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인 대통령은 그의 저서‘사람이 먼저다’에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여 사람이 먼저인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가 숨 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당선은 촛불민심으로 탄핵된 박근혜전대통령의 비정에 대한 반사이익도 있었지만 이같은 경제민주화의 비전을 통한 국민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에 대한 국민적 공감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문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사람이 최우선인 정책이라면 모든 것을 누리는 상류계층의 사람 보다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억울하지않게 최소의 경제적 삶을 보장받도록 하는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경제학이론을 모르는 일반국민들은 소득주도성장이 무엇인지,혁신주도성장이 무엇인지 제데로 알지못하지만 문제인정부가 내세운 정책이 그같은 사람중심의 정책일 것으로 믿어왔을 것이다.
사람이 먼저인 경제는 말할 것도 없이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고 빈부격자를 좁혀 못사는 사람이 잘살게 되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특히 청년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저소득 계층의 소득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이 것이 문대통령이 실현시키겠다던 경제민주화의 길이 아니겠는가?
문재인정부 1년4개월만에 발표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결과를 보면 그동안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은 심화되었고 고용면에서도 전체적 고용재난 속에 저소득층의 고용은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은 증가한 것이다.
소득면에서는 올2분기 하위20%가구의 월소득은 1년전보다 7.6%감소한 반면 상위20%가구는 10.3%늘면서 사상최대폭의 증가를 나타냈고 중산층의 소득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고용면에선 월간 취업자증가폭이 5,000명으로 재앙수준인데다 저소득가구의 취업인원은 1년전보다 18%감소한 반면 고소득가구는 5%증가했다.
이 통계를 놓고보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은 ‘사람이 먼저’란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최저임금대폭인상과 근로시간단축정책을 강행할 때부터 예측된 일이었다.
임금이란 시장경제에선 고용시장의 수요공급에서 결정되는데 정부가 인위적으로 임금을 끌어올리는 것은 반시장적이며 임금을 감당하지못하는 한계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52시간근무제 강행도 마찮가지다. 이 역시 최저임금이 오르는 조건에서 같은 양의 일을 한다면 개별노동자의 총액임금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비수기 기업은 부득이 종업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경제를 선순환시키고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책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서민과 취약계층에게는 일시적 환심은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정부예산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가 되기 어렵고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정부시절 4대강사업에 투입된 22조원이면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문재인정부가 그동안 일자리 예산54조원을 쏟아 붓고도 재앙적 고용참사를 빚은 것은 그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대통령은 이번 민주당전당대회에서 이같은 지적을 부인하고 현정부들어 성장과 고용,수출실적이 좋아지고 고용의 양과 질이 향상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현재의 경제정책기조가 옳다는 것을 강조했다.
민주당쪽에서도 이같은 소득주도성장을 더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여당의 판단은 경제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청년층과 저소득층, 취약계층에까지 그 효과가 미칠 것이란 것이다.
대통령의 경제현실에 대한 인식이 국민일반이 느끼는 수준과 이처럼 엄청난 괴리를 가지고 있다면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아니다. 통계수치를 읽는 시각이 다르더라도 청년들과 저소득계층,취약계층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설득력 없는 주장만으로 무조건 정부정책이 옳다고만 한다면 그것은 또하나의 절망인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계층에게는 ‘사람이 먼저’라는 정부의 말에 불신과 원망만 키울 것이다.(동일문화장학재단 협찬)
홍종흠(洪宗欽) 프로필
현)대구경북언론인회 칼럼조정위원장
매일신문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광역시문화예술회관장
대구가톨릭대학 겸임교수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3대 의장
대구광역시 문화상 수상
(저서및 편역서)
대구의 앞산, 대구의 뿌리 수성,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국역계동선생문집,대구의 고문선,수성사직제의례, 선(禪)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