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정미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과 홍복조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의 5분발언이 같아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 우리복지시민연합>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복조 대구 달서구의원은 지난 3월 22일 달서구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위한 의회 사무국과 전문위원실 조직개편에 대한 제안’을 주제로 5분 발언을 했다.
당시 홍 의원은 “예천군 사태(해외 연수 도중 가이드 폭행) 이후 주민들이 지방의회 존립의 대해 회의적입니다. 의회무용론을 근거로 의회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제까지 기초의회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탓이기도 하지만,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이 구성돼 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로 인해 행정의 들러리 기능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의회의 무력화가 더 큰 탓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이후 4일 뒤인 3월 26일 같은 당 소속의 육정미 수성구의원은 수성구의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하면서 해당 내용을 거의 그대로 말했다. 두 의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발언 외에도 이날 육 의원의 발언과 4일 전 홍 의원의 발언 내용이 거의 똑같았다.
이와 관련해 육 의원은 16일 “제가 홍 의원보다 늦게 발언하는 바람에 제가 표절한 것처럼 됐는데 아니다”며 “제가 지난 3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의원이 50여명 모여 있는 단체 카카오톡방에 ‘참고하셨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5분 발언 내용을 올린 걸 홍 의원이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육 의원에 따르면 앞서 3월 16일 단체 카카오톡방에 육 의원이 먼저 공유 차원에서 자신이 쓴 5분 발언을 올렸다. 이후 22일 홍 의원이 달서구의회에서 해당 내용을 말했고, 4일 뒤 육 의원이 수성구의회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에서 똑같은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표절도 이런 표절이 없으며 지방의원 5분 발언 표절은 난생처음 듣는 해괴망측한 사건”이라며 “아무리 지방의회의 공통 문제라 인색했더라도 홍 의원의 5분 발언은 윤리성을 망각한 심각한 표절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육 의원에게 이미 사과했다”며 “원래 지방 의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 조례나 5분 발언 등을 참고차 공유하는데 이 내용은 단톡방에서는 못 본 것 같고, 육 의원 페이스북에서 보고 써도 되겠냐고 육 의원에게 사전에 허락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제가 먼저 발언을 했는지는 몰랐다. 육 의원이 항의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지방 의원들이 조례나 5분 발언을 공유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 같은 당 의원의 5분 발언을 베끼기 한 홍 의원을 강도 높게 징계해 달라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 촉구했다.
은재식 우리시민복지연합 사무처장은 “더 큰 문제는 이런 사건이 터진 뒤 4개월이 지났는데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징계 없이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의원들이 단톡방에서 5분 발언을 재탕, 삼탕하며 베끼기 하는 문제를 두고 보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