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기업 쿠팡은 21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천5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2015년 6월에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10억 달러(1조1천억원)를 투자받은 바 있다. 이번 추가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손정의 회장은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며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쿠팡 물류단지의 대구 국가산단 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던 대구시는 크게 반기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유치와 관련한 행정적 과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쿠팡이 몇 년째 영업적자가 누적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1천억원 규모의 최첨단 물류센터착공이 지연됐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투자로 쿠팡이 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리한 투자를 일삼는다'는 업계의 평가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중곤 대구시 일자리기획관은 "부지 문제는 다음달 중순이면 해결될 수 있는데다 최첨단 친환경 물류를 실현하겠다는 쿠팡의 투자 의지가 확실한 만큼 내년 초에는 확정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은 당초 2018년 3월 준공을 목표로 대구 국가산단에 7만8천825㎡ 규모의 최첨단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전기화물차를 도입해 친환경 배송을 시작하겠다며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국가산단 입주요건과 맞지않아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올 초 쿠팡이 물류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설립하고 3자 물류 허가를 얻으면서 산단 입주요건을 갖춰 산업용지시설이 아닌 지원용지시설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안을 두고 막바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쿠팡에 투자한 손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 고향이 동구 입석동으로 대구와 인연이 깊다. 현재도 손 회장의 일가친척 '일직 손씨' 50여 가구가 동구 도동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으며, 손 회장의 10대조부터 증조까지 조상 묘 15기도 도동 팔공산 일대에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