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3일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검 1층에 설치된 포토라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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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57)씨가 5일 두번째 검찰에 소환돼 15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틀 전 정씨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건강 상태가 안좋다"며 조사 중단을 요청해 약 8시간만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은 채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밤 11시55분쯤까지 약 15시간 동안 정씨를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후 다시 출석하라고 통보한 뒤 이날 조사를 마쳤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지난 3일 첫 조사 때 작성한 조서를 열람했고,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2차 조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약 2시40분 가량 조사를 진행한 뒤 식사와 휴식시간 등을 갖고 오후 7시30분부터 밤 11시55분까지는 조서열람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사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조사는 실제 2시간40분 가량이 전부였던 셈이다. 지난 3일 첫 조사 때도 전체 8시간 가운데 실제 조사시간은 5시간 남짓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정씨는 이날 역시 비공개로 검찰에 출두했다. 지난 3일 정씨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관계자, 여권 정치인 등이 검찰에 대한 총공세를 퍼부으면서 검찰은 당초 방침을 바꿔 ‘비공개 소환’ 방식으로 정씨를 조사했다. 이후 정씨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었고, ‘황제 조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 개혁 방안으로 모든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비공개로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정경심이 전직 대통령들도 섰던 ‘포토라인’을 없앴다"는 말이 나왔다.
정씨는 조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미 딸 조모(28)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조씨와 아들(23)의 허위 인턴과 입시 부정을 둘러싼 의혹, 사모펀드 관련 의혹,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도 이런 의혹들에 대해 정씨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자녀들의 입시 부정 의혹은 정씨가 딸의 인턴증명서, 상장 등을 위조해 고려대 입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부산대 의전원 입시 등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이미 관련 대학들과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을 통해 정씨가 위조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위조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으며, 재판 과정을 통해 보여주겠다"고 단언한 바 있다.
사모펀드 의혹의 경우 정씨는 자신과 자녀 등 명의로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영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다. 이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 노릇을 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돈 가운데 10억여원이 정씨에게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검찰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씨가 조카 조씨와 함께 횡령 혐의의 공범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조카 조씨는 지난 6일 구속됐다. 또 정씨의 남동생 정모(56)씨의 집에서 수억원어치의 실물 주식증서가 발견돼 이 역시 정씨의 차명 주식일 가능성도 검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씨의 범죄 혐의 중 가장 뚜렷한 것은 한국투자증권 직원을 시켜 자신의 집과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 하드디스크 여러 개를 교체하도록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다. 이는 동양대 CCTV에도 컴퓨터와 자료를 들고 나오는 장면이 찍혔고,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이미 검찰에서 여러 차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증거인멸 과정에서는 조 장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증권회사 직원은 검찰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러 갔을 때 조 장관과 마주쳤고,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