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됐다. 장 당선인은 대구·경북지역 단체장 중에 유일한 민주당 후보이다. 장 당선인과 부인인 김창숙 전 경북도의원의 모습.
경북 구미시장 선거 결과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자유한국당 이양호, 바른미래당 유능종, 무소속 박창욱·김봉재 후보 5명이 출마했다.
이 중 장 후보와 이 후보가 밤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끝에 장 후보가 40.7% 득표율을 획득해 38.6%를 얻은 이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고 당선했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한국당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런 만큼 한국당에 미친 충격은 컸다. 구미는 낮은 투표율과 박정희 향수로 보수 성향이 강한 특성을 보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젊은 층 투표율과 보수 후보 표 분산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 민주당 대구서도 단체장 가능성 확인
민주당은 대구에서 단체장을 단 한 곳도 내지 못했지만 상당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임대윤 후보가 패했지만 40% 가까운 득표율을 얻어 자유한국당 권영진 당선인(53.7%)에 13.9%포인트까지 추격했다.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가 40.3% 득표율로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권 당선인(55.9%)에게 15.3%포인트 차이로 울분을 삼켰다.
특히 민주당은 대구 8개 구·군 가운데 후보를 내지 않은 달성군을 제외한 나머지 7곳에서 모두 한국당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정치 초년병 서재헌 후보가 동구 부구청장을 역임하고 한국당 공천까지 받은 배기철 후보와 막판까지 대등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당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충성심만 막연히 믿고 막장 공천을 해왔고 그 결과가 선거 참패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며 "대한민국 보수 재건을 위해서라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성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