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 자유 한국당의 지방선거슬로건은 과연 국민들로 부터 수긍을 받을 것인가? 아니다. 회의 쪽에 무게가 엄청 실린다.
홍 대표는 나라를 좌파에게 넘기겠습니까?, 라는 의미라고 설명하기는 한다. 그런 해명이 오히려 설득력을 잃고 있다. 「나라를 북한에게 통째로 넘기겠습니까?」라는 해석과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표현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준표 대표의 언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4.27남북정상회담 관련 「판문점 선언」을 위장쇼로 규정했다. 이런 맥락에서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7.4선언과 노태우 전대통령시대의 「남·북 정상회담」추진도 위장 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김우중 대우 그룹회장을 통해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20여 차례 만나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했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홍대표의 발언은 당내에서 조차 전폭적인 동의를 얻지 못해 불썽 사납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후보, 유정복 인천시장후보, 김태호 경남지사후보 등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등의 비판을 퍼붓고 있는 저간의 사정은 국민들을 실소케 하고 있다. 수긍을 받지 못하는 지도력은 강길부 4선 의원이나 안상수 창원시장의 탈당까지 불러 왔다고 봐야 한다.
〃창원에는 빨갱이가 많다〃발언에 대한 해명은 머리 회전이 빠르다(?)는 인상과 함께 헛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경상도에 반대만 하는 사람을 빨갱이라고 한다는 해명은 언어유희도 이쯤되면 최상급에 속한다.
경상도 사람 전체를 두뇌가 빈 집단으로 몰아넣은 셈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행적과 홍대표의 정치적 행위가 여당의 정치 행위에 반대만 했지 찬성한 적이 있는가? 하는 되물음에 대한 대답은 어떨지 궁금하다.
홍대표의 「초강경 안보행보」가 다음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전략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보수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는 점이다.
홍대표는 잘 알다시피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정치는 서울과 경남에서 했지만 대구·경북지역민은 그의 정치행적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해도 부인할 수없을 것이다.
다음 총선에는 대구 지역구를 선택할 것이라는 그간의 추정에 과연 그리 될 것인가에 촉각을 모으는 것도 지금의 형편이다. 이를 넘어 지역민들은 「폭망한 보수」의 건전한 되살림의 불씨 지피기를 바라고 있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홍준표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보수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밀어내고는 그 모양 그 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지방 선거 공천을 둘러 싼 잡음과 집단 탈당 러시는 문제의식 결핍의 증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 안팍은 지방선거의 패배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다. 오죽하면 정두언 전 한나라당 의원은 라디오 방송(CBS김현정 뉴스쇼)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에 대해 〃그 분은 보수당을 궤멸시키기 위한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고 말할 정도 일까?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선대위원장 뽑을 필요가 없다. 그 분이 야당선대위원장이기 때문〃이라며 사당화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또한〃홍준표 대표가 저렇게 독주를 하고 있는데 아무소리를 안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때랑 뭐가 차이가 있나, 참 너무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자기들끼리 〃홍준표 대표체체가 오래 가야 한다〃고 한 것은 「지방선거운동을 자유당이 해 주고 있다」는 분석인 것같다. 한국의 정당사는 자유당에 의한 소극(笑劇)을 면치 못하는 것같다.
보수의 위기다. 전통가치 옹호와 기존체제 유지는 박근혜의 동의 받지 못한 정치 행위로 이미 거덜나 있다. 우리 사회는 홍준표 대표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를 중요하게 보지않는다.
세상이 홍준표 대표를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민들은 무엇을 미워하느냐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 동 · 서양의 보편성이기 때문이다.(동일문화 장학재단 협찬)
최종진 프로필
매일신문 사우회 회장(현)
중앙대 신방과 / 대학원 신문방송학 졸업
매일신문 논설주간 · 경운대 신방과 교수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