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창당대회에서 하태경 책임대표가 공동대표들과 당기를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지상욱 유희동 공동대표, 하태경 책임대표, 오신환 정운천 공동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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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이 5일 창당했다. 당은 ‘순환형 집단대표 체제’를 도입해 첫 책임대표는 하태경 의원이 맡았다.
새보수당 측에 따르면 새보수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진행했다.
새보수당은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꾸려질 예정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유일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을 사실당 당의 기둥으로 보고 있다.
유 의원은 앞서 바른정당에서 ‘개혁보수’를 당의 가치로 내걸었지만, 대선 참패와 당내 의원들의 연이은 탈당으로 사실상 실패를 맛봤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통합해 ‘합리적 중도·개혁적 보수’를 내세우면서 정국 전환을 시도했지만, 또 선거 참패를 겪었다.
이후 손학규 대표 체제하에서 당의 이념 정체성을 통합 정신이었던 ‘중도·보수’로 정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권파에 밀려 이 역시 성과를 보지 못했고 결국 유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인사들은 지난 3일 탈당했다.
새보수당은 당의 전면에 ‘젊은 보수’와 ‘보수 재건’을 내걸었다. 바른정당 당시 유 의원이 내세운 가치 ‘개혁보수’와 결을 같이 한다.
다만 두번째 실험인 만큼, 기존 바른정당 때보다 ‘중도보수’와 ‘청년’에 더욱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는 기존 보수진영의 자유한국당을 '낡은 보수·극우'로 규정하고 보수진영의 대안세력으로 떠오르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지난 ‘조국 정국’에서 드러난 ‘공정·정의’를 강조해 청년 지지층의 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창당을 앞두고 발표한 정강정책 역시 Δ공화와 정의 Δ법치와 평등 Δ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Δ젊은 정당 등을 핵심 가치로 뒀다.
새로 구성될 지도부 역시 이 같은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
새보수당은 이날 하태경·오신환·유의동·정운천·지상욱 의원 등 5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하 의원이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 의장을 겸임하는 책임대표를 맡고, 이후 한달씩 돌아가며 책임대표를 하기로 했다. 또 공정한 선발과정을 통해 청년 2명을 공동대표이자 최고위원으로 추가 선임할 방침이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는 1∼2일 내로 의원총회를 거쳐 선출할 계획이다. 원내대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다.
하 책임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젊은 층이 주도하는 정당, 자유반공을 넘어 공정의 가치를 우뚝 세우고 그 공정을 대한민국 곳곳에 뿌리내리게 하는 정당이 바로 새보수당"이라며 "우리는 오늘 죽음의 계곡을 벗어났다. 우리는 희망봉 입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전국당원대표자회의 의장에는 진수희 전 의원이 선출됐다.
이날 행사에는 새보수당 참여 의원 8명뿐 아니라 이들과 변혁 활동에 함께했지만 탈당하지 않은 바른미래당 이동섭·권은희 의원도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젊은 정당' 당론에 따라 흰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었다.
또 청와대 강기정 정수수석과 김광진 정무비서관, 김대호 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상임위원장 등도 창당대회장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축하 화환을 보냈다.
새보수당은 ▲ 공화와 정의 ▲ 법치와 평등 ▲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 젊은 정당 등 4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헌법을 지키는 정치와 경제·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유능한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정강·정책도 확정했다.
또 최고위원 과반이 당 대표를 불신임하면 전(全) 당원투표로 신임을 묻도록 했으며, 당 대표가 이를 거부할 경우 원내대표가 직무수행을 대행하도록 해 대표가 독선적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일명 '손학규 방지 규정'을 삽입한 당헌·당규도 채택했다.
아울러 '젊은 정당' 취지를 살리고자 총선 공천관리위원 11명 가운데 남녀 청년을 1명씩 참여시켜 청년 시각으로 (예비)정치인을 평가하도록 하고, 100% 청년으로 구성된 '공천감시청년위원회'를 신설해 '클린 공천'을 유도하기로 했다. 청년당원이 당 행사와 선거, 정책 제안 등에 적극 참여하면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는 조항도 당헌에 명시했다.
임호영 당헌당규본부장은 "청년들이 정치팔이 마케팅 수단이 아닌 당의 주요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다"며 "당 대표의 전횡을 막아 깨끗하고 공정한 정당 운영이 가능하도록 당헌을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개회 선언·경과보고 이후 ‘새로운 보수당 나는 왜 참여했나’라는 행사를 통해 당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새보수당의 비전을 설명하고, 초대 당 지도부의 일성도 있었다.
한편, 새보수당 지도부는 오는 6일 당의 첫 공식일정으로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소방공무원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는 안보를 핵심 가치로 여기는 보수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