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올해부터 사회전반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질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금년 정부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부터 65세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14.2%를 차지함으로써 고령사회의 기준인 14%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비해 고령인구를 부양해야 할 15세이상 65세이하의 생산연령인구는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고, 장차 생산연령인구를 충원하게 될 15세미안 인구의 감소폭은 이 보다 더 커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본다면 고령인구는 늘어나는데 이들을 부양할 젊은 인구는 가속적으로 줄어들어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노인빈곤층은 갈수록 증가하고 젊은 층도 부양인구증가로 더욱 힘들어지는 사회가 될 것같다.
한편 가구별통계로는 전체가구수가 1.7% 증가했는데 이는 1인가구가 0.7%, 2인가구가 0.6% 증가한 반면 3인, 4인가구수는 감소한데 원인이 있다. 가구수별로는 1인가구가 28.6%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2인가구가 26.7%로 이제 우리나라는 혼자 살거나 둘이 사는 세대가 일반화된 것이다.
결혼을 했든 안했든 혼자 사는 세대와 결혼을 하고도 둘이만 사는 세대가 압도적인 것은 출산율저하와 직접 관계가 있고 이는 현재의 인구구조변화에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고령사회 진입과 관련, 가장 주목되는 것은 그 진입의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초고령사회에 도달하는 속도 역시 가장 빠를 것이란 예측이다. 일본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는 일본보다 적어도 7년이상 빠르게 노령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는 장수사회 문제해결의 본보기로 삼아야 할 사례가 없는 전인미답의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같은 인구구조가 노인빈곤의 문제, 독거노인가구의 문제 등에 청장년층 경제활동인구의 노인부양부담이 가중됨으로써 풀기 어려운 사회적 난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 문제를 잘못 해결하면 이제부터 장수도 재앙이 될 수 있고, 젊음도 희망이 되지못하고, 출산도 축복이 될 수 없는 무서운 사회가 올지 모른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예상해 왔고 우리만의 경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혼장려와 저출산·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퍼부어도 성과가 나타나기는 커녕 올해는 인구구조 변화의 위기국면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가정을 행복의 보급자리로 여겨왔고 결혼은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축복의 첫걸음으로 인식되었고 장수는 인간의 복락 가운데 으뜸으로 여겨왔던 가치들이 왜 이렇게 탐탁찮은 것으로 변하고 있는가?
산업화시대만 해도 보통사람들은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해도 성년기가 되면 배필을 찾아 가정을 이루고 금지옥엽의 귀한 아들 딸을 낳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오순도순 오래 오래 살기를 원했다.
우리는 현재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OECD와 G20의 멤버로 세계중심국가에 진입한 나라의 국민인데 지금 보다 못살 때 소원한 이런 행복이 우리의 손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어느 시대나 가정을 못이루고 사는 경우와 나이가 많아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쟁시기가 아닌 한 지금처럼 가족해체와 마찬가지인 1인세대가 주류가 되고 노인이 고립된 사회는 이전에 없었다.
인구절벽에 의한 국가자살이란 말이 나올 지경이면 인구문제는 국난의 차원에서 국가정책 최우선 과제로 채택하고 다루어야 할 일이다. 국민들 개개인의 생각도 바꾸어야 문제해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결혼과 가족, 출산, 노인문제 등 인구학적 문제의 해결방향은 개인이나, 가족, 사회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한 생각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한 개인의 생각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국가운영의 철학이나 도덕관,교육관 등이 바뀌어야 하고 개개인의 삶을 뒷받침하는 제도나 양식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결혼제도나 2세에 대한 양육과 교육제도는 핵심과제의 하나가 될 것이다.(동일문화장학재단 협찬)
홍종흠(洪宗欽) 프로필
현)대구경북언론인회 칼럼조정위원장
매일신문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광역시문화예술회관장
대구가톨릭대학 겸임교수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3대 의장
대구광역시 문화상 수상
(저서및 편역서)
대구의 앞산, 대구의 뿌리 수성,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국역계동선생문집,대구의 고문선,수성사직제의례, 선(禪)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