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9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이번에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 임기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29일까지다. 이번 정기국회를 끝으로 각 정당이 내년 4·15 총선 체제로 들어가면서 사실상 20대 국회는 막을 내린다. 국회 협상을 담당하는 원내대표가 할 일이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는 강석호·유기준·김선동·심재철(기호순) 의원 등 4명이 출마했다. 당대표에 이은 당내 2인자로서 총선 공천과 보수통합 논의에서 일정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지역·선수별 의원들의 표심이 어떻게 갈리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후보 4명의 출신 계파를 보면 친박(親朴) 2명(유기준·김선동), 비박(非朴) 2명(강석호·심재철)이다. 선수(選數)로는 5선 1명(심재철), 4선(유기준) 1명, 3선(강석호) 1명, 재선(김선동) 1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김선동·심재철) 2명, 영남(강석호·유기준) 2명이다. 한국당 의원 108명의 67.5%(73명)를 차지하는 초·재선들의 표심도 관심이다. 초·재선 의원 73명 중 27명을 차지하는 영남 지역 의원과 비례대표 초선 의원 17명의 선택도 변수다.
사실상 임기 6개월짜리 원내대표 선거가 4파전의 다자구도로 치러지게 된 것은 인적 쇄신과 보수대통합 등 내년 4·15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보수 정치권이 요동칠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안에서 3선 이상 중진 물갈이론이 제기되고 있고, 보수통합이 성사될 경우 인적 쇄신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당대표에 이어 당내 2인자 위상을 갖는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원내대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다.
이번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는 황교안 대표가 취임한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당내 선거다. 그런 점에서 이른바 '황심(黃心)'이 누구에게 쏠려있는지 관심이다. 새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결사 저지를 내걸고 단식 농성까지 벌였던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문제로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 때문에 황 대표 의중이 어떤 식으로든 원내대표 경선에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