을 것 같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발명왕 에디슨, 윈스턴 처칠, 나폴레옹, 엘비스 프레슬리, 이들은 모두 저녁형 인간이라고 한다. 이들처럼 각자 한 분야에서 족적을 남긴 이들이 저녁형 인간이 ‘루저’가 아님을 증명하건만, 종달새로 비유되는 아침형 인간은 부지런함과 성실함의 아이콘으로, 올빼미로 비유되는 저녁형 인간은 게으른 사람들과 동급으로 여겨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밤늦게 활성화되는 저녁형 인간, 올빼미족들은 스스로에 대한 작은 한숨과 함께 그 시간을 대했을 것 같다. 과연 그러한지 이를 검증하는 여러 가지 실험결과들을 찾아보았다.
우선 살펴보면 런던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교수 연구팀의 수면 패턴과 IQ의 관계연구, 벨기에 리에주 대학 필리프 페이그눅스 박사 연구팀의 집중력 연구가 대표적이다. 결과는 올빼미족 학생들의 IQ와 성적 모두가 높게 나타났고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집중력과 과업 수행능력에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저녁형이 더 오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또한 아침형·저녁형 수면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분석 결과도 이색적이다. 영국 노섬브리아대 바클레이 박사 연구팀이 63쌍의 일란성 쌍생아와 674쌍의 이란성 쌍생아를 대상으로 수면패턴에 영향요인을 분석한 결과 유전적 영향이 52%를 결정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인데, 아침형 저녁형의 패턴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라고 제시함으로써 저녁형에 쏟아졌던 도덕적 비난의 후폭풍이 유행처럼 지나간 것 같기는 하다.
일방적인 선호도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최고의 수행능력을 발휘하는 시간대를 찾아서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자들은 조언하기도 한다.
이처럼 강조되던 아침형 인간의 신드롬은 우리 사회 사고패턴의 한 단면을 전해주는 것 같다. 즉 환경을 통제하고 개인의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좋은 습관을 가지도록 일상을 훈련해야할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전한 노력의 수준보다 조금 과한 다른 색을 지녔던 것 같다.
폭넓고 다양성을 포용하기보다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고의 관행이 획일성의 요구로 이어졌던 사례로 기억되며 조금아쉬움을 남긴다. 우리네 교육에 있어서도 이같은 경향이 변하지 않는 유행처럼 그 위세를 이어가고 있지 않나 싶은 고민이 교육자로서의 저자에게도 있다.
21세기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보다 고차원적인 경쟁사회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세대 교육의 목표는 학습된 기능적 숙련보다는 감성, 창의성, 판단력의 역량과 같은 한 차원 높은 기량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의 나라 덴마크의 교육사례는 많은 울림을 전해준다. 학생들이 ‘옆을 볼 자유’를 누리고 “스스로 선택하고 즐겁게 할 수 있게 함”이라는 이들의 교육관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혹자는 자유로운 교육이 덴마크의 높은 행복지수의 근원이라고 평가하는데, 자유를 허용하면서도 가장 우수한 학생을 배출해내는 것이 가능함은 본질에 충실한 교육의 저력이 아닌가 공감을 느낀다.
공자의 얘기에서 파생되어 우리게도 널리 회자되는 명언이 있다. 아는 노릇은 좋아하는 노릇만 못하고, 좋아하는 노릇은 즐기는 노릇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즉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못 따라잡지만 결국 그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못따라 잡는다’는 얘기이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지만 결국 어떤 목표를 일로서만 대하지 말고 본질에 충실하게 그 일의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는 혜안을 길러주는 교육, 이는 보다 앞선 차원에서 일을 일로서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가슴 뜨거운 우수인재를 길러낼 본질에 충실한 교육이 아닌가싶다.
이것이 21세기 교육 경쟁력의 기본 가치로 주목되어져야 하지 않을까. 경쟁의 일인자가 되는데 만족하기보다 새롭고 발전적 경쟁지표를 세울 수 있는 창의인재! 이 인재를 길러낼 본질에 충실한 교육에 집중할 때, 교육의 힘이 또 다시 대한민국의 동력으로 위용을 떨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