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부산국토청)이 시행하고 경남지역의 W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청송의 삼자현터널 공사.
지난 해 7월 착공해 오는 2022년 7월 개통 예정이다.
좁은 농로를 대형 건설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는 통에 시멘트 바닥은 갈라지고 소음과 진동, 먼지가 앞을 가린다.
농로 입구에서 부터 암반굴착기(브레카)의 소리가 엄청나게 들려온다.
터널 공사장에서 불과 300m 거리에 위치한 S&축산(에스엔축산)의 99마리의 한우가 터널 암반굴착기와 대형 차량들의 소음과 진동 및 비산먼지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같은 현장 상황에 대해 S&축산은 건설사 측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묵살되었다는 것.
결국 공사 시작부터 지금까지 5마리의 한우가 폐사했다. 당초 104마리에서 5마리가 폐사하면서 99마리로 줄었다. 이웃에서 20마리의 번식우를 키우는 권진웅(71)씨의 농장에서도 2마리가 유산했다. 전에 없던 일이다.
폐사와 아울러 뚜렷한 식욕감퇴, 체중감소, 성장둔화 및 육질의 등급저하 등 향후 출하시 단가급락으로 인해 감당키 어려운 막대한 손실은 S&축산이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같은 조건에 대해 S&축산 측은 축사이전을 검토했으나, 당장 청송군으로부터 ‘사육제한 지역이 아니더라도 집단민원 발생 및 악취발생 등으로 수용 불가’라며 ‘폐업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통보받았다.
인근 안동시와 영천시, 의성군, 군위군, 영양군 역시 ‘수용불가’의 답변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산업자...이전 할 수도 없어 ‘폐업보상‘ VS 시행사·시공사...폐업 아닌 ‘이전보상’ 고집
공사현장에서 300m 떨어진 농로변의 S&축산
|
|
S&축산은 건설사에 키우던 소들의 출하 시점인 내년 9월까지라도 소음, 진동, 비산먼지의 공정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소식이 없다.
많은 금액을 들여 시작한 축산업이 겨우 적자를 면해가는 시점에 결국은 ‘폐업’이라는 현실에 봉착했지만, 폐업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S&축산이 이전보상이 아닌 폐업보상을 원하자 부산국토청은 “축사이전 신축을 반대할 민원의 소지가 적거나 법령상 장애사유가 없을 만한 지역을 찾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 객관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폐업보상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S&축산 측은 “현실적으로 폐업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축산농가의 현실을 무시한 체, 국가기관이 건설사에다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시행처와 건설사는 즉시 이전할 경우 이전보상으로 한우 1마리당 574,600원을 책정하고 있다. 시행처와 건설사의 의견대로 즉시 이전하더라도 한우 1마리당 이전 비용은 이전시 소가 받는 스트레스 및 새로운 축사 정착기간 중 체중감량 및 안정된 사육을 위한 기간과 노력에는 960,000원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 S&축산 측의 주장이다.
또한 이전지 확보와 인허가 공사로 1년 정도가 소요되므로 2019년 8~9월까지 중단없이 공사를 강행한다면 터널공사로 인한 소음, 분진 등으로 소의 체중감소, 육질의 등급저하 등으로 출하시 실질적 발생 피해는 4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S&축산 측은 6개월 된 송아지를 입식하여 34개월 정도가 지나야 출하가 된다며 앞으로 1년을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하여 출하하여야 만이 최상의 등급을 받을 수 있다며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원하고 있다.
(참고로 2018년 9월 현재 고령 한우축산물공판장의 경우 1kg당 1 일 경우 22,813원이고, 2등급인 경우 16,216원이 평균 경매가이다. 경매시 한등급이 저하된다면 1kg당 6,300원의 가격하락이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보통 800kg의 한우를 정상적으로 사육 했을 때 도축 후 순수 고기량이 500~550kg이 나오는 데 2등급 판정을 받을 겅우 한우 1마리당 약 350만원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10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축사의 소음도가 가축 소음피해 기준을 넘자 사람보다 소리에 더 민감한 한우가 소음과 진동에 따른 스트레스와 위장 장애로 성장이 늦고 고기의 질이 떨어지고 천차만별인 한우 고기의 품질이 공사장 소음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사람 뿐 아니라 한우에 대해서도 공사장 소음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했었다.
한편, 청송군 현동면과 청송읍을 통과하는 국도 31호선 삼자현터널 공사는 기존 도로의 굴곡이 심한 구간에 터널을 설치하는 국도건설공사로 총사업비 37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총연장 4.7km 중 삼자현터널 2개소(L=1193m, 양방향2차로), 교량 1개소(L=80.0m)를 건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