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도 안 되는 특검을 들어 줬더니 도로 가서 텐트 속에 드러 누었다″ ″(한반도 화해 국면에서) 국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러나 안도의 박수를 쳐야 될 것이 아니겠느냐. 야당 지도자가 이게 배알이 꼴려서 못 보겠다고 하니 이건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다″
최근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에게 내뱉은 정치언어다. 자극을 주는 말이다. 국민들의 수긍여부는 별개로 치고 야당 원내대표의 단식행위를 단순하게 드러 누었다고 한 표현을 했다.
상대방의 반응을 한치 오차도 없이 겨냥했다는 생각이 든다. 「빨간색 바지 입은 청개구리」는 국민들의 연상 작용을 일깨우는 틈새를 비집고 돌촉을 박았다. 발끈하는 한국당 여성 의원들의 반응은 이를 증명한한다 ″도가 지나칠 만큼 막말을 자행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설득과 수긍이라는 매개행위를 지고지선의 목표로 삼는다고 봐야한다. 자신의 설득행위 노력보다는 국민들의 수긍행위에 무게의 추가 실린다.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의 사고(思考)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이런 차원에서도 추대표의 발언은 이미 폐기된 언론학의 「탄환이론」에 매몰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송화자(送話者의 말(言語)에 수용자가 즉각 반응 한다」는 초기 언론학의 논리다.
대중은 생각 없이 송화자의 의도대로 반응 한다는 이론이다. 생각 없는 행위를 정치 언어에서는 포섭대상으로 삼는 게 현실이 아닌가 싶다. 치고받는 오늘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정치놀음이 이의 복사판이다.
「개구리 운동장」같은 행위는 반복된다. 홍준표 대표 · 김성태 원내대표의 대거리도 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여당대표의 대응은 여유를 보여야 국민들로 부터 수긍 받는다. 더욱이 추미애 대표는 대구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지역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
여성으로는 역사상 첫 집권 여당대표인 점에 대한 기대도 있다. 지역민들은 또 흙수저(세탁소 집 딸), 「나제 동맹 결혼(남편이 전북출신)」 출신이란 점도 주목한다.
또 얼굴 만큼이나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점도 대중적 기대치를 높힌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 폭로사건 당시 삼성의 내부문건에 '돈을 받지 않은 정치인'으로 추미애를 적시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고, 지금도 그 일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 추미애 대표의 역할이 여기서 멈추면 국정운영의 한 축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 지금 세간의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침묵을 깨라. 외면할 일이 아니다.
단순하게 특검수용에 멈춰서는 국민들의 의혹을 벗지 못한다.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동원(49, 드루킹)의 옥중편지가 공개됐다. 소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김경수 전 의원에게 댓글기계를 설명했고 직접 메크로 작업까지 시연했다는 게 주요골자다. 덮어 둘일 아니다. 집권여당의 읍참마속이나 자기 반성도 나와야 한다. ‘세월의 망각’에 매달리는 추악함을 보여서는 될 일이 아니다.그는 〃소설 같은 황당한 이야기〃라는 반론을 백 번 감안해도 이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우리는 또 「안미현검사 사태」에 대한 의혹도 눈길을 보낸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현직 검찰총장의 외압설 폭로의 대응 수준이 적절한 것인가? 동의 못한다.
폭로한 기자 회견을 한쪽 편 구석으로 밀어내는 행위가 이해 안 된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는 무엇을 말하는지 행간을 주시한다. 안미현검사의 기자회견을 빌미로 징계절차를 착수했다는 소식에 기가 막힌다.
이제 추미애대표가 나설 차례다. 문재인정부의 한 축을 지고 있는 역할을 잠재워서는 될 일이 아니다. 국민은 잠자고 있는 듯 해도 늘 깨어 있다. 의식은 살아있는 정의의 편에 서 있다.
이는 4.19혁명, 2.28의거, 촛불혁명 등이 증명한다. 분명한 건 더 있다. 「정권은 한방에 훅 간다」 는 말을 귀에 담아야 한다. 민심이 천심 아닌가?(동일문화 장학재단 협찬)
최종진 프로필
매일신문 사우회 회장(현)
중앙대 신방과 / 대학원 신문방송학 졸업
매일신문 논설주간 · 경운대 신방과 교수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