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26일 갑작스런 남북정상회담, 다시 재개수순을 밟는 북미정상회담 등 약속된 북미정상회담이 춤을 추면서 한국민들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심란하다.
물론 북한과 미국 등 당사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도 자국의 이해관계를 계산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무엇보다 4.27판문점회담과 선언, 이어진 북미정상회담성사는 핵과 미사일 공포, 전쟁의 두려움에 떨던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일단 안도의 기쁨을 가져왔던 터에 북미회담의 취소는 마른 하늘에 벼락이었다.
그러다 판문점회담 29일만에 김정은의 요청으로 열린 문재인대통령과의 2차판문점회담이 다시 6.12북미정상회담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다행한 일이나 어쩐지 마음을 놓기엔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1차판문점회담과 선언이 있었을 때도 아직은 성과를 과신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회담의 성과를 과대포장하고 선전하는 현정권 인사들과 친정부인사들의 태도는 북의 상투적 노림수에 놀아나는 순진이거나 6.13지방선거에 덕을 보려는 의도로 비쳤던 것이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선언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선언의 후속이행으로 진행되는 남북고위급회담의 파기와 풍계리핵실험 갱도폭파취재에 우리측 기자를 배제하려 했던 것은 북의 우리측 무시태도가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던 것이 김계관 북한외무성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부상 성명의 외교적 무례로 트럼프의 인내를 넘어서는 바람에 문재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직후 우리측과도 상의 없이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로 폭발해 버렸다.
북측이 그동안 우리를 상대로 예사로 자행했던 무례와 무시가 통하지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중재자론’이 한방에 무색해졌다.
그럼에도 긴급 남북정상회담을 기회로 북미정상회담의 불씨가 살아나려는 것은 문대통령의 채면을 살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갖게하는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북측 관리들의 거칠은 언사가 문제가 된 것은 사실이나 북미정상회담 취소의 핵심이유는 북한 핵과 미사일의 CVID와 폐기의 방법, 이에 상응하는 북한체제의 보장 등의 이견으로 보고 있다.
지금 북미회담이 재추진되는 것은 김계관이 김정은의 위임으로 낸 성명에서 트럼프식 핵폐기방식을 평가하고 기대한다는 명문이 적시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낙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이르다. 트럼프의 말은 6월12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뒤로도 연기될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 것은 실무회담에서 자신들이 희망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또다시 북미정상회담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와 동북아 긴장상태는 계속되고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의 지속으로 남북간의 대결국면은 전쟁공포를 가중시킬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회담,북미회담 주선노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속에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다급함이 함께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있었던 4.27판문점선언에서 일부 좌파만 지지한다는 자유한국당의 반응은 국민적 기대를 제데로 파악하지못한 것이었지만 남북평화의 환상에 사로잡힌 일부 정치권과 국민의 반응도 너무 성급한 행태였다.
전방의 군인들에게 판문점평화선언을 정훈교육한 사례나 북한에 수학여행을 보내겠다는 공약을 한 후보, 휴전선 접경지역 개발의 꿈을 부추긴 세력들은 정말 어처구니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지나치게 과장해서 생색내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국민들이 남북대화에 대한 지나친 환상으로 대치국면의 북한을 제데로 인식치못하고 진정한 평화가 오기 전에 마음부터 무장해제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할 것이다.(동일문화장학재단 협찬)
홍종흠(洪宗欽) 프로필
현)대구경북언론인회 칼럼조정위원장
매일신문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광역시문화예술회관장
대구가톨릭대학 겸임교수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3대 의장
대구광역시 문화상 수상
(저서및 편역서)
대구의 앞산, 대구의 뿌리 수성,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국역계동선생문집,대구의 고문선,수성사직제의례, 선(禪)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