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마치 개인 돈인 양 시민혈세로 '적십자 특별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권 시장은 지난해 12월 21일 500만원을 '적십자 특별회비‘로 냈다. 그러면서 특별회비 장면을 촬영하고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알리는 등 ‘생색내기’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당시 시민들 사이에는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라는 박수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최근 이 특별회비가 시민 혈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대구시장도 일반 시민처럼 사비로 적십자회비를 납부하는 줄 알았다”며, “국민 혈세인 업무추진비로 적십자 특별회비를 낸 것은 시민들을 기만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A(대구 동구 58)씨는 “시민들은 어려운 살림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비로 적십자회비를 내고 있다”며 “당연히 대구시장도 개인 돈으로 내는 것이 마땅하다.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대구시장이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업무추진비(혈세)로 적십자 특별회비를 내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욱이 업무추진비로 적십자 회비를 낸 기관단체장은 대구시장 뿐만이 아니라 대구시의회 의장과 구청장,구의원도 마찬가지로 나타나 시민을 더욱 분노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은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100만원을 비롯해 ▷류규하 중구청장 100만원, 오상석 중구의회 의장 20만원 ▷배기철 동구청장 100만원, 오세호 동구의회 의장 20만원 ▷류한국 서구청장 100만원, 조영순 서구의회 의장 100만원이다.
또 ▷조재구 남구청장 100만원 ▷배광식 북구청장 100만원, 이정열 북구의회 의장 100만원 ▷김대권 수성구청장 100만원, 김희성 수성구의회 의장이 100만원 ▷이태훈 달서구청장 100만원, 최상극 달서구의회 의장 20만원 ▷김문오 달성군수 100만원, 최상국 달성군의회 의장 30만원을 혈세로 납부했다.
이는 대구시 18개 대구 광역·기초단체와 의회 중 남구의회를 제외한 17곳이 모두 혈세로 적십자 특별회비를 낸 것이다. 남구의회는 홍대환 의장이 남구의회 의원들과 함께 사비를 털어 총 30만원을 마련해 적십자 특별회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구적십자 관계자는 "특별회비는 적십자 시민모금을 독려하는 차원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했다.
결국 대구시장 등 선출직 단체장. 의원들이 시민들 돈을 거두기 위해 자신들은 시민혈세로 생색내고 표를 얻는 꼴사나운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