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이 고향으로 ‘조약돌 화가’로 잘 알려진 남학호(60) 화가와 대구시인협회 부회장이자 ‘텃밭시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동원(57) 시인이 고향을 두고 작품으로 만났다. 김 시인이 고향인 영덕의 ‘구계항’을 노래하고 남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구계항 -김동원
빈 가슴 구멍 난 가슴 별로 꿰매려 거던
누님요, 밤바다 보름 달빛이 기막힌
구계항 한 번 놀러 오이소
한마음 탁 접고 눈 한 번 질끈 감으면
이 세상 잘 난 놈 어디 이꼬
못 난 놈 어디 있을 라꼬
누님요, 세상만사 다 이자 뿌고
아침 햇덩이 한 번 품고 싶거 던
저 고래 떼 파도 위 타고 넘는
동해로 마카 오이소
미주구리 초고추장 듬뿍 찍어
소주 한 잔 허허 호호
소주 두 잔 우하하 호호홋
수평선 끌어안고 쭉쭉 들이키다 보면,
안 풀리는 거 어디 인능교
누님요, 천 년 만 년 사능교
이 한밤 불콰하니 백사장 취해 누워
밀물도 좋고 썰물도 좋은 항구가 되입시더
눈 감으면 저승 눈 뜨면 이승 아잉교
묻지 마소, 묻지 마소
하늘 길 어디로 가는 지 묻지 마이소
빈 가슴 구멍 난 가슴 밤바다 별로 꿰매려 거던,
시끌벅적 갈매기 울음 요란한
구계항 밤 등대 보러 마카마카 오이소, 누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