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이제 두 달도 채 남지않았다. 여야정당들은 공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 유권자들 앞에 내놓는 후보의 상품성과 공천과정의 공정성이 심판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구도는 크게 일여다야(一與多野)인 만큼 굳이 집권당의 푸리미엄을 들먹이지않더라도 유리한 국면임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사는 원내 제2당이면서 보수적통정당인 자유한국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박근혜대통령 탄핵이후 지리멸렬되어 가던 보수정치세력을 재건할 수 있을지에 쏠려있다.
그러나 보수정치세력은 이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나누어저 있고 자유한국당은 박근혜전대통령의 탄핵과 사법적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보수세력 전체로 보면 탄핵전부터 있어왔던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보수통합을 저해할 만큼 폭발력이 잠복된 상태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전열정비가 제데로 되지않은 상태에서 선거전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정당의 입장에서는 문재인정부 출범후 아직 1년이 못된 기간이지만 촛불혁명의 기치를 걸고 적페청산에 나섰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과 북핵문제를 둘러싼 안보불안,경기침체,인사실패 등이 호재가 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문제와 서민경제의 침체, 드루킹댓글사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인사실패, 사드시설중단·반미시위의 방치 등 안보불안을 가져오는 각종 사건들은 보수세력 결집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선거전략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지방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거인 만큼 거대정당의 전국적 이슈화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문재인정부탄생이후 첫 선거여서 이미 여야의 정쟁구도는 그렇게 자리잡아 가고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유한국당의 보수정치세력 재건의 이슈는 지방선거의 본질을 벗어나고 있다해도 국민적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이 보수재건을 하기 위해서는 보수정치세력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그중에서도 보수의 아성이라는 대구경북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어아 하는 것이다. 과거의 선거에서도 보수의 승리는 대구경북의 승리 없이는 불가능했고 대구경북에서 출발한 승리의 기운이 서울로 퍼져 전국의 표심을 보수로 쏠리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공천과정부터 자유한국당의 승리에 확신을 가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광역지자체의 후보로 참신한 인물 보다는 과거인물을 경선없이 공천함으로써 선거분위기를 주도적으로 확산시키지못하고 있다. 더욱이 보수의 아성이라는 대구경북의 공천은 ‘공천농단’이란 비난이 일 정도로 20대국회에서 심어진 상당수 친박국회의원들의 전략공천 전횡으로 민심이반이 우려되고 있다.
경선을 치른 대구시장과 경북지사공천 이외에 시장,구청장,군수,지방의원 공천에서 여론의 지지도가 높은 후보를 제치고 명분도 없는 후보를 전략공천한 지역이 많아 대구경북 민심이 크게 혼란한 상태다. 경선없이 전략공천한 지역은 상당수가 새누리당 당시 이른바‘진박’공천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제거 목적의 ‘사천’을 했다는 것이다. 말로는 시도당공심위가 공천을 심사했다지만 지역구국회의원의 입김이 절대적이어서 임명공천을 하다시피했다고 한다. 이에 반발한 유력예비후보들이 무소속출마를 선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총선당시 ‘진박’공천파문으로 새누리당이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지게된 선거구도의 재판이 되고 있다. 이같은 공천방식은 정당민주주의에 역행할 뿐아니라 분권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출하는 시기에 풀뿌리민주주의 마저 짓밟는 행태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당의 공천농단이 지방자치농단을 가져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기득권지키기에만 진력하는 자유한국당이 과연 건강한 보수의 재건을 성취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않을 수 없다.(동일문화 장학재단 협찬)
홍종흠(洪宗欽) 프로필
매일신문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광역시문화예술회관장
대구가톨릭대학겸임교수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3대의장
대구광역시 문화상 수상
저서및 편역서: 대구의 앞산, 대구의 뿌리 수성,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국역계동선생문집,대구의 고문선,수성사직제의례, 선(禪),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