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환 작가- 대구출생 .대구성광고 졸업 .경북대 독문과 졸업 <주요저서>마음 중 단편 .대불(시집) .김대중 .한국전쟁 언저리 .금호강의 영혼(시집)
#매주 목요일 연재
지하세계 1
4. 검허장 여왕
집을 지어야 한다. 아무도 먼저 온 사람이 없다. 아쉬운 대로 비행선에 싣고 온 재료로 가건물을 만든다. 차차로 세블 땅에서 나오는 물질로 집을 더욱 튼튼히 세워야 한다. 비축해 온 식량도 점검한다. 아까운 언샘 밭을 줄여야 하고 애래우캐리야 나무도 베어야 한다. 농토는 필요치 않아도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은 언샘 밭을 너무 많이 파헤치려니 도저히 아까워서 탐험대를 조직하여 나무와 밭이 없는 지역에 거주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길을 찾아 나선다. 세블 혹성을 빙빙 도는 관측 위성을 통해 황무지를 찾아보았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집만 지을 허름한 곳이 전혀 없고 몽땅 중요하고 기름진 낙토일 때는 어느 곳에 집단 거주 지역을 만들어 파괴를 해야 할까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땅과 숲을 고스란히 보존하는 주거 형태를 삶의 방식으로 채택해야 한다. 나무 위에 집을 짓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원숭이처럼 재주는 없지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침실을 만들고 식당은 언샘 밭에서 해결하면 된다. 태풍이 불어 나무가 쓰러지면 집이 망가지고 생명의 위협이 오는데 대한 방지책은 무엇인가? 바람이나 여러 가지 현상으로 나무에 매달린, 걸쳐진 집이 떨어질 한도가 되면 자체의 방호 스펀지가 부풀어져 떨어지지 않거나, 떨어져도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를 부착하게 된다. 운동장의 개념도 바꾸어 밭이나, 공중에서 하는 운동 방식으로 바꾼다. 지상으로 던져서 떨어뜨리지 않고 받아 내는 야구와 개량된 농구의 형식으로 공이 지면에 닿지 않는 형태로 개량을 한다. 던진 공을 야구 글로버로 받는데 너무 힘들면 글로버에서 흡착 자력선이 발사되어 받아 내면 된다.
흡착 자력선을 많이 사용하면 점수가 낮아지고 자연적으로 받아 내면 점수가 높아지는 방식으로 농구와 배구도 할 수 있으며 언샘 밭에는 전혀 상처가 나지 않게 된다. 교통수단은 나무 위에 사뿐히 앉았다가 다음 나무 위로 나무가 힘을 받아 내는 세기를 자동으로 알아낸 다음 거기에 합당한 수준의 힘으로 정류하는 비행선인데 강이나 호수에서는 아무리 깊이가 얕아도 뜰 수 있게 제작한다. 링컨 대통령도 얕은 물에 뜰 수 있게 배를 운항하는 특허를 내기도 했다. 자연환경을 하나도 파괴하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 세블국에서 개발이란 단어는 사라지고 원상태를 유지하면서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쪽으로 시작을 하게 된다. 애래우캐리야의 수명이 다하면 집을 옮기게 되는 식이다. 촌락의 형성과 도시의 출현은 나무가 많아야 하고, 산소는 더욱 풍부해지고 사람의 이산화탄소는 숲 속에 더욱 많아져 공생이 튼튼해진다. 천 년이 가는 나무도 있으나 애래우캐리야를 유전자조작으로 오백 년이 가도록 하여 식물을 인위적으로 정복하게 되는 인간 우위의 자연계를 꿈꾸게 되겠지만 그 나무 위에 집을 지으면 오백 년 내내 맑은 산소와 낙엽과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양분으로 나무 밑의 언샘을 먹고 인간의 배설물로 언샘이 더 무성해지고 나무의 키가 클수록 집은 넓어지고 식구가 불면 이산화탄소가 많아져 애래우캐리야는 더 잘 크게 된다. 수중에서 잠수함을 타고 있을 때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치환하는 방독면도 한국이 특허를 내어 개발하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이산화탄소를 북극 해저 유전에 석유를 채굴한 빈 공간에 집어넣어 가스나 석유를 밀어서 퍼 올려 가스로 바꿔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지상국가에서도 세블국의 방법이 이롭다는 생각에 착안하여 집을 나무 위에 짓게 되고 모든 법령을 뜯어고치게 된다. 교통수단은 나무 위에 서고 내리고 강이나 호수에 뜨는 비행선으로 바꾼다. 있는 그대로 없애지 말고 살게 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나무숲의 천국인지, 언샘 밭의 천국인지, 헷갈림으로 시달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 좋다는 점이 인정이 되자 나무숲을 없애거나 밭을 개발하는 우매한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집 구조도 점점 개량이 되어 재료도 줄어들고 사람이 이 나무, 저 나무로 가정을 방문할 때는 공기 중에 뜨는 작은 물건인 신발과 장갑만 착용하면 된다. 손과 발의 부착물을 떼면 예전의 사람이고 신발과 장갑을 신고 끼면 새와 같이 된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우주인과 같다, 지상국가에는 빌딩․도로․하수도․쓰레기장․묘지가 없어지고 원상태의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블국은 원래가 그랬지만 지상국가에는 인위적인 노력으로 수백 만 그루의 나무가 우뚝 선 도시에 수백 만 채의 집이 나무에 걸쳐 있다. 도로가 있던 곳, 모든 도시 시설이 있던 땅에는 언샘 밭으로 바뀌어져 간다. 지상국가의 만생초는 세력이 점점 약해져 세블국의 언샘에게 그들의 영역을 넘겨주는 생태계의 전환기에 직면한다. 초롱새는 아직도 역할을 계속하지만 세블국의 비돌기 떼도 퍼져 나가고 있다. 초롱새가 원래의 종이지만 비돌기는 언샘 밭이 많아지고 나무 집이 많아질수록 그들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번져나가고 있다. 지상국가 국민들도 점점 세블국의 사람과 같이 식생활과 운동 문화가 바뀌고 도시가 숲으로 뒤덮여 숲속 도시가 생겨날수록 사람들의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나무 위의 집은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써 만들어지지만 애래우캐리야 숲이 화재나 자연의 불로 뒤덮일 때를 생각하면 나무숲은 산소가 많아 불길의 번짐이 세어지기에 화재 방지용 수소 원자를 뿌려서 물이 불길에 휩싸이도록 각 나무마다, 집집마다 설계를 한다. 수소가 모여 공기 중의 질소와 부딪혀 일차로 암모니아가 생성되어 화학작용을 거쳐 이차의 질소폭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화재 시 수소 원자에 미세 물질인 억질산균(이산화탄소의 변형 물질)을 화재 방지용 수소 원자에 섞어 둔다. 그래도 자연발생적인 산소의 과다로 불이 번져 수소 원자가 억제를 못할 때 원자변이 유도물질인 캐스매리가 공기 중에 살포되도록 각 도시마다, 가장 큰 나무가 서 있는 지점마다, 각각의 집과 비행선에 상비하고 운용되는 체제를 구축한다. 만약에, 질소 폭탄이 되어 지구가 공중분해 된다면 큰 불행이기 때문이다. 나무숲이 울창하므로 물 부족 사태는 생기지 않으며 가뭄과 홍수는 큰 불상사에 속하지 못하고 땅이 자꾸 물속에 잠길수록 나무의 높이를 올려야 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나무도 물속에서 성장하는 종이 많아질 수 있다.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라면 화재의 위험은 없다. 과포화 산소에 수소가 결합되면 어마어마한 물을 쉽게 얻을 수 있고 나무도 언샘도 무성해지지만 바닷물이 불어나서 육지가 점점 줄어들 위험성은 있다. 장갑과 신발로 요리조리 날아다니는 삶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땅이 줄어들 것에 대한 대비책이 소홀한 것도 사실이다. 비가 내리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세블국에서는 하늘이 높아서 문젯거리가 되지 않지만 지상국가에서는 제2지상국가에 닿자마자 쏟아지는 폭우로 항상 지표면의 흙이 쉽게 파헤쳐 질 우려를 숲과 언샘이 방지해 주지만 천 년, 만 년, 안전할 수 없다. 그래서 지상국가의 해안선을 따라서 모든 땅을 절벽화 시켜야 할 상황을 가정한다. 보통 힘이 드는 일이 아니다. 나무의 키가 절벽만큼 높도록 조성했을 때 바닷물에 잠기는 부분의 나무 상태를 연구해 보지만 맹그로브 나무처럼 살아날 수 없다. 인공 절벽을 한없이 쌓아야만 한다. 완전하게 해안선들을 절벽으로 만들면 물은 엄청나게 남아돌아서 무한정 공급이 확대될 수 있으며 바다로 떨어뜨릴 경우 엄청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풍부한 수자원, 전력은 공급되지만 해안선의 절벽화가 문제의 중점이다. 해양국가 건설이 더 빠른 수순일지도 모른다.
제1지상국가에는 오염된 지역, 제1지하국가에서 올라온 2개 도시, 만생초․초롱새․삼생목이 사는 땅, 비돌기․언샘 밭․애래우캐리야 숲이 있는 땅, 네 가지의 삶과 제2지상 국가까지 다섯 가지 삶의 방식에 해양국가 건설까지 여섯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고 실제로 네 가지는 살고 있으며 제1지하국가․제2지하국가․세블국․태양 주위의 행성국가․우주 공간의 은하국가까지 방향이 서로가 약간씩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검허장 여왕은 오랜만에 사는 모습들을 쭉 살펴본다. 그렇게 어렵게 여겨지던 일들이 넘어가고 있고 좋은 발전도 엄청나게 많다. ‘절대적 절망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기상담당관은 해양담당관과 해양국 건설의 기초를 계획해야 한다. 아직도 오염이 가셔지지 않은 제1지상국가의 땅과 바닷물의 정화는 그들의 과제이다. 제1지상국가의 오염된 땅에는 제1지하국가의 흙비가 계속적으로 내림으로써 토양이 좋아지는 상태에서 초롱새와 만생초의 진출이 흙룡이와 더불어 변화가 축적되고 있다. 예전 지구와 똑같아지는 부분도 생긴다. 생쑥이 돋아나 큰 키로 덮인 초원이 나온다. 쑥을 뜯어먹는 조그만 벌레들이 기어 다니고 있다. 벌레를 잡아먹는 조류의 모습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초롱새와 비돌기를 날려 보낸다. 그들은 만생초, 언샘 씨앗을 동시에 퍼뜨리도록 조치한다. 생쑥이 돋아난 땅에 뒤섞인 군락을 형성해 본다. 금방 알 수 없다. 초롱새와 비돌기들은 아무 탈 없이 생존한다. 인간이 거주하여도 치명적인 상황은 적어졌다는 잠정적 확인이 된다. 이제는 지상국가도 살기가 좋아지자 사랑섬에 몰리던 젊은이들도 숲이 우거진 도시로 되돌아오는 일이 많다. 복잡한 개인우주선보다는 간편하고 사용이 힘들지 않은 이동수단인 나무에 앉는 비행선을 월등히 선호하는 세상이 된다. 나무에서 집집으로 옮겨 다니는 아라비행선은 외계에는 진출할 수 없고 바다에서는 날 수도 있지만 바다 위에 떠다니는 것이 여러모로 에너지나 안전에 위협이 덜 된다. 기상 조건이 폭풍이나 악조건일 때는 재빨리 비행하여 그 지역을 벗어나는 방식을 취하는데 큰 바다에 있을 때는 항상 해양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비행거리가 지상에서는 제한이 없으므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무척 많다. 어류가 오염되지 않았다면 엄청난 양식을 심심풀이라도 낚아 오겠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바닷물에 무엇이던 던져 넣게 된다. 쓰레기, 배설물, 지상국가의 흙덩이, 이런 것들이 섞일수록 오염치는 줄어들지만 나중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섞이어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한 대책은 세울 형편이 못 된다. 바다에는 인공 이동섬들이 생긴다. 아라비행선이 십만 대 모이면 각 비행선에 3명이 타고 있으면 30만 명이 모인 거대도시 섬이 생긴다. 그렇지만 뿔뿔이 흩어져 버리면 순식간에 아라 이동섬은 사라져 버리곤 한다. 방사능 오염 물질을 아라비행선마다 묻히게 되고 정화도 하면서 지상국가에 내리면 워낙 강력한 땅힘과 공기의 힘으로 오염군이 차차로 중화되거나 깨끗해져 표시가 없어져 버린다. 바다에서 아라비행선이 묻힌 오염 덩어리들은 공기 중으로 비행하는 중에도 질소군과 접촉하면서 비행선에서 내뿜는 자램세 성분으로 오염치가 인간에게 해를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낮추게 된다. 바다에서 아라비행선으로 임시 도시를 만들었던 지역은 적어도 2~3개월은 청정 해역을 유지하지만 재차 바닷물이 해류를 따라 뒤섞이면 약간 덜 오염된 해수로 바뀌고 만다. 비행선 제작팀은 개량된 형태를 원하게 된다. 제1지하국가 사람들이 마음대로 해양을 왔다 갔다 할 예정이다. 그래야 오염도 떨어지고 지하국민이 바다에도 살게 되면 여러모로 좋은 점이 생긴다. 외계정부와도 교통 통신이 수월해지고 비행장의 건설도 해양을 이용하면 큰 어려움이 없다. 어떻게 하면 바닷물을 줄이기 위한 묘안이 없을까? 바다에 내리면 모든 종류의 비행선은 일정량의 바닷물을 떠 가지고 육지나 하늘에서 소비하도록 조치를 한다. 오염된 물을 재처리하여 쓰도록 법을 만든다. 한 달에 얼마만큼 바닷물을 줄여야 지상국가의 해안선이 침수되지 않을까? 셈을 해보아도 무지무지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이용가치도 별로 안 되는 오염된 바닷물을 강제로 무제한 이용하도록 하는 방법 외에는 큰 대책이 서지 않는다. 각각의 나무 집마다, 아라비행선마다, 방사능 제거시설, 오염물질 제거시설을 갖추게 되고 화재 시 이용하는 물도 항상 가지게 된다. 강제로 많은 물을 가져오니 바다의 물고기도 기르게 되고 대형 어항이 온 도시에 그득한 꼴이 된다. 땅을 손상시키면 곤란하므로 각 가정과 도시의 어항들은 모두가 공중에 뜨도록 설계가 되고 어항 속의 바다의 물고기는 각 개인의 소유물이 된다. 증류법도 많이 개발되어 어항의 물이 빨리 공기 중으로 기화되도록 하는데 문제는 비가 너무 자주 오므로 그것도 대형 규모의 바닷물 증발 장치는 지상국가의 강력한 규제에 따라 적절히 시행하여야 한다. 개인의 어항에 채우는 바닷물에 대한 증발 규제는 하지 않는다. 우주공간 개발팀에는 바닷물을 반고체화하여 지구궤도를 도는 위성으로 만들 방법을 강구한다. 반고체화된 위성 바닷물이 기화 작용으로 지구에 떨어질 때는 진로를 바꾸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버리도록 비행 항로를 설계해 넣는다. 상공에서 증발되어 온 바닷물이 점점 큰 덩어리로 변하도록 엉검규세슌을 뿌려서 위성으로 만든다. 불덩어리․땅덩어리․개인우주선 위성뿐만 아니라 반고체 물덩어리 위성도 궤도 비행을 한다. 비부 사막이나 내미아소 사막에 물덩어리의 양을 측정하여 주기적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사막 한가운데는 거대한 힘에 의해 움푹 파여지고 순식간에 바닷물이 모래 속으로 스며든다. 동시에 방사능 제거 물질도 투하된다. 엄청난 물덩어리 위성을 다섯 번 떨어뜨려도 깊이 팬 모래 웅덩이에 호수가 생기지 않는다. 대신에 근처로는 모래밭에 풀숲이 돋아나기도 한다. 수분을 저장한 기초적 생태계가 나타난다. 스무 번 바닷물 물덩어리 위성을 사막에 떨어뜨리자 제1지하국가 미개발 지역에서 (제1지하 국가 지표면을 기준으로 25층) 지상에서 스며서 새 내려오는 오염 물질 제거 층에서 (여러 겹 중에서) 제일 위층에 수분이 고여지는 모습이 제1지하국가 감시 지도 망에 나타난다. 스물다섯 번의 거대 물덩어리 위성이 투하되고서 사막의 웅덩이에 파이프를 박으면 물기가 빨려 나오고 있다. 금방 증발해 버리고 마는 물기이다. 앞으로 이제껏 한 만큼의 물을 쏟아 부으면 조그만 호수가 생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모든 사막을 호수로 만들기까지 바닷물을 퍼 올려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조사에 착수한다. 아무런 제약이 없다. 적어도 예전의 남극 대륙, 북극만큼의 사막이 호수나 강으로 바뀌어야 단순비교 수준의 물의 이동 정도가 된다. 아직도 물덩어리 위성을 사용해도 인류에게 해롭다는 상황 전개는 아니다.
드디어 지상국가에서의 방사능 오염 물질은 99.999% 제거에 성공하였지만 예전의 지구와 크게 달라졌고 생태계는 엄청나게 변화해 버렸다. 기상담당관은 측정치를 전 세계 인류에게 공표한다. 아울러 수질담당관도 바닷물이 70.333% 방사능 오염 물질이 제거되었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나머지 30%가 섞여 있는 바닷물만 바꾸던지, 제거를 하던지 온갖 방법이 동원되고 나면 과거와 비슷한 조건으로의 환원이 이룩되는 셈이다. 어마어마한 바다의 물고기 잡이는 소용이 없어져서 할 수 없이 강력한 칼슘을 보유한 제2지하국가의 총독이 생산하는 송쇄리 통조림으로 해결하고 있다. 송쇄리 통조림 한 통이면 고등어 만 마리 분의 칼슘이 섞여 있다.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고 음식 조절을 사람들이 하고 있다. 왜냐하면 송쇄리 통조림 백 통씩 마구잡이로 먹으면 고등어 백만 마리를 체내에 축적한 꼴이 되므로 아무리 적응력이 뛰어나게 변한 사람들이라지만 그 만큼의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면 엄청나게 과다한 칼슘 보유로 오히려 병원 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정밀조사를 해보면 칼슘의 열량은 제1지하국가의 국민과 지상국가의 국민 사이에 다르게 적용된다. 제1 지하국가 국민들에게는 지상국가 국민들과는 달리 강력한 송쇄리 통조림이 필요하고 후자의 국민은 전자의 백분의 일이면 충분하다. 지상국가의 언샘 밭의 언샘은 세블국의 언샘 만큼 약효가 강하지 못하다. 세블국의 국민들은 신 개척지에서 땅힘이 세어서 더 좋은 언샘이 생산되고 그들은 그 만한 약효가 필요하다. 지상국가에서는 방사능이 오염됐던 땅이 회복도 되어 가지만 세블국의 언샘에 비해 팔분의 일 정도의 약효이다. 그래서 제2지상국가, 제2지하국가, 위성국가, 위성 사이를 이리저리 도는 개인 우주선에서는 어떤가에 대해서 조사해 보니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지상국가의 해안선은 바다에서 내륙으로 지금의 300m 정도를 그대로 두고 그 이후부터 1Km까지 높이를 안으로 갈수록 처음에는 800m의 산을 1Km중 100m 안으로 들어설 때마다 50m씩 높이를 올려서 둑을 쌓기로 한다. 둑을 쌓는 1,300m 안쪽의 99Km의 육지에서 돌과 흙을 질소진공 부력으로 해안선 길이 10,000Km씩 거리를 정해 두고 둑에 달라붙게 만든다. 곡선, 직선을 모두 포함한 원래 있던 지형의 형태대로 둑은 삐뚤삐뚤 만들어진다. 필요한 양만큼 당겨 오고 남는 것은 안쪽으로 그대로 놔두기로 한다. 평야지대가 많은 쪽은 안쪽까지 많은 흙과 돌이 당겨져 오고 산이 많은 곳은 적게 당겨 오고 돌과 흙이 모자란 곳은 산이 많은 쪽에서 보태게 된다. 300m의 해안선은 원래대로 놔두고 높이 800~1,300m, 너비1Km의 전 세계 해안선이 도로, 비행장이 된다. 100Km 안쪽에 또 한개 더 너비 1Km, 높이 1.5Km 정도의 둑을 똑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그 안쪽의 200Km 내륙부터는 전혀 지형에 손상이 가지 않게 설계된다. 해안 가까이 살고 있던 지상 국가 국민들은 내륙 200Km 안쪽으로 이동한 뒤에 거처를 정한다. 높이 800~1,300m, 대략 1.5Km의 두 개의 둑을 두고서 너비 99Km에 이르는 두 개의 거대한 평야지대에 가까운 평원이 생긴다. 이 방법은 사막에도 똑같이 시행되어 사막 둘레를 높이 1.5Km, 너비 1Km 의 둑을 질소진공 부력 방법으로 만든다. 사막 안에다가 끊임없이 물덩어리 위성을 투하해 방사능을 제거시키고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지진으로 해안선 쪽의 땅이 침강하여 바다 속에 잠겨 버릴 것에 대비하여 99Km의 제1차 공간에 9.9Km 마다 하나씩 여덟 개의 둑을 높이 800~1,300m로 너비는 1Km로 돌과 흙이 아닌 질소로 채워진 부력댐을 만든다. 아홉 개의 강이 생기는데 해안 쪽 5개에는 육지에서 흘러내린 물로 9.9Km 간격으로 매우 긴 강을 만들어 넣어서 바닷물이 밀어닥치면 서로 맞닥뜨려 힘을 줄이고 해안선 침강에 대비한다. 해안선 융기와 해안선 가까이 5개의 강의 물이 역류하여 오히려 육지를 집어삼키는 뉴올리언스의 경우를 가정하여 나머지 4개의 강은 애래우캐리야 숲을 조성하여 물을 지하에 저장하게 만든다. 더 안쪽의 99Km에는 해안선의 바닷물이 5개의 강과 애래우캐리야 숲을 넘쳐서 역류될 때를 대비하여 물을 채우지 않은 빈 공간으로 허수아비 강을 9개 만들어 놓는다. 사막의 와디처럼 작용하게끔 한다. 허수아비 강에는 지질구조가 물을 빨아먹는 자갈과 모래층으로 인공적 조성을 한다. 내륙 200Km에서 내린 비는 이 지역에서 지하로 스며들어 허수아비 강 9개에 스며 있던 지 넘치면서 애래우캐리야 숲 40Km 지대를 거쳐서 해안선 가까이 다섯 개 강에 합류되어 넘치면 바다로 쏟아 내리도록 설계된다. 지질 변동으로 바닷물이 내륙으로 유입될 때는 50Km의 강물군과 40Km의 애래우캐리야 숲을 넘어서 90Km의 자갈, 모래층에 흡수되게 하고 그래도 넘치면 내륙 200Km까지 물이 들어차게 된다. 최악의 경우 내륙 200Km까지 바닷물이 넘칠 때는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 곧바로 띄울 수 있는 공기충전부력선(공충선)으로 대피한다. 인공위성, 지하국가, 지상2층국가로 이동하는 비행선에 몸을 맡길 수 있도록 조치한다. 용암, 유황 가스, 석유 가스불, 등이 지상으로 분출될 때는 수소와 산소의 분자군을 살포하여 비가 내리도록 한다. 빗물이 펄펄 끓어서 사람에게도 위험할 때는 인공눈을 그 지역에 내리도록 강우 계획도 짠다. 그래도 온도가 내리지 않으면 질소보호막으로 산소를 차단하여 연소가 불가능하도록 한다. 자체의 열이 계속 식지 않으면 더 이상 범위가 확산되지 않게 질소진공 부력 층을 만들어 용암이 나오는 지역을 덮어 버리도록 한다. 질소보호막은 원폭, 수폭, 질소폭탄, 등이 터지기 전에 연소가 불가능하도록 막을 싸거나 늦어져서 폭발하면 더 이상 번지지 않게 차단하도록 한다. 다른 혹성이 지구에 충돌하러 올 때는 지구의 궤도 비행 축을 변경하여 피할 수 있게 가까운 행성, 인공위성, 세블국의 모든 운행 궤도를 동시에 뒤틀 수 있도록 길을 터놓는다. 달이 지구와 충돌할 때는 달이 오기 전에 파괴시키거나 피하는 방법이다. 천체 전체의 단위로 충돌이 될 경우에는 궤도이탈법이 가장 안전한 수단이 된다.
검허장 여왕은 물덩어리 위성을 나소도아 사막에 투하하려다가 코다가 사막으로 궤도를 틀어서 투하시키는 계획안을 설명 받는다. 왜냐하면 지구와 천체가 충돌하려는 것을 궤도를 바꾸어 미연에 불행한 일이 터지지 않게끔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가속도를 더하여 지구의 사막에 충돌하는 물덩어리 위성을 지구에서 발사한 물덩어리 위성 파괴 유도탄인 수소이온 변이탄을 쏘아서 공중에서 폭발하여 가속도가 줄어들면서 물덩어리가 70~80% 해체되어 덩어리가 흩어진 약한 구름층을 형성하면 수소이온 변이탄의 물질이 구름 속으로 퍼지도록 하여 방향을 틀어지게 만들어 다른 사막에 떨어지게 하는데 지표면 사막에 오면 기압 차이로 다시 뭉쳐지는 것이 그 결속 정도가 예전보다 쳐지는 상태에서 너무 넓은 범위를 차지하지 않고 정해진 사막 표적에 떨어지도록 한다. 이 방법이 거대 천체일 경우에도 그 천체를 폭발시킬 물질로 가속도를 줄여서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지도록 연구한다는데 목적이 있는데 위험 부담이 심하여 이 방식의 적용과 아울러 지구 자체의 궤도 이탈을 생각하게 된다. 아니면 거대 천체가 내려오는 길목을 피하여 지구가 잠시 정지하는 방법도 연구되어야 한다. 거대한 천체와의 충돌을 피하는 데는 모든 지혜가 동원되어야 할 형편이다. 해양담당관은 과거 대편양에서 가장 깊은 과 앞바다 매리애니에서 바다의 깊이를 점검한다. 서기력 1,995.3.24. 발표 시 10,911m이었던 해구 바닥은 8,003m로 얕아져 있고 과섬 자체는 808m 아래에 잠겨 있다. 과섬 근처 해구에는 지구를 덮고 있는 암반(플레이트)이 23.5˚ 기울기로 148Km 띠를 형성하여 위쪽으로 떠올라 있고 띠와 맞붙은 반대편 암반은 같은 기울기로 아래쪽으로 두 암반 사이의 각이 137˚ 꺾여 내리 꽃이면서 해구 바닥이 바뀌어져 있다. 8,003m 아래의 과섬 전체를 수중 촬영하는 과정에서 길이 300m에 달하는 시커먼 대리석 기둥이 엎어져 있는 것이 탐색된다. 수중 미세 촬영카메라로 비쳐 보니 거기에는 글자들이 적혀 있는데 한국인 노무자들의 이름이 계속 나타난다. 놀랍게도 가장 판독이 확실하게 제일 먼저 나타난 이름 석 자는 김성오란 한국 명이 카메라에 찍혀 비디오 영상에 선명한 자막으로 떠오른다. 과거 유물보관소의 유적자료를 컴퓨터 검색을 해보니 김성오는 한국인 대구 출신으로 과거 과 지역에 한국 정부로부터 파견된 관리였다는 기록이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제공된다. 해양담당관은 과섬을 대양의 섬으로 재생할 계획을 짜고 있던 중인 데 검은 대리석 기둥의 회수와 한국인들의 뼈를 찾아보고 난 다음 대책을 강구해야 했으므로 제1지하국가 검허장 여왕 앞으로 사업 계획의 추진 중 닥친 상황 전개의 보고를 해본다. 아무런 답신이 없다. 제2차의 보고에도 반응이 없으므로 자신들의 생각대로 일을 처리한다. 어렵사리 대리석 기둥은 건져내지만 뼈는 찾지 못한다. 배에 실어 가까운 제1지상국가 항구에 내려놓고 계획된 일을 계속한다. 처음에는 시멘트 성분이 가미된 석재들을 던져 넣어 기존의 바다 아래의 섬에다가 퇴적물을 쌓지만 금방 흘러내려 버리고 쌓이지 않으므로 해류에 견디는 해초류가 번성하도록 만들어 다시 석재들을 던져 넣어 해류에 휩쓸리지 않게 조처해 본다. 그래도 섬의 바깥쪽은 금방 허물어져 버린다. 안쪽으로는 엉겨 붙지만 피라미드 산으로 쌓여지면 도저히 감당할 만한 분량의 인공물이나 자연석이 부족하므로 다시 한 번 더 섬으로 빙 둘려진 해안선 석재를 붙여 나간다. 그러면서 안쪽에도 쌓아 넣고 바깥쪽이 조금 높게 계속 쌓이게 했지만 너무 쉽게 무너진다. 해조류와 조개류를 바깥쪽에 집중적으로 빙빙 서식시키고 석재와 바닷물에 강하고 빨리 굳는 산화알루미늄 시멘트로 응고시켜 안쪽을 다지고 계속 높여 나간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탄탄한 지반을 만들기에는 인공섬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 808m까지 메우고 다시 1,000m 정도 더 올려야 약간 안심할 수 있는 과섬의 재생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 절약과 지반다지기의 목적에서 해저 로봇을 사용하게 된다. 해상에서 조종하는 모니터를 통하여 사람 크기의 반에 해당하는 로봇을 10,000여개 투하해서 작업을 한다. 90%의 해저 로봇이 섬 바깥쪽으로 약간 높게 섬을 쌓아 올리는 일에 투입되고 1,000개 로봇은 안쪽을 다지는 일에 열중한다. 너무나 많은 재료가 필요하므로 로봇을 통해 해저와 바닷물 속의 석회, 산화알루미늄 시멘트 성분, 돌 성분을 채집하여서 층을 두껍게 쌓아올려야 한다. 과섬의 해저 바깥쪽으로는 석회 집적 시설, 시멘트 뽑아 올리는 기계, 돌 성분을 끌어당기는 돌자력선들이 분주히 바다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해상에서는 일일이 체크하고 공정의 안전성을 따지면서 속도의 조절을 한다. 안쪽으로는 300m, 200m, 100m에 달하는 거대 돌기둥의 모형을 제작해 놓고 바닷물에서 빼온 성분을 우선적으로 돌기둥에 갖다 붓지만 해류 때문에 그대로 서 있는 경우는 1/500 정도 확률 밖에 되지 않고 금방 쓰러져 버린다. 1/500개식 기둥을 세우면서 쓰러진 돌덩어리를 밑바닥에 깔아 간다. 해저 로봇도 과다한 노동으로 기계가 망가져 과섬을 재생하는데 무려 15%인 1,500개의 해저 로봇이 부서져버려 새로운 로봇을 제작해 투입해야 한다. 해상에서도 몹시 바쁘다. 부서진 로봇의 제작과 주기적으로 해저 로봇의 성능을 검사하여 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게 정비하여 재투입하여야 한다.
해저 로봇이 너무 많이 파손되므로 해저 의사 로봇을 만들어 부서진 로봇을 재생시키고 일하고 있는 로봇들도 과로사나 사고사가 나기 전에 응급조치를 하여서 원상태로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한다. 해저 의사 로봇은 부서지는 로봇의 1/100 숫자인 15개의 로봇을 연구진에서 만들어 낸다. 이 로봇들은 노동을 하는 로봇들의 부속품과 치료 장비들을 가지고 해저에 투입된다. 해상에서 하던 일을 해저에서 재빠르고 신속하게 하면서 노동력과 로봇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이다. 과로사 신호음과 부품의 교체를 알리는 색깔을 띠는 해저 로봇부터 치료한 다음 부서진 로봇들을 재생시킨다. 해저 로봇의 수명이 더욱 연장되어 작업이 쉬워진다. 작업 로봇은 해저 의사 로봇이 고쳐주고 해저 의사 로봇들은 해양 연구팀에서 정밀하게 손질하고 보살피면 된다. 예전에는 10,000개의 해저 로봇을 도맡아 처리하므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15개의 해저 의사 로봇만 신경 쓰므로 여러모로 시간적, 경제적 여유와 아울러 다음 단계의 개발 계획을 착수할 수 있다. 과섬이 해저로부터 1,000m 높이의 인공 섬으로 다시 태어나자 검은 대리석 기둥을 섬 중앙에 세우고 지구에서 없어진 섬을 찾게 된 즐거움에 섬 축제를 열게 된다. 연구팀, 관계한 사람들, 15개의 의사 로봇, 교체 의사 로봇 10개와 14,000개의 해저 로봇이 도열한 가운데 좀 이상한 풍경으로 일이 벌어진다. 사람이 무척 많은데도 불구하고 식장에는 오히려 로봇이 더 많은 사실에 이 자리에 초청된 인사들은 잠시 어리둥절해진다. 이름이 없는 해저 로봇 2,000개의 죽음으로 이룩된 섬이다. 해저 로봇의 위령비도 조그맣게 검은 대리석으로 만든 비석 옆에 세워진다. 사랑섬에 몰리던 청춘남녀들이 다시 과섬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날아오기 시작한다. 이 인공섬에는 아직 계획된 호텔이나 조경시설이 자리 잡지 않은, 상업성을 띠지 않고, 꾸며진 곳이 없는 약간 황량한 땅으로 선을 보인다. 꽃씨를 퍼트리고, 나무를 심고, 정원을 만들고, 집을 지어야 한다. 섬의 중요성 때문에 관광지로의 개발보다는 인접 섬들이나 과거 태평양의 섬들을 되살리는 기지역할과 바닷물의 정화를 위한 전초 작업장, 우주와 연계를 하는 지구의 한 부분으로써의 일거리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들에게 완전하게 개방되기까지는 몇 군데의 섬을 되찾아야만 착수할 수 있는 형편이다.
14,000개의 해저 로봇은 질서정연하게 다음 목적지로 해저이동을 시작한다. 8,000m 아래의 과거 소로모 섬 부근에서 해저섬을 적절히 지상섬으로 복구하여 제1지하국가 여왕의 명칭을 따서 검허장섬으로 만들어야 한다. 각각의 로봇은 스스로의 헤엄 장치를 통하여 적도 지역을 지나서 정해진 지점에 똑같은 시간에 똑같이 도착한다. 선발대 해저 로봇의 뒤로는 해저섬 건설 장비와 물품들이 뒤따르고 있다. 응고 해조류, 접착 조개류, 생물균, 지반을 탄탄하게 하는 어류의 배설물, 시멘트 성분을 지닌 어류, 각기 필요한 물질과 재료를 뽑아 들이는 채집 시설도 동시에 운반된다. 이 이동에서는 해저 지휘 로봇이 다섯 개 만들어진다. 완벽한 통제는 해상의 배에서 이루어지지만 해저의 14,000개의 로봇은 의사 로봇과 다섯 개의 지휘 로봇이 끌고 오도록 한다. 뒤따르는 물질군은 배위에서 조정한다. 우선 작은 섬이 세 개가 근처에 모인 해저 지형을 택한다. 하나는 해왔던 방식으로 또 하나는 해저섬 중앙부분이 약간씩 높으면서 바깥쪽 부분에서 구조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설계하는 방식과 나머지 섬에는 양 방법을 절충하여 동시에 끝부분, 가운데 부분을 높낮이 차가 거의 생기지 않을 정도로 시공법을 이용하기로 한다. 해저 로봇들은 바닷물에 30%섞인 방사능 오염 물질을 로봇의 겉 부분에 착 달라붙게 하여 등 쪽 자체 정화 시설에서 깨끗하게 하여 일을 하는데 방사능 연료로 사용토록 설계구조를 만들어 넣는다. 일부러 해상에서 연료를 주입하기에는 한계에 달하므로 바닷물에서 힘을 얻으면서 동시에 해양을 살리는 쪽으로 일을 진행시킨다. 축적한 방사능을 다 사용하지 못하고 망가지는 해저 로봇들은 지휘 로봇과 의사 로봇을 통하여 방사능을 회수하여 해상의 해양 연구팀에 수거된다. 광대한 바다를 깨끗이 할 해저 로봇을 만드는 공작 로봇을 해상에서는 만들어 가고 있다. 과섬 주위의 바다와 과섬에서는 그곳을 전진기지로 삼아서 방사능 제거 해저 로봇을 만드는 공작 로봇을 통해 꾸준하게 해저 로봇을 바다에 보내고 의사 로봇과 지휘 로봇으로 이쪽저쪽으로 옮겨 다니게 하고 수리․보완도 한다. 검허장 여왕섬이 크기가 각각 다르게 세 개가 세워진다. 조그만 비행선이나 공기 부양선을 이용하면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므로 한 개의 섬과 큰 차이가 없다. 해저 로봇이 점점 불어난다. 갈수록 오염치는 떨어진다. 백 사십 만 개의 해저 로봇들은 3,000개의 섬을 복원시킨다. 전 세계 해양의 방사능 오염치는 5%이내로 떨어진다. 마지막까지 5%만 잡아내면 바닷물은 방사능 공포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5%의 방사능 오염물을 모두 집적하고 나면 제일차적 임무를 끝낼 해저 로봇의 다른 방도로의 이용 계획을 수립한다. 해양 식물, 물고기의 번성을 도우는 해양 농부, 해양 목장의 일꾼으로 사용하거나 해저 도시건설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해저 로봇을 만드는 공작 로봇은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중단단계에 돌입한다. 해저 로봇은 활동영역에 따라 14군단으로 구분된다. 예전의 도해 번수 지역에는 제8군단과 제11군단 소속 832사단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바닷물을 이용해 섬을 만들면서 해양의 높이를 50cm 가라앉힌다. 그래도 과거의 섬들이 하나도 모습을 드러낸 것이 없고 모두가 해저 로봇의 노동력과 기계력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3,000개의 인공 섬들의 각 섬에서 10Km의 해역은 방사능 오염 물질이 99% 이상 제거되어 있고 이곳에서 잡은 어류들은 사람이 먹게 되어도 생명의 지장은 없다. 좀 꺼림칙할 뿐이다. 3.000개의 섬에서 통조림을 만들 때 미세 방사능 오염 물질과 다른 해로운 성분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데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는 거의 보고가 되지 않는다. 해저 도시도 우선 인공섬에서 10Km 지점까지만 개발하고 완전히 오염이 가셔지면 무한정의 바다로 영역을 넓히기로 결정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3,000개의 섬 중에서 1/10에 해당하는 300개의 섬들을 해양 연구를 위한 보호 목적으로 제한하여도 2,700개의 인공섬에는 거주가 허락된다. 인공섬에 사람들이 북적댈수록 10Km 이상의 해역에서도 오염치가 줄어든다. 왜냐하면 사람에게서 나오는 쓰레기, 배설물, 기타 여러 가지들이 바다에 섞여서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고 10Km의 끝부분에서 계속적으로 해저 로봇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왕섬에는 여왕의 동상을 세운다. 반짝이는 커다란 눈에는 눈물이 태양빛에 비치어 글썽글썽 거리면서 매혹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볼그스름한 두 볼은 살아 있는 피부처럼 윤기가 흐른다. 시원하게 늘어진 머리칼은 매끄러운 물결과 어울리어 춤추듯 한다. 통통하고 늘씬한 몸매는 어느 쪽에서 보아도 안아주고 싶다. 쭉 뻗은 다리에는 나비들이 몰려들어 미끄러진다. 여왕의 동상은 태양빛을 따라 빙그르르 돌게 되고 달빛을 받을 때는 무지갯빛 조명으로 환해진다. 날씨가 궂을 때는 저장한 태양에너지로 동상을 비춰주므로 맑은 날과 비슷하다. 하루에 세 번 씩 세 섬의 동상에서 쏟아낸 에너지가 결합하여 지상 500m 상공의 삼각뿔 꼭짓점 지점에서 두 번은 첫째, 둘째 아이의 모습이 나타나고 세 번째는 두 명의 아이 모습이 같이 10분간 씩 무지개 속에 그래픽이 된다. 여왕의 분신이 비치는 것이다. 이 10분이 지나면 누구든 자신이 보고 싶은 자식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간절히 소원하면은 자신의 눈에 똑같은 10분씩 그들의 모습이 그래픽이 된다. 아라비행선을 타고 온 관광객들은 바다의 물고기 시식도 한다. 뱃놀이도 즐기고 해변에서 해수욕도 한다. 뜨거운 태양도 쬐이고 모래 해변을 걷기도 한다. 아라비행선은 색색의 모습으로 해역을 뒤덮게 되고 갈수록 소문이 증폭되어 근처의 섬들을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여왕섬처럼 사용하도록 한다. 그래도 모자라게 되자 주위에는 임시도시가 생기게 되고 너무 장기간 체류하는 비행선에 대한 해양경찰의 통제가 실시된다.
청정 해역이 갈수록 넓어진다. 해저 로봇은 끊임없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인류에게 봉사를 한다. 이제부터는 방사능 오염물을 에너지원으로 획득하기가 곤란해지자 조금이라도 오염물이 남아 있는 해류 쪽으로 해저 로봇이 몰리게 되고 정화된 지역에서는 후퇴를 하면서 지휘 로봇을 따라 해상의 연구팀의 지시를 하달 받은 다음 행동의 방향이 바뀐다. 기상 담당관은 오염치가 2% 정도 남았으며 안심할 수 있는 바다도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된다. 암흑천지의 지구가 바닷물 2%의 오염만 남기고 되돌아왔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저절로 회복이 됐다고 할 수 없다. 엄청난 인류의 지혜와 노력의 산물이다. 또 다시 인간의 잘못과 대자연의 섭리로 인하여 파국이 온다면 이처럼 견뎌내며 살아갈 자신을 갖게 한다. 무엇이 이만큼 미치도록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계획된 의지일까? 살아남기 위한 알 수 없는 맹목의지일까? 죽고 싶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하긴 곤란해도 보편적 정서로도 누구나 살고 싶다.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애착이 이룩한 쾌거라고 단정하기에는 2%의 오염물이 가로막고 있다. 이제 남은 이 어려움은 반드시 해결이 날 것이다. 기상담당관의 눈빛은 계기판에 빛난다. 오염치 1.99998%, 오염치 1.99987%, 오염치 1.98757%, ‘부전조개 이 맞듯’ 자꾸만 내려가고 있다. ‘해저 로봇 임무 완료 후 다음 지역으로 이동을 하달 바람’이라는 교신이 쉴 새 없이 귓전을 때린다. 상황판과 계기판의 모습은 점점 빠르게 변한다. 투입되는 로봇의 숫자는 좁은 지역에 빽빽해지기 시작한다. 오염치 0.03%에 이르면 해저 로봇은 바뀐 임무로 모두 행동해야 한다. 0.03%는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양이며 해저 로봇에 미량의 에너지원으로 자동 공급해도 모자라게 되고 새롭게 연구된 바닷물을 에너지원으로 흠뻑 마시면서 일하도록 기계구조의 변환장치를 부착하여 바뀐 명령코드를 내장한 신 의사 해저 로봇과 신 지휘 로봇을 재빨리 교체해 넣어야 한다. 방사능 오염물 집적장치는 극히 작은 부분으로 축소되고 허파꽈리와 비슷한, 붕어의 부레와도 이치가 통하는 장치를 설치해 넣은 해저 로봇이 이 해역, 저 해역으로 돌아다니게 된다. 드디어 오염치 0.03%의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고 ‘지구환경 오염 중 방사능 물질제거 성공’이란 녹색의 글자가 새겨진다. 검허장 여왕은 남편과 같이 16자의 자막을 똑똑히 본다. 고통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다. 정신적 압박에서 이제는 어디에서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정확하게 확인된다. 전 세계 사람들은 스스로의 대견스러움에 놀란다. 인간이 만든 재앙과 자연의 질서 앞에도 의연하게 맞서서 살아났음이 인정된다. 지구인이여 그대들은 바보스러움과 아울러 병신머저리가 아님을 실제화 한다. 여왕은 세계일주여행을 생각한다.
먼저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남편과 의논을 한다.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어린 자녀가 힘들어 할 점과 너무 긴 시간 지하국가를 비워서는 곤란하고 안전에도 확실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국내 여건과 다른 국가 내부사정도 고려되어야 하고, ‘부조도 말고 제상 다리 치지 말라’는 외교 규정도 지켜야 한다. 인원과 비용, 경호상의 미비점 보완 등이 세밀하게 계획되어야 한다. 방문할 국가는 세블국에 갔다가 검허장섬을 지나서 지상국가에 입국하고 지하국가에서 지상국가에 편입된 곳을 거쳐서 제2지하국가를 마지막 방문지로 채택한다. 사정상 변경이 될 때는 제2의 비행경로를 따라 방문국의 차례를 바꾸어 목적을 달성하기로 정한다. 세블국의 비행로 상에서 사랑섬을 제일 먼저 착륙하여 젊은이들의 격려와 삶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사랑섬의 행정책임자는 의외로 나이가 많은 늙은이다. 그는 여왕 일행에게 유동인구의 숫자와 아라비행선과 인공섬의 출현으로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지 못하고 활기가 많이 감소한 지역임을 보고한다. 사랑의 거리에서 직접 본 그들의 삶의 방식에서 훨씬 멋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은 누군가 일일이 참견하지 않고 행위에 대하여 시비를 걸지 않는 땅이므로 자유스런 표현이 많다. 의복의 착용에서 신체노출은 심할 정도를 넘어서고 사랑의 표시를 거리낌 없이 노상에서 행한다. 키스나 포옹을 너무나 쉽게 한다. 남녀가 떨어져 있는 경우는 운동경기를 하는 때이고 대부분 꼭 붙어 있다. 춤을 출 때, 산보할 때, 식사할 때, 혼자 다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싸움을 하는 경우도 일 년에 몇 번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입이 서울이라’ 젊은이들은 뿔뿔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사랑섬의 행정 책임자는 현재로는 ‘좁쌀 한 섬 두고 흉년 들기를 기다리는’ 꼴이 된다.
아가의 밝은 웃음처럼 아름다운 새소리가 들리고, 청춘 남녀의 사랑 샘을 넘치게 하는 예쁜 꽃들이 향기를 피우는 꽃길을 지나면 사랑의 다리가 나온다. 다리 밑으로 깨끗한 건강수가 졸졸 흐른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물에 많은 남녀가 즐겁게 목욕을 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고 목욕을 마치고 들판으로 나아가 눈부신 햇살을 쬐이면 그 다음 순서를 찾아 나선다. 사랑의 다리는 캥사노 은하계에서 오천 억 년 동안 애틋한 그리움으로 기다리다 만나지 못하고 다른 여인에게 장가를 든 젊은이의 영혼과 소리노 별의 아가씨가 캥사노 젊은이를 찾아 나서다가 길을 잃어 버려 영원히 우주의 미아가 되어 다른 별의 청년에게 시집 간 후에 저승의 구름다리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 때의 황홀함과 놀라움이 채색된 구름다리를 구해서 사랑섬에 갖다 놓은 것이다. 이 다리에서 맺은 젊은 남녀는 영원토록 이별이 없다는 전설이 내려와 모두들 여기에서 사랑의 맹세를 표시하고 언제나 변치 않고 살아 있는 그들의 애정을 확인한다.
‘대문 밖이 저승’이건만 평생 우주 비행선을 몰아온 사람들이 조종간을 잡고 있다. 그들은 사고 때문에 어려움을 당한 일들도 잘 알고 있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보아도 헐떡이듯’ 철저한 안전수칙을 준수한다. 사랑섬을 떠나 세블국으로 향한 대장정에 들어간다. 개인 우주선들은 무슨 일행이 지나 길래 장엄하고 많은 비행선이 나타났는가? 궁금하다. 온통 구경꾼들이 모인다. 경호 비행선들도 다수의 사람들이 전파교신을 하므로 델린저 현상으로 지휘 비행선의 음성판독성능이 떨어짐을 확인하자 할 수 없이 개인 우주선들을 현재의 위치에서 100Km씩 물러나도록 조치하라는 긴급명령이 떨어진다. 영문도 모른 채 개인 우주선들은 투덜거리며 구경도 옳게 못하고 쫓겨난다. 이처럼 돌출상황이 생기면 경호팀에서는 ‘대모관자같이’ 일을 해내는 수완 꾼이 필요하다. 우주 교통경찰선과 지휘 비행선에서 파견된 분견대는 세블국까지 비행노선과 근처 200Km의 지점까지 개인 우주선들이 접근하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한다. 몇몇 비행선은 이유 없이 제지하는 축과 실랑이를 벌이지만 결과는 실컷 수모만 당하고 만다. 세블국이 가까워 올수록 도착교신을 보내지만 응답이 안 오고 내릴 비행장의 관제기능도 없다. 선두 비행선은 비행경로를 역추적 해보고 모든 노선과 계기 작동판을 검사하여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검허장 여왕은 직접 언니에게 연락을 취해 본다. 아무도 받는 사람이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사고가 생겼나? 알 수 없다. 예전에 세블국에 착륙을 한 경험을 가진 조종사들이 제1편대에 거의 배속된다. 제2편대에서 제6편대까지에는 한 사람씩 선 경험자가 탑승한다. 제1편대는 세블국의 이름 모를 호수에 내리면서 계속적으로 제6편대까지 착륙유도를 하여 성공리에 내린다.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경치는 무척 아름답다. 섣불리 비행선 밖으로 나오기가 힘들다. 우선 호수만 빙빙 돌아본다. 호수에는 물고기도 살고 있고, 새들도 날아다닌다. 여왕은 이런 경우에 대한 행동지침을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되돌아가던지 탐색선을 내보내 근처의 조건을 살피고 안전이 확보되면 세블국에 내려 보는 것이다. 금방 알 순 없어도 상당히 살기 좋은 자연 상태이며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애래우캐리야 숲, 언샘밭이 꾸불꾸불 황톳길에 널려 있다는 보고이다. ‘승청보 같지만 시루에 물 퍼붓기를 내내 할 수도 없고’ 세블국에 일행들은 내린다. 한나절을 둘러보아도 숲과 밭뿐이며 사람만나기란 천애지각이다. 사흘을 이리저리 이동했지만 똑같은 모습만 나타난다. 어째서 연락이 끊어져 버렸을까?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여왕일행은 호수로 돌아와 비행선을 타고서 과거 대평양의 검허장 여왕섬으로 기수를 돌린다. 되돌아오는 동안 여러 생각을 한다. 언니가 죽었을까? 세블국에 재난이 일어났나? 일부러 피하는 것인가? 다른 외계인이 납치했나? 다른 계층이 정권을 빼았었나? 아파서 연락이 안 되나? 감금당했나? 만사 귀찮아서 그랬나? 어디 여행가서 즐기다가 잊어버렸나? 아무런 해답도 없다. 우울하기 짝이 없는 여행이 된다. 정말로 ‘무소식이 희소식’이길 바랄뿐이다. 바닷물에 비행선을 내리자 환영 나온 인파가 시끌벅적하고, 반기는 구조물을 해상위에 둥둥 띄워 놓았다. 부풀은 마음은 사라지고 답답한 기운이 뜨거운 태양과 더불어 기세를 드높인다. 경쾌한 음악이 천지를 진동한다. 사람들은 신이나 어쩔 줄 몰라 한다. 부두에서 젊은이들은 풍덩풍덩 바닷물에 뛰어들어 비행선으로 접근을 시도하지만 그처럼 먼 거리를 단숨에 헤엄칠 수 없다. 곧바로 해양경찰이 나타나 그들의 행동을 막는다. 조그만 배를 다시 타고 부교에 내려서니 찰랑찰랑 거리는 바다물방울이 자신에게 튕겨오는 듯하다. 진한 코발트색이 흰빛을 더욱 반짝 반짝이며 햇볕을 반사시킨다. 찬란한 동상은 그녀의 심경을 약간 녹여주지만 이곳의 일정이 끝나면 곧바로 제2지하국가로 되돌아가기로 작정한다. 저녁이 되자 모두들 물러나고 남편과 있게 된다. 풀이 죽기는 두 사람이 같다.
‘어혈진 도깨비 개천 물 마시 듯’ 남편은 달려든다. 언샘을 많이 먹었는지 끌어안는 힘이 예전과 다르다. 너무 쫙 달라붙어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땀방울이 쪼르르 등골을 타고 찌릿찌릿 흐른다. 중성자에 첨가되는 감속재는 핵반응속도를 줄이는데 남편의 뇌파에서 발생되는 생식호르몬의 완급조절은 수시로 변한다. 터질 듯 밀려드는 오르가슴의 시간은 계속된다. 모든 것을 넘어서 기쁨의 맑은 물속에서 온몸의 피로가 말끔하게 씻긴다. 어쨌든 세계 일주여행은 ‘얕은 내도 깊게 건너는’ 행동방식이 전혀 먹혀들지 못했다. 잠이 들어 새근새근 꿈나라에서 헤매는 중에 남편이 또 달려든다. 하고 싶은 대로 몸을 맡기고 두 다리로 남편의 허리를 살짝 감는다. 묵직한 남편의 힘이 실린다. 잠이 깰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사타구니를 흘러내리는 질 분비액이 따끈따끈하니 매끄러매끄러 한데 남편의 정액이 찔끔찔끔 가느린 줄기로 흩뿌려진다. 온몸을 쥐어짜는 쾌감의 전율이 흐른다. 잠시 뒤에는 얼마나 힘껏 껴안으며 골반을 조였는지 모른다. 스르르 남편의 생식기가 힘없이 빠져나가고 있어 다시 엉덩이를 뒤틀며 조여도 쑤욱 식어버린다. 한참 더 꼭꼭 눌러주면 좋겠는데 아쉬운 느낌이 든다. 지친 듯 남편은 금방 잠든다. 여왕은 두 손으로 더듬더듬 남편 가슴을 쓰다듬고 등허리를 비비고 남편의 입술을 세차게 빤다. 남편은 부스스 눈은 뜨려다가 스르르 눈망울을 감고 만다. 날이 밝아오자 엉겨 붙은 두 사람은 또 힘을 내어 엎치락뒤치락 육체의 정열을 불태운다. 탱글탱글해진 남편의 생식기가 훨씬 세차게 밀어닥친다. 몸이 비비적 꼬이고 쾌감의 물결이 서서히 파도를 친다. 오랜만에 실컷 몸을 풀었다. 기분이 무척 상한 여행이었지만 오늘 아침은 공식일정도 없고 푹 늦잠을 자고 있다. 한참을 곤하게 자다가 깨어보니 몹시 배가 출출하다. 벌써 아침식사는 준비되어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한낮이 가까워지고 있다. 늦은 아침을 먹는다.
침실을 나와 해변에 나서니 눈부신 태양이 쨍쨍 내리쬐고 있다. 늘씬한 몸매들을 즐기며 남녀들이 모래사장에 누워 있거나 거닐고 있다. 바닷물은 차갑지 않아 어린이들도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다. 흰 돛단배가 찰랑찰랑 바닷물에 엎어질 듯 헤엄을 친다. 갈매기는 슈우슈우, 후루룩후룩, 끼룩끼룩, 빙글빙그르르, 바다 위를 춤을 추면서 돌아다닌다. 동상에서는 둘째 아이의 예쁘장한 나신이 무지갯빛 원광 속에 찬란하게 사랑의 메시지를 날려 보낸다. 빨리 돌아가 아기들을 보고 싶다. 팔뚝만한 아기가 저처럼 몰라보게 자랐다니 눈이 의심스럽다. 입술에 옹알옹알 말도 못하더니 제법 간단한 노래도 흥얼흥얼하고 박자에 맞지도 않는 제멋대로의 춤도 잘 춘다. ‘강종강종’, ‘종그종긋’ 토끼노래도 부르고 동생을 배어 배가 부를 때 ‘왜 그럴까?’ 물으니 ‘엄마는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다.’고 답하는 아이를 찾아 빨리 가야 한다. 어둑어둑 저녁이 되자 찬란한 태양은 바닷물을 검푸른 띠로 드리우고 둥그런 덩어리를 야금야금 수평선 속에 아무런 불평 없이 잠기게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는 자연의 웅대한 서사시가 장엄한 곡조로 펼쳐지면서 한 사람, 두 사람, 각기 다른 마음의 사람들에게 몽글몽글, 탱글탱글, 거뭇거뭇, 그들의 그림을 그려준다. 시커먼 덩어리가 쑥 물속에 잠기고 허여무리 반달이 수루루 떠오르자 시각은 밤으로 행진한다. 기다려지는 밤, 외롭지 않은 밤, 즐거운 밤이다. 그렇지만 힘들고 고통스런 밤도 많았다. 일 년 내내 환희의 샘이 넘치는 밤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절망에 허덕이던 밤이 수없이 연속되던 초기 지하국가에서 그녀는 여왕이 되었다. 고통이 숨 쉬던 절망의 땅, 지구를 도망쳐 땅 밑으로 기어들어간 나날들. 분명, 그날들은 밤이고 낮이고 어두운 절망의 시간이었다. 그 외롭고 쓸쓸하던 지하의 터널을 뚫고서 이처럼 예전 지구의 모습에서 즐겁게 살 수 있는데 여왕이고 뭐고 간에 여기에 주저앉아 도망쳐 버리면 안 될까? 그럴 수는 없으니. 날이 빨리 밝아지면 돌아가리라. 나의 사랑하는 분신이 있는 땅으로. 원망 말고 어렵더라도 살아야 할 것이다. 초기 지하국가의 무서움과 지긋지긋한 삶을 떠나 버린 그들이기에 이제는 마음 놓고 지하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온갖 노력을 할 마음이다.
날이 밝자 예정대로 모든 일정은 정해졌고 비행선의 사고방지점검업무도 끝마친 상태다. 제1호기의 엔진이 윙그르윙그르 소리를 내고 차례로 비행선에 시동이 걸리고 예비비행선까지 맑은 창공에 아름다운 수를 놓는다. 너무도 짧은 시간에 지상국가의 하늘에 와버린다. 제1지하국가의 비행장에 착륙신호가 전달되고 비행선들은 질서정연하게 내린다. 영접 나온 관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궁성으로 도착한다. 아이들이 쪼르르 달려 나온다. 한 달이고, 일 년이나 떨어진 것이 아닌데도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니 어머니로서 미안스럽다. 갓난애들은 매일매일 보살펴 주지 않아 더욱 그렇다. 막내아이의 보드라운 볼을 비벼주고 사랑의 입맞춤을 한다. 혈육과 친구를 찾아 나선 여행이었지만 가까운 사람은 언젠가는 영원히 떠나는 존재임이 드러난다. 이렇게 예쁜 아가도 성장하면은 여왕의 곁을 떠나서 씩씩한 남편을 만날 것이고 남편과 같이 어디에서 살지 알 수 없다. 늙어서 죽게 되면 영원히 다른 세상에서 마주칠 뿐이다. 순간순간이 인간이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우주의 시간으로 바뀌고 가장 사랑스러운 것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보이는 것은 진정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잡히는 것은 잡을 수 없는 것이고, 사랑을 깊게 할수록 그 사랑은 얕아지고 멀어지는 것이다. 어린이의 아름다움은 곧 노인의 추한 얼굴과 육체의 조건으로 떨어지고 만다. 나와 너는 사실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남일 따름이다. 짧은 100년의 세월 동안 간간이 기억 속에 재생되는 너무나도 희미한 존재에 귀착된다. 만 년을 흘러도 ‘누구는 누구인가?’를 알 수 있는 인간세상이 이제껏 있었던가? 사실, 그런 역사는 기록되지 않았다. 고작 글자를 만들고부터 따지기 시작했을 뿐이다. 한글은 600백 년이다. 일제36년은 또 빼야한다. 600년 전에는 한글이 없었다. 정말이다. 구석기 유물이 한반도에서 발견되고, 공룡의 발자국이 대구의 신천에서 발견되어도 한글로 쓰기 시작한 것은 지구 나이 45억년에 불과 600년이다. 가장 늦게, 다시 말해 가장 후대에 문자로 만들어졌으니 과학적이고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면이 나타날 수 있다. 인간의 인지가 가장 발달한 상태이므로 그렇다. 현재는 에스페란토어가 제일 좋다고 하나 실제로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 그전에는 뭐란 말이냐? 별것 아닌 인간이다. 타임캡슐 속에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다.
‘어디에서 온 사람입니까?’
‘한국에서 왔습니다.’
‘한국이 어디에 있나요?’
‘아시아에 있어요.’
‘아시아가 어디인가요?’
‘중국 옆에 있는데요.’
‘아! 중국.’
한국은 기억되지 못하는 나라였다. 지상국가의 다른 국가 사람이 알 수 없는 나라. 그 나라의 지하에 생긴 제1지하국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만 년이 지난 후에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인데 우주정복을 했다고 하여 무슨 커다란 의미가 있을까? 모든 것은 헛것이다. 허깨비를 쫓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검허장 여왕은 허깨비왕국에서 1,000개의 동상을 세워놓고 지하낙원을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허수아비 역사를 만들고 있는 빈 가슴에 쓸쓸함이 수시로 밀려온다. 그렇지만 ‘된장에 풋고추 박히듯’ 살아가야하며 자신의 역할을 벗어난 행동을 해서도 곤란하다.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나는데’ 지하국민들이 같이 손뼉을 칠 일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검허장 여왕은 ‘두덩에 누운 소가 되지 않고’ 지하국민의 눈에 드는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남편도 똑같은 마음으로 도와준다고 하니 마음 든든하다. ‘밀가루 장사하다 바람이 불고 소금 장사하면 비가 올지라도’ 실천을 두 사람은 다짐한다.
도시계획 담당관은 검허장 여왕섬의 보고 싶은 사람의 그래픽 기술을 지하국민들이 체험할 수 있게 1,000개 동상에 시설할 계획안을 여행후의 보고서 형식으로 자진 제출한다. 타당성의 문제에서 큰 반발이나 해로운 사실이 나타나지 않아 그 안을 채택한다. 우선 삼각뿔 위쪽의 꼭짓점은 만들기가 곤란하므로 변형된 형태로 가까운 네 개 지점의 동상으로 짝을 만들어 한 동심원으로 엮어져 나타나게 만든다. 어느 곳에 있던 네 군데는 파노라마와 같이 동시에 볼 수 있게 된다. 지하국가는 어두우므로 여왕의 네 명의 자녀가 찬연히 그래픽 되는 횟수를 8번으로 하고 또 8번은 각 개인이 원하는 사람이 훤하게 나타나도록 하여 더 많은 태양에너지가 돌도록 조치하고 이 도시 저 도시로 이동하더라도 얼마든지 감상과 느낌을 받게 되도록 설계한다. 여왕의 동상만을 하루 종일 보는 것이 싫증이 나거나 거부감이 생기는 사람은 간단한 장치를 신발이나 단추에 만들어 넣으면 여왕이 아니라 자신에게만 다른 사람으로 보이도록 할 수 있다. 선뜻 이 장치를 전 국민에게 무료로 배부하는 것이 마음 내키지 않았지만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볼 심산’으로 시행한다. 언샘밭을 지하에서 훨씬 효과적으로 보급시키는 안에 대해서는 ‘하루 물림이 열흘을 가므로’ 철저한 연구와 빈틈없는 실천에 중점을 둔다. 가장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과 각 가정의 경우에는 개인의 키를 넘어서 활용이 적은 위 공간을 우선적으로 찾아내 언샘 씨앗을 뿌린다. 머리 위 공중에 떠있는 언샘 화분에 심는 것은 떨어졌을 때 사람이 다치지 않을 재료를 구하여 만든다. 너무도 좁은 공간에서 살기 위해서 세블국에서 사용하던 신발과 장갑을 모델로 삼아서 너무 먼 거리를 날지 않고 사람의 키만큼 이상이나, 지하국가 구조물, 전차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서 무한궤도로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수직보행에서 180˚각도의 수평으로 눕거나, 엎드린 상태나, 약간 구부린 정도의 몸놀림으로 움직이도록 신발명품을 만든다. 예전에는 땅위의 생활이지만 지금은 무중력공간에서 헤엄치듯 약간 운신 폭의 확대를 이룬다. 아울러 도시계획담당관은 교통법규와 공간이용법에서 언샘밭의 개인이 확보할 범위와 사람들이 살짝 떠 날릴 때 사고방지를 위한 시행규칙을 짜낸다. 언샘밭은 개인 몸 부피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떠 날릴 때는 속도가 절대로 사람이 달리는 이상의 빠르기는 제한된다. 체공하는 시간도 열흘 이상을 넘길 때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운동장에 모인 군중들은 더 많게 된다. 제1지하국가 지상운동장에 관객이 다 차고 난 후에 공중에 거꾸로 둥둥 떠서 구경하는 인파는 각도가 지상과 정반대로인 경우와 운동장 넓이만큼 더 넓게 공중에서 관람할 수 있으므로 엄청난 인파가 모여도 적절하게 해결방법이 나오게 된다. 대신에 시각상의 거꾸로 된 문제도 이제껏 발전해온 착시 법에서 조금만 개량하면 된다. 우뚝하게 공중에 떠있는 사람들이나 밑의 사람들은 서로가 대단히 놀라게 되지만 차차로 적응하게 되고 일부러 공중의 관중이 보이지 않게 보호막을 치지 않는다. 교통상의 문제는 공간경계경찰이 강화되고 교통법규와 제반사항이 복잡해진다. 야외공연장에도 한쪽으로만 관람하던 객석이 360˚의 방향에서 관람이 이루어지고 하늘(공중)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다. 더욱이 젊은이들은 세블국에서 모방한 경기를 할 수 있다. 지상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농구, 배구, 축구를 하게 되므로 좁은 운동장 한탄을 하던 시대는 말끔히 지나고 만다. 수영장도 공중에 설치되는데 아주 많은 물을 포함한 어항의 개념이 아니고 구름 기운이 많이 모여진 공간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헤엄을 열심히 치면 흠뻑 물에 적셔진 상태가 된다. 첨벙첨벙 물속은 아니라도 수영한 것과 비슷한 느낌과 운동량이 된다. 제1지하국가는 세블국의 장점을 도입함으로써 언샘밭, 운동장, 수영장, 군대의 훈련장이 머리위에서 자유자재로 형성되어 공간의 확보에서 참아오던 설움이 해소되는 입장에서 지상국가에서 본 방식을 세밀하게 적용하여 비록 낮은 하늘이지만 아주 잘게 썰어서 머리 위쪽을 층계 층계로 구분하게 된다. 제1지하국가는 8억의 지하국민이 예전에 비하여 8배 수준의 넓은 공간에서 살 수 있었는데 과학기술의 발달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므로 힘들게 지내왔다. 이제는 지금 수준에서 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다른 곳에서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도시계획담당관을 단장으로 하여 아직 방문하지 못한 지상국가, 제2지하국가, 해양국가, 각 개인의 비행선, 위성국가로 돌아보면서 필요한 선진기술을 알아오도록 한다. 도시계획담당관 일행이 제2지하국가 총독을 예방하러 입국장에 들어서니 이곳은 교통수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어디로던지 자유자재로 아래위, 옆과 뒤, 무중력과 일치된 상태의 현상이 일어난다. 내부의 밝기도 훨씬 좋다. 총독은 ‘검허장 여왕이 직접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낸다. 도시계획담당관은 그간의 사정을 간단히 설명한다. 그러면서 애래우캐리야 나무로 조각하여 회색빛깔을 입힌 코끼리모양의 암수 한 쌍을 여왕의 선물로 증정한다. 총독은 예물을 받는 답례로 송쇄리를 갈아 만든 바나나 모양의 과자를 건네준다. 일행들에게 구경을 시키는데 여기에는 지상에서 맛보았던 모든 과일들을 송쇄리로써 모형을 만들어 진열해 놓았다. 딸기, 포도, 바나나, 키위, 토마토, 배, 사과, 감, 귤, 감자, 고구마, 낑깡(금귤), 파인애플, 파파야, 땅콩, 밤, 대추, 등을 성분은 칼슘으로 만들었다. 아직도 유전자를 찾아내지 못해서 이런 과일의 맛을 낼 수도 없고 생산도 못하고 있다. 송쇄리 농장을 견학한다. 여기는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강이다. 빠글빠글하게 움직이는 것은 몽땅 송쇄리뿐이다. 송쇄리가 먹는 음식은 강물자체와 강물속의 플랑크톤인데 가장 정성들여 물의 보호와 플랑크톤의 번식이 중단되지 않게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송쇄리들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제2지하국가의 대기를 깨끗하게 해준다. 물살이 센 쪽으로는 너무 많은 송쇄리 떼들이 몰려 하늘로 튀어 오르는데 높이 올라가는 송쇄리는 50cm이상 통통 튀어 오른다. 빤짜그르 빤짜그르 햇볕을 반사시키면서 소리 없는 물보라를 일으킨다. 통조림공장은 가장 물살이 센 지역 옆에 건설되어 있다. 지형상 강물줄기가 급히 틀어지는 지점이나 절벽이 많고 그 옆으로도 깊은 물줄기가 약간 비켜서 있는 지점들이다. 50cm쯤 튀어 오른 송쇄리들은 힘이 무척 빠진다. 더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곳에서 채집기구로 팔딱팔딱 이는 산물고기를 모아서 산소공급용 어류이동차에 실어 공장에 쏟아 붓는다. 맛을 내는 원료와 약품처리를 한 다음 통조림으로 가공한다. 제2지하국가의 기상조건이 일정하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거나, 홍수가 난다거나, 가뭄이 발생하는 일이 없으므로 송쇄리의 공급은 일정하다. 산란철이나 송쇄리의 생육상태에 따라 잡히는 양이 약간의 차이는 생긴다. 강물이 흘러 호수가 되는 곳에는 송쇄리의 특성상 서식이 힘들지만 인공양식 송쇄리를 가득 키우고 있다. 양식송쇄리는 급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지도 않고 호수에서도 잘 크고 있다. 대신에 호수의 물 흐름을 동심원의 형태로 빙글빙글 빠르게 돌도록 하다가 일정시간은 밑에서 위로 솟구치는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한다. 인공적인 물살을 변형시키므로 산소량이 풍부하고 깨끗한 물이 유지되고 양식송쇄리도 부쩍부쩍 늘어나고 생산량이 엄청나게 많다. 호수에서 작업하는 경우에 물살의 위험이 도사리는데 양식송쇄리들이 물 흐름의 반대로 움직이므로 평상시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나 몽땅 잡아 올릴 때 물 흐름을 양식송쇄리들이 방해해주지 않기 때문에 조심한다. 물 흐름을 조절하는 것도 깊이가 표면에서 1m 정도는 가능하지만 훨씬 깊은 곳에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인공호수로봇이 크기는 상어만한 것들을 일정방향으로 정해진 속도로 늘 돌아다니게 한다. 하루에 88번씩은 위로 솟구치도록 시간설계를 해놓는다. 호수의 물고기들은 적응능력이 빠른 물길에 살게끔 된다. 양식송쇄리가 무지무지 불어나서 호수의 플랑크톤 숫자와 비교하여 몽땅 잡아 올릴 때는 인공호수로봇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물고기를 대량으로 잡아 올린다. 그런 다음 또 많은 씨종이 불어나도록 속도를 약간 빠르게 한다. 양식송쇄리의 배설물은 호수 밑바닥에 퇴적될 상황이 늘 일어나지만 적정치를 넘어서 호수의 물을 흐리게 할 시점이 다가오면 인공호수로봇이 배설물을 집적하여 호수 밖으로 내보낸다. 양식송쇄리의 배설물은 언샘밭이나 애래우캐리야 숲의 비료로 사용된다. 송쇄리통조림은 유아용, 어린이용, 학생용, 청년용, 어른용, 노인용으로 각기 구별하여 생산되고 소비될 지역의 여건도 고려하여 소비자가 요구하는 수준의 칼슘함량으로 새로 맞추기도 한다. 통조림학교에 견학을 가니 여선생이 브리핑을 한다. 제2지하국가의 생산품은 통조림 외에는 수출할 것이 없고 이 산업이 막히면 국가의 존립도 위태롭다는 서글픈 설명을 한다. 저장용을 비축하는데 100년, 200년 동안 부작용과 변질됨이 없도록 하는 연구부서와 강물, 호수가 없어지거나 송쇄리를 먹지 못하게 되는 경우의 대용식량개발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통조림학교의 한 부서는 통조림의 맛과 영양성분을 현재에서 약간씩 개량하여 예전 인간이 맛보던 모든 고기의 맛과 식물성분, 동물성분, 의약성분, 필요한 것들로 바꾸어 보려고 노력을 한다고 한다. 사절일행은 제2지하국가 방문을 마치고 다음의 목적지인 지상국가로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