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주솔거미술관 멤버십데이. 피아노를 연주 하고 있는 경주엑스포 김진우 차장(무용은 정동극장 서별이 배우)<사진=경주엑스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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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엑스포가 처음 시도했던 멤버십 회원을 위한 감사 이벤트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며 행사를 기획하고 만든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높다.
지난해 12월 16일 엑스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열린 ‘경주솔거미술관 멤버십 데이’ 현장. 인기 가수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은 공연장에 울려 퍼진 애절한 피아노 선율에 다소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이루마 곡 ‘Maybe(메이비)’와 섬세하고도 유쾌한 쇼팽 왈츠 1번(작품번호 64)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이내 연주에 매료됐고 무용이 어우러진 ‘Por una cabeza(포르 우나 카베사, 영화 여인의 향기 OST)’ 앙상블에는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뜻밖의 선물’로 관객들의 마음을 매료시킨 주인공은 누굴까? 피아노를 연주한 사람은 경주엑스포 행사부에 근무하는 김진우(40) 차장이었다.
이날 행사는 경주엑스포가 멤버십 회원을 위해 마련한 송년 감사이벤트였는데 김 차장은 한 해 동안 엑스포를 사랑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직접 무대에 섰다.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 것이다.
사실 그는 피아니스트였다. 대구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쇼팽음악의 본고장인 폴란드로 유학을 갔다. 엘스너 국립예술고와 쇼팽음악대학교에서 피아노를 공부했고 현지 국립교육대학에서 음악교육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피아니스트로서 과정을 모두 밟은 듯 했지만 조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유가 뭘까?
“대학 졸업하고 4년 가까이 주 폴란드 한국문화원에서 공연기획팀장으로 일했습니다. 그때부터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전파하는 ‘문화외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참 매력적인 일이라는 걸 알게 됐지요.”
당시 우리나라 지자체의 축제·행사 담당자들이 폴란드 현지에 행사를 홍보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경주엑스포도 그때 알게 됐다고. 해외홍보는 물론 경주와 신라, 대구·경북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2014년 경주엑스포 직원 공채에 합격했고 홍보, 대외협력, 기획, 행사 파트에서 두루 근무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려한 영어실력으로 인도네시아 대통령(2016년), 필리핀 하원의장(2018년) 등 해외 국빈·귀빈 경북도 방문 때에는 동시통역과 안내도 맡았다. 지금도 해외 행사 관리와 의전은 그의 몫이다. 김 차장은 “세계를 타깃으로 한 행사이니 만큼 엑스포의 취지를 제대로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한다.
2017년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 때는 베트남에 파견돼 현지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하는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당시 엑스포 개최 D-30을 기념하고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첫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던 것이 큰 보람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쇼팽과 아리랑, 베트남 국민들이 사랑하는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남과는 조금 다른 나의 재능을 엑스포에서 펼칠 수 있고, 경주와 신라를 세계에 알리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경주엑스포에서 본인 이름을 건 미니 콘서트를 론칭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해, 그에게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98년 시작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올해 열 번째 행사를 경주에서 개최합니다. 모든 직원과 경주시, 경북도가 멋진 콘텐츠를 선보이기 열심히 뛰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감미로운 예술적 아우라와 마주하니 올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