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환 작가- 대구출생 .대구성광고 졸업 .경북대 독문과 졸업 <주요저서>마음 중 단편 .대불(시집) .김대중 .한국전쟁 언저리 .금호강의 영혼(시집)
#매주 월,목요일 2회 연재
지하세계 1
2. 지 하 도 시
용케도 멸망하지 않은 유일한 지상국가와 어려움을 무한한 노력으로 극복한 지하국가는 외교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문화협정을 체결한다. ‘일방의 문화가 강제적으로 타방의 문화를 침범할 수 없으며 상호선린의 정신아래 행동한다.’ 짧은 문구이지만 침범의 문제에서 침략주의, 전쟁, 무역, 인적교류, 등에도 해당할 수 있는 선언이다. 국경선도 아니었던 장벽이 허물어진다. 지상국가 특명전권대사 아해서는 제1지하국가 저천우 토양담당관 앞으로 아그레망을 띄워 제2대 검허장 여왕폐하의 취미, 기호, 건강상태, 음식에 대한 식성, 어떤 형의 남성을 좋아하는지, 대화의 기본 틀, 관심이 많은 분야, 특별히 잘 아는 분야, 기타 세심한 모든 자료의 요청을 정중히 부탁한다. 이에 대한 답변은 외교적, 일상적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에 관해서는 기밀에 속하므로 일일이 알려줄 의무가 없음을 나타낸다. 아해서는 공식채널을 통해 나타난 바와 외교적 체험에 따른 경험칙, 국가 간에 성립된 관행에 따라 대부분 방안들을 마련해 간다. 이 회담이 성공하여 양국이 더욱 친선과 평화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소홀히 할 부분이 아니다. 아해서는 제1지하국가의 축제과정들을 담은 정보를 통해 제2대 검허장 여왕이 알몸축제에서 등극하였으며 10명의 예비신랑후보를 친히 뽑은 점에 주목하여 파견하는 남성무용단과 수행원은 되도록이면 예비신랑후보와 용모가 비슷한 사람으로 선발토록 지시한다. 그리고 태양에너지의 공급문제에 있어서 주도권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는다는 보장각서를 작성하여 만약의 경우에도 의심이나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한다. 국가와 국가사이를 통과하면서 무중력상태로 국경선 경계지점을 정확, 안전, 신속히 이동해야하므로 떠받치는 질소진공부력층에서의 상호감시체계를 효율화시키는 문제에 잠정적인 의견합의를 이끌어내자는 복안을 짠다. 물론, 현재까지도 결혼이 이루어져 왔지만 더 넓은 결혼정책으로 형제자매국가로 이루어가야 할 부분도 기초를 세운다. 온도변화가 없는 지하국가로 가기 위해 사시사철에 해당하는 의복도 거추장스러워 지하국가에서 통용되는 옷으로 바꾼다. 식생활도 달라져서 스스로 먹을 음식도 장만한다. 입국수속을 받기 위해 제1지하국가의 비행장에 도착하자 저천우 토양담당관과 관계자들이 도열하여 환한 얼굴로 그들을 맞이한다. 지상․지하국가의 국가가 연주되고 양국 국기의 게양과 경례를 한다. 아해서 특명전권대사는 매우 기쁘다. 왜냐하면 어두컴컴한 지하국가인 줄 생각하다가 너무나도 맑은 하늘과 무지개의 빛으로 빛나는 영접장이기 때문이다. 영빈관으로 가는 길에는 지하국민이 손을 흔들며 반가이 맞아준다. 지하국가의 도로변은 너무도 정밀한 기계와 같다. 움직임도 자동화되어 있다. 영빈관에 도착하자 규모가 아무리 보아도 작아 보인다. 그러다가 엄청나게 더 크게 보인다.
상당히 혼란스럽다. 약간 홀린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올바른 관찰이지만 그 이후로는 이런 상황도 연출되지 않는다. 똑같은 사람들이라서 그대로 넘어가고 만다. 자신들은 알지 못하지만 일차 출입국점검은 자동적으로 행해진다. 마약, 독약, 무기류, 불온적인 소지품의 여부를 추궁 당한다. 영빈관에서는 제이차 감시가 자동화시스템에 따라 세밀하게 행해진다. 검허장 여왕의 경호담당관은 특사일행의 입국과정에서의 검색을 따지고 똑같은 검색을 반복한 다음, 심리조사에 착수한다. 명상투시법을 이용해 살인계획을 가진 사람,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돌출할 사람, 현재 상태에서 신체적․심리적 위축․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 항목 항목별로 따져보아 남성무용수 2명에 대한 접견불허를 통고한다. 한 사람은 장기간의 우울증에 시달리며 가정적 문제로 이번 여행에 몹시 반감을 가진 사람이다. 다른 한 사람은 지하국가에 이민을 오려고 오랫동안 준비하고 몹시 기분이 들떠있는 사람이다. 아해서 특명전권대사는 2명이 접견 불허되므로 예비적으로 온 두 사람을 재추천하여 허가를 요청한다. 새로운 두 명의 예비남자무용수는 받아들여진다. 이와 아울러 어전에서의 공연 중 신체노출여부에 대해 어느 선까지 가능한가? 알몸축제와 동일한 수준이어도 무방한가? 물어본다. 검허장 여왕 경호담당관은 아주 조심스럽게 여왕 앞으로 이런 점의 의사타진을 해본다. 여왕은 축제 때 늘 하던 일이므로 아무런 제지 없이 허락을 해준다. 연회가 베풀어진다. 새로 들어온 두 사람으로 진행의 흐름은 좀 어색하지만 예정대로 해나가고 있다. 여왕은 몹시 놀란다. 아무리 보아도 자신이 선택한 예비신랑후보들과 너무도 흡사하여 어리둥절하다. 이들이 각 담당행정구역을 떠나서 여기에 모인 것일까? 그렇지만 외국사절들인데. 그들이 추는 춤을 보면서 점점 황홀함에 빠진다.
음악도 쿵짝쿵짝 리듬에서 짝쿠궁짝쿠궁 처음 듣는 소리도 많고 강력하게 사람의 뇌파와 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쪽의 침실에서 듣는 섹스용 음악과도 비슷하다. 여왕은 찔끔찔끔 자궁에 수축이 일면서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을 느낀다. 용상에 앉아서 지그시 눈을 감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사절들이 한참 후에야 물러간다. 긴 일정을 재빠르게 단축시키고는 당장 남편과 침실로 향한다. 깊은 입맞춤을 나누고 억센 포옹을 하고는 그 날 하루는 욕망을 충족하는데 쓰인다. 다음날 곧바로 지역에 있는 9명의 일꾼들을 궁으로 부른다.
어제의 무용수들과 너무도 똑같다. 그들의 정액을 정액은행에 받아 놓도록 지시하고 그 과정을 감시카메라로 일일이 지켜본다. 기분은 몹시 좋지만 남자의 모든 부분을 세세히 살피는 것도 얼굴이 뜨겁다. 지상국가 특명전권대사가 들고 온 많은 협상안에 대하여 여왕은 일차적으로 비판정신이 어느 정도 결여된 상태가 나타난다. 가상적국으로 생각할 때 악마적 요소를 감안해야 하건만 전혀 그런 느낌이나 판단을 할 수가 없게끔 된다. 더욱이 남편이 다른 차원에서 제동을 걸어야 하건만 9명의 무용수는 모두가 남성인 것으로 돼있지만 2명은 남장을 하고 여성으로 섞여서 공연을 했다. 여왕도 약간 이상히 생각되던 점인데 남편은 확실히 봤다. 2명은 여성무용수이다. 지상국가의 그들도 착시유도전략을 똑같이 어전에서 시행했다. 여왕만 아니라 남편의 심기를 건드려도 곤란하므로 여기까지 방어선을 쳐놓았다. 남편은 여성무용수만 눈이 빠지도록 보았다. 지상국가의 일행들은 교묘히 사용한 착시전법이 잘 들어맞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큰 무리 없이 타협안이 타결된다. 특사일행이 떠난 후 그들이 연주한 음악을 들어보고, 무용의 모습도 찬찬히 재검토를 한다. 궁중무용수와 악단을 통해 재연을 해보니 똑같지는 못해도 약간의 효과는 나타난다. 단원의 얼굴과 여러모로 지하국가에 어울리게 윤색을 거듭하여도 제일 처음 느낀 강도는 아니다. 정서적 충격이 흡수되어 반응이 약해져서 그렇다. 여왕내외는 이 무도회를 즐기게 되고 복제를 통해 9명의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다. 제1대 여왕 때보다 복제기술이 발달하여 여왕 즉위 후 한 달 안에 태어난 복제이세이다. 여왕이나 남편의 갑작스런 사고를 대비해 여왕이 임신을 거쳐서 낳은 아이가 아니다. 여왕의 난자와 체세포, 남편의 정자와 체세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전자조작을 했다. 같은 날 태어나서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야 한다. 시험관에서 태어난 5명의 여아와 4명의 남아에서 여아 한 명을 지상국가로 이민 가는 국민에 딸려 보낸다. 가슴이 찡하지만 몸에 아주 조그만 표시를 했다. 국가의 축제 때에도 개량된 무도회 곡을 연주하고 널리 보급한 결과 출생률 증가가 25%에 이른다. 여왕 자신도 9명의 복제2세 자녀가 생기고 실제의 자녀를 나을 예정이고 일반국민들도 서서히 정액은행과 난자은행을 통한 이민사업, 후세불리기에 적극적이다. 두 나라의 교류로 인해 여러 면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왕족계보에도 기록상 직계결혼으로 내려오는 쪽과 시험관복제 후손으로 기록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생명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사실대로 기록하게 된다.
제7지하도시에서 공간문제로 일이 터진다. 착시법과 익숙한 관습으로 버터 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 우주선을 타고 외계로 진출하는 도시민이 줄을 잇는다. 이민정책의 속도도 느리다. 우주정거장에서 비행시간을 조정해야하건만 개인적 시간대로 무차별 날아가 버린다. 법이 사회현상을 따라가지 못해 절름발이 행정이다. 사후점검제 정도로 유출된 인구수를 집계만 해내고 있다. 그래도 제7지하도시의 인구균형과 도시기능은 정확하고 생명의 지장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모자라고 골치 아픈 부분이 약간씩 변화가 축적되어 우주공간에 진입하면 곧바로 하나의 우주선이 100배씩 거대해지는 구조물로 된다. 지하도시에서 풀지 못한 한을 해소하려 수영장, 운동장, 조그만 동산, 작은 호수까지 만든다. 작은 부피로 축소된 재료를 곧바로 원상태나 그 이상으로 부풀린다. 새로운 법과 우주경찰이 생겨난다. 너무 갑자기 커지므로 사고방지를 위해 각각의 비행선과는 스스로 커지는 부피에 대비하여 엄청난 부분만큼 충돌을 피하기 위한 유보공간을 확보하면서 비행한다. 여기서 교통정리를 하는 우주경찰의 임무와 권한은 무척 세다. 외계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생명보호를 위한 계획된 일이기 때문이다. 우주선은 서로가 현재의 크기에서 몇 배로 커지는가를 수치로 정확하게 표시해 서로가 알 수 있도록 비행하며 가장 먼저 눈에, 비행선의 계측장치에 나타나도록 설계한다. 이 일을 위반하면 큰 벌을 받게 된다. 우주선의 속력, 비행각도, 급속회전각도, 등은 비밀이 아니라 당연히 나타내는 이름이나 음식과도 같은 것이다. 무한대로 큰 우주선은 규제대상이다. 예를 들면, 사용하지 않는 동산을 너무 많이 만들어 다니거나, 개인이나 단체가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거대 호수를 만드는 것이다. 비행선이 커지면서 두 사람의 청춘남녀가 사는 비행선인데 백두산과 한라산을 만들어 넣고 경상북도만한 호수를 가지는 것은 통용될 수 없다. 갈수록 우주항해법은 세밀하고 체계화되면서 우주변호사까지 생기게 된다. 날이면 날마다 큰 면적으로 불리려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변론사건이 밀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세대들은 현재의 이민비행선에서 베이스캠프를 치고는 역량의 축적에 들어간다. 더 넓은 세상으로 이동하여 법적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살기 위해 백두산, 에베레스트 산, 나일 강, 아마존 강을 만들어 넣을 우주공간을 위해 저축을 한다. 두 사람과 태어난 자식들이 먹는, 입는 양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 이상의 노력으로 스스로 불린 자원은 얼마든지 커가기 위한 준비단계이다. 준비단계에 축적되는 부문에 대한 세금이나 국가적 착취는 없는 완전한 신천지이다. 의식주 모든 것이 많고 넓은데 인구가 너무 더디 늘어난다. 아무리 해도 십 년에 일반 지하국민에게서 120명 이상의 자손이 번성하지를 못한다. 여왕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유전적으로 이미 굳어져 있으니 불가항력이다. 공간사용 능력은 이러한 인원을 얼마든지 수용하고도 남는데 있다. 상황이 발전할수록 지하도시정부의 사람들은 새로운 땅으로 이주한다. 더욱 소규모 집단으로 핵가정비행선 세대의 인구수는 늘고 독특한 개개인의 생활방식이 가미된 삶을 살아간다. 독자적인 개발형태, 개성에 따르는 나날들이 모여서 10년이 되면 차이점이 많게 된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온갖 운동장을 많이 만들어 놓고,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강이나 산을 더 많이 만들고, 게으른 사람은 게으른 대로 빈약하게 차려놓고 지하국가에서처럼 소꿉놀이 규모로 즐겁게 산다. 계획자체를 생태계가 지구와 같은 지구위성을 만들 수 없을까? 영원히 이어질 지구인을 위한 지구위성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고, 자신의 영토를 불리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과학의 진보에 따라 선악판단은 뒤로 미루어 놓고 연구되어 가는 되로 지구위성을 만들려는 쪽과 방관만하다가 기회가 닿는 대로 지구위성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쪽, 갈래 갈래의 생각들이 현실과 접목된다. 우주선을 만들듯이 빅뱅을 재현시켜 사고가 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구를 자꾸 만들면 신천지와 낙원은, 낙원이 될지, 지옥이 될지, 확실하진 않지만, 모두들 낙원이길 간절히 바라고 그렇게 되어야 하는 당위적 명제이므로 그런 새 세상이 오지 않을까? 지금까지 해온 일들은 고작 지하국가에서 8억이 짜내고 꾸민 재료와 모든 것들로써 해왔다. 이제는 우주공간에서 알 수 없는 자원을 결합하여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검허장 여왕으로부터 똑같은 지구를 몇 개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만들라는 힘든 과제를 부여받게 된다. 우주선으로 발사되어 점점 커지는 방법으로 지구가 되기에는 전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더디고 복잡하다. 그렇지만 빅뱅으로 초신성을 만들면 금방 만들지만 과연 지구와 생태계가 비슷할까? 지구와 같아서 살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난문제이다. 첫째는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새로운 지구를 만들면서 기존의 우주선인구, 위성인구, 모든 사람이 다치지 않아야 하는 부문과 개발과정에서도 그 여파가 미치지 않아야 하는 점을 중시하고 그 범위 내에서 시작된다. 연구지역으로는 인구이동의 금지와 여러모로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거리도 인간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보기로 정한다.
He, Helium (헬륨) 원자량 4.003 화합력이 거의 없는 공기 중에 매우 적은 분량으로 들어 있는 기체원소로 빛깔, 냄새가 없고 가볍고 불에 타지 않으며 다른 원소와 화합되지 않는 물질이다. 공기보다 가벼운 우주선을 만들어 충돌시키면 어떤 신물질이 나오며 헬륨과 결합이 되겠는가? 일차실험은 아무런 신물질도 확보하지 못한다. 우주에 흩어져 버리고 자외선 망원경으로 찍기만 한다. 파편을 채집할 영역부터 정한다. 너무 광범위하게 퍼지므로 기준을 정하기가 모호하지만 필름을 분석하여 최대로 멀리까지 추적치가 희미한 거리를 확보해 본다. 도저히 붙잡기가 어렵다. 다음 단계로 간격을 정하여 정해진 간격에서 채집되는 부분만 연구하기로 방식을 채택한다. 파편이 너무 크지 않고, 너무 미세하지 않는 쯤에서만 모아 볼 수 있다. 공기보다 가벼운 비행기는 역시 공기보다 가벼운 물질을 만들 것이란 섣부른 결과에 아무런 해답도 주지 않는다. 정신구조에 혼란과 아울러 변화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영역이 생긴다. 공간이 좁아서란 명제는 사라지고 너무 넓어진 공간에서 인간성과 사회성이 희박한 완전히 개별체로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옹기종기, 다정다감이란 감정은 나타나기가 어려워진다. 새로운 한 부류의 인간군은 궤도를 돌면서 살지 않고 계속 다른 은하계로 운행하면서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나아만 가면서 일생을 마감하는 쪽도 생긴다. 어디까지 갈 지, 어느 세상에 도달할 지, 모른 채 끝없는 미지의 세계만 만나면서 즐길 사람들이다. 모험심도 강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결핍한 세대라 할 수 있다.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무수히 많은 이런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가고 있는 은하계 길목 길목의 자료들을 자동으로 모아서 분석해 들어가므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고 종합적으로 판단된 내용들을 다시 보내준다. 그러면 각자의 생각과 결합하여 유리한 쪽으로 이루어간다. 빛의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타키온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들이 나온다. 계속적으로 전진하면서 가속도와 다른 능력들이 합하여져서 오십 광년이면 빛의 속도로 50년 걸리지만 반년이면 도달하는 개인우주선들이 속속 지구로 보고를 해온다. [광년(光年) : 광파가 일 년 동안에 다다르는 거리. 항성의 거리를 재는 단위. 9조 4천 6백 70억Km. (light year)] [광파 : 빛의 파동(light wave)] 개인우주선에서 오는 보고는 더 세밀히 조사되어진다. 광행차[천체의 바른 방향과 밖에서 보이는 방향과의 차. 관측자도 지구 위에 있어 속도를 가지고, 빛의 속도로 유한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천체의 방향의 변차(aberration)] 때문에 각각의 우주선의 일생동안 운행한 시간대별 속도, 항진기록의 블랙박스까지도 동시에 송출되어 와야만 하고 재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개인우주선이 자체에서 방출하는 미세물질로써 우주공간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가를 추적카메라로 기록하는 장치를 부착한다. 10만 분의 일초까지 찍어내는 것이다. 일초에 일어난 것을 10만 장의 사진으로 바꿀 수 있으며 약간의 차이점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조사한다. 만분의 일초, 천분의 일초, 사진도 동시에 나타난다. 그러면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므로 지나온 거리에서 나타난 반응들을 초미세 마이크로미터에 입력되어 무수히 많은 개인우주선이 쏟아낸 자료들과 복합하여 전체우주의 대략적인 변화를 포착하고자 노력한다.
더 정확한 자료축적을 위해 개인우주선의 근처로 연구 신물질이 부유하면서 따라오거나, 어느 시점에서는 제거시키는 개량된 인터마그 2,000을 가지고 비행한다. 이 신물질은 철 원자 91%, 네오디뮴 8%, 붕소 0.1%와 개인우주선 빛파장자 0.03%를 함유한 자석의 성질을 띤 것이다. 이 영구자석군이 약간 유리한 점은 개인으로 활동하지만 자성이 전해져서 끌어당기는 것 같은 감정과 실제의 현상으로 혼자 날아가지만 근처에는 사람들이 어느 거리까지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완전한 고립무원은 될 수가 없다. 세런3호 스페이스셔틀은 지구에서 달나라로 비행하면서 토끼모양의 부유신물질유도군을 거느리고 있다. 질소를 계속적으로 충전하여 가면서 지하국가로부터 시작된 질소에너지군의 변형자인 뉴질소패러소를 달나라에서 달의 흙과 합성하여 외계로 올라갈 때 우주선보호막을 강화하는 형체로 사용한다. 금성, 수성, 목성, 토성, 천왕성, 명왕성, 해왕성을 지나면서 조그만 토끼들은 자꾸만 불어난다. 세런3호는 멀리서 볼 때는 타원형의 연노란 빛의 비행물체이지만 가까워질수록 녹색이 짙어지는 원형의 우주선이다. 세런3호는 8천Km의 좌좌 30° 방향에서 갈러골 은하계로 비행하는 코끼리모양을 많이 보유한 통킹6호우주선이 있음과 상 방향 176° 지점에서 토오가 성단으로 날아가는 메어리2호우주선이 15만Km의 거리로 길목에 있음을 자석원근접근방식에서 이웃임을 확인하게 된다. 세 개의 비행선은 서로들 무슨 꿈으로 설계되어 그들의 길을 가고 있을까? 연결고리를 붙이면서 빅뱅현상이 성공한다면 새로 만들어질 지구위성에 같이 살고 있을까? 세런3호는 태양계를 벗어날 때 완전한 자유를 찾는다. 그 자유란 것이 태양계를 능가하거나 작거나 간에 헤아릴 수 없는 별을 지나면서 토끼들이 늘어난 것인가? 세런3호와 지구에서 나온 사람들은 토끼로 보였지만 다른 별에서 온 새로운 개체군에서는 무엇으로 보였을지 알 수 없다. 흰 토끼, 회색토끼의 무리들이었지만 지금은 노란토끼, 빨강토끼, 해왕성토끼, 은하수토끼, 가마우지토끼, 인터콤토끼, 세레나데토끼, 수 만 가지 토끼가 된다. 토끼눈에서 발하는 광파는 그들이 지나오면서 만난 지점에 따라 빛의 세기, 느낌의 강도, 호소하는 이미지가 다르다. 달나라토끼는 계수나무를 열심히 찾으며 방아도 찧을 줄 안다. 화성의 토끼는 비행접시를 운전할 줄 안다. 토성의 토끼는 아름다운 선율과 색체의 신비를 더욱 세련시킨다. 부유물질무리인 토끼들은 세런3호의 비행각도나 방향에 따라 서로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바꾸거나 노래와 춤을 선사해 준다. 지루한 비행 중에도 밖으로 보이는 광경은 즐거운 일도 많다. 맹수류비행선이 칠백 만Km 거리의 위치에서 비행중인 것이 계기판에 판독되면 토끼들은 놀란 두 귀를 쫑긋거리고 큰 눈망울에 두려움이 넘친다. 딸기8호가 가까워지면 온갖 토끼들이 딸기8호의 딸기밭으로 비행선을 몰아가자고 교성에다가 노래와 춤을 춘다. 그리로 접근해가면 생글생글 반가움의 에너지와 탄성이 터져 나오고 반대로 비행하면은 시무룩이 며칠이 가도 꼼짝도 않고 저기압이 되곤 한다. 간혹 개인 우주선들이 취미별, 색깔별로 연합이 되어 가까이 모이게 될 때는 새로운 지구가 탄생될 듯 해보이다가 결별이 된다. 부유신물질끼리 도킹이 일어나 폭발이 이루어질 순간 개인우주선들이 이성적 판단을 잘 내려야 하건만 종합적이고 선 경험적이며 계획된 도식이 아니므로 각각의 길로 뿔뿔이 가버리기 때문이다. 충돌상황이 벌어지면 부유신물질무리끼리 단발마적 경고음이 나타나므로 즉시 자동시스템과 개인우주선 선장의 판단으로 대처하지만 100이면 100명이 폭발을 피해버린다.
지하․지상․위성국가의 국민들 개개인의 모습과 동일한 크기의 실험용용구를 우주공간에 초신성 만들기 계획의 일환으로 띄운다. 태양계의 모든 물질과 우주에서 만든 신물질들을 사람 수 만큼이나 변이를 만들어 폭발이나 합성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한다. 지구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물질로 헬륨의 조작에 치중해 보았지만 지구와 똑같은 태양계의 일부는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파편만 우주공간에 떠다니게 된다. 부수적인 효과로 우주선에 사용할 지구의 대기와 동일한 질소․산소 등은 계속적인 화학적․기계적․천문적 조작으로 불려 나가므로 평생 살고도 남을 만큼 축적된 상태가 되고 거대연구에 필요한 양을 만드는 일이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실험 중 희망적인 것은 토성의 대기와 시리우스 별자리의 대기를 지구의 질소와 40:59:1의 비율로 섞으면서 첨가물질로 헬륨과 페티몬6을 더하여서 일부 대륙에 버금가는 신천지를 만들었으나 곧바로 거주하기에는 여러모로 골치 아픈 문제가 더 많아 상업성에서 타산이 맞지 않는다. 그렇지만 가장 성공한 실험이라 계속적으로 황무지를 만들어가는 중에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검허장 여왕 앞으로 황무지의 투자필요성과 개발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세밀하게 작성하여 계속 검토를 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일의 성과가 너무 시원찮아서 그만둘까 하면서도 지구건설을 위한 기초자료로써 준비 중에 있다. 개인우주선들이 무단으로 착륙하여 오물을 버리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 황무지에 살지는 못한다. 황무지개발사업도 완벽하지 못한 것이 이 새로운 땅의 수명이 도대체 얼마를 갈 것인가? 예측을 할 수 없으므로 더욱 불안하다. 궤도를 돌던, 불규칙적으로 이동을 하던, 새로운 물체가 파편이 되거나, 가루로 분해되지 않는 것은 우주공간의 인력 때문일까? 자체의 성분 때문인가도 구별이 되지 못한다. 무목적으로, 무중력으로, 그저 있는 것일까? 이유 없이 있는 것인가? 해답도 없다. 모든 일들이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려하던 대로 새로운 황무지들은 우주에 날아온 파괴된 위성들과 부딪히자 여지없이 사라져 버린다. 말짱 헛일이 된다. 다음 방법은 자석원리로 새로운 부유물질 무리들이 모여져서 커질 때 우주낙하산으로 만들어진 소우주선을 타고 위성국가, 지구, 엉뚱한 은하계로 탈출을 시도한 뒤에 새로운 부유물질들끼리 연쇄충돌로써 신대륙을 만드는 일이다. 이 방법은 위험부담이 있으므로 섣불리 추진될 수 없고 지극히 호응도가 낮다. 자체우주선이 몰고 온 새로운 부유물질을 떨쳐버리거나 새롭게 단장하고픈 개인우주선들에게 헌집을 버리도록 설계하여 시행함으로써 약간씩 작은 충돌로 유도할 수 있고 거추장스런 부분들이 떨어져 버림으로 관계를 끊고 싶은 사람들, 간섭이나 지구의 통제권을 영원히 벗어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에 따라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는 초신성이 생길 수 있는 기초적 틀을 맞추지만 큰 성과나 거대지구가 생기는 일은 한 번도 발생치 않는다. 조그만 대륙이 생기거나 파편으로 날다가 다시 부딪혀 재결합하기도 한다. 이러한 무리들에 소미즈3이란 신물질이 가미될 때 더 큰 폭발로 인해 우주교통에 지장이 초래되기도 하고 약간 나은 형성체가 생길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난다. 헤어보은하계는 버리고 간 부유물질무리가 최종적으로 모여들어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들어 간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것들이 이 하수구에서 새로운 정화배출구로 쏟아져 내리려 순식간에 쌓인다. 이 부문에서는 아무런 실험이나 노력을 해볼 수 없는 지경이다. 개인우주선에서 떨어져 나올 때 주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버린 것은 깨끗한 물질무리로 많이 채워지지만 대부분 기분이 몹시 상하여 버린 것으로 인해 블랙홀은 더욱 시커멓고 그로테스크한 감정으로 우주의 청소부가 된다. 오염되던 우주는 블랙홀의 역할과 인간의 이기심이 결합하여 아주 깨끗해진다. 오히려 새로운 부유물질무리와 근처에 있는 인간군을 염두에 둘수록 은하계는 아름답지 못하게 된다. 인간에게 우주는 냉혹하고 더욱 철저하게 계획되며 법칙에 맞기를 원한다. 많은 종류의 물고기는 맑은 물에서 살 수 없다. 인간이 지배하는, 영양분이 풍부한 물속에서와 같이 우주를 오염시켜놓아도 우주는 인간의 손길이 닿는 물고기가 살기 좋은 물속이길 정확하게 거부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우주이지만 블랙홀과 반대되는 화이트홀에서 인간이 원하는 모든 물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지 않고 내어주는 화이트홀을 찾아낸다면 상상속의 일들이 일사천리로 해결될 수 있다. 화이트홀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우리는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가치판단의 근거를 우선순위에서 약간 뒤로 돌리고 빠른 시간 안에 성공을 위한 계획안을 수립해 본다. 제일 좋은 방법은 지구를 우주공간에 만들 줄 아는 외계인을 생포하여 그들로 하여금 철저한 감시를 통하여 하는 일이다. 빅뱅을 인공적으로 할 줄 아는 외계인의 생포계획을 짠다. 오히려 더 우수한 무기와 지력을 가진 외계인에게 잡혀 우주의 노예가 될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일이다. 문제는 아직도 그런 외계인을 만난 적도,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백지상태이다. 제이차적 방법으로 지하․지상․위성국가를 통틀어 지구를 만들 만한 기초적 능력이라도 있다고 인정이 되면 모두 잡아올 방안이다. 이것도 신통치 못한 것이 그만한 수준에 도달한 인간이 출현하지를 못했다. 제삼의 방법으로는 두뇌집단을 모아두고 정해진 프로젝트를 통해 강제적 연구를 하는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기준에서 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맞고 그렇게 시행하지만 그들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일한 것처럼 교묘히 위장하고 깊은 내용들은 확실히 모른 채 일에 열중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지상낙원이 생기지도 않는다. 또한 지하국가에서 가장 이기적으로 많은 부와 성공을 한 부류들을 모우고, 범죄자들 중에도 사형수들만 모아서 그들에게도 합당한 일들을 맡긴다. 부자에게는 더 많은 부와 영광을 준다고 하고, 사형수에게는 목숨을 살려준다고 약속하고, 그들에게 해롭게 하지 않는 보장을 해주면서 지구의 생성을 연구토록 지시해 본 것이다. 아무런 기초지식도 없는 그들이다. 온갖 감언이설로 계획을 성사시키려 노력한다. 한편, 가장 양심적인 집단에게도 그들 내면의 마음에 호소하여 똑같이 일을 벌인다. 적대적 위치에서 분노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위치가 바뀔 것이라는 암시와 설득을 계속해 나가면서 지구탄생의 위업이 당신들의 힘으로 성공한다면 새로운 세상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라고 넉살좋게 역설한다. 이러저러한 관계된 사람들에게 진척된 상황과 기술을 전적으로 아무런 대가없이 제공한다. 누가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가? 누가 가장 앞서 지구인을 새로운 지구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줄까? 어처구니없게도 상상해본다. 완전한 개방과 자율화로 풀어버린다. 도저히 국가로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힘든 일을 시키면서 아무런 보상도 없고 못하면 지금의 상태보다 보장도 안 되고 불평불만이 생긴다.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이렇게도 많이 생긴 반대자 그룹이 있을 줄은 진정 몰랐다. 뭔가 잘못 진행되는 듯하다. 그렇게 살기 좋은 지하국가인데 연구과제가 힘들어 그리된다고 간단하게 생각하기도 해석상 곤란하다. 지하국가가 우주공간으로 확대되면서 합당한 통치구조와 이념을 제시해야 했다. 아울러 무제한 자유사고를 하는 집단과 무제한 자유명령을 하는 검허장 여왕과의 의사소통의 자유화, 정당화의 역할모형이 설정되어야한다. 우주변호사들 중에도 ‘초법적 명령이 한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집단으로 하여금,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권은 인정해 주어야한다.’고 했다. ‘너의 전 재산과 생명을 내놓아 지구를 구하는데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도 필요하면 빼앗아 사용하여도 무방하다.’는 국가명령을 실행하여야 할 때 진정 한 개인이 가치판단과 양심의 영역을 버려도 좋을까? 과거의 타임캡슐에서도 조선의 이성계는 중국을 정벌하라는 명령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해 그는 뒤돌아서서 그 명령자에게 칼질을 하고 말았다. 칭기즈칸은 금나라의 요구에 굴복하여 충실히 따랐으나 도가 지나쳐 부당하다고 여겨지자 힘을 축적하여 금나라 사람 천팔백만 명을 무참히 죽이고 말았다.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자신이 모든 부류의 사람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면서 아무런 실제적 대가도 없이 공치사만 해놓고서 나중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는 어디로 도망칠 것인가? 궁리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죽지 않고서 가짜모조 인형을 만들어 놓고 죽어 없어진 사람으로 위장할 방안도 마련해둔다. 참으로 한심한 지경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정으로 연구하던 정열에서 최후의 순간에 그대로 뒤집어쓰기보다는 탈출비상구를 준비하는데, 필연성이 없는 일에 힘과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이런 불편한 심기를 여왕 경호담당관은 일찍부터 파악하고 그에 대한 인사권을 발동할 단계에 온다. 어문우 천문담당관은 분골쇄신하다가 그 직책에서 쫓겨나 아무런 일거리도 없는 머저리부류에 떨어진다.
지하국가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강제노동을 하던 때부터 불만세력도 남아있고, 너무 햇볕을 쬐지 못해 병든 사람들이 아직껏 치료되지 않은 채 살고 있다. 너무 좁은 공간에서 착시생활로 속아 살고 있는 8억의 국민들도 있다. 온갖 감시망이 거미줄처럼 처져 있고, 위성국가, 우주공간에 진출한 사람에게도 지하국민임이 엄연한 사실로 존재한다. 열심히 일하다가 국가의 방침에 따라 하루아침에 머저리부류군에 수두룩이 속하게 되어서 늘 불평불만이 줄어들지 않고 늘어만 간다. 어쩔 수없이 적대계층을 만들어간다. 가장 완강한 반항자의 그룹은 여왕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더욱 분기탱천한 경향이 세다. 더욱이 가짜 그룹은 이속에서 정보를 수집하면서도 똑같이 지하국가를 비난하면서 그들의 위치를 차지하고서 은밀히 활동하고 있다. 불신풍조를 조장시키고, 머저리부류군을 이간질시키고, 날이면 날마다 거짓말만 횡횡할 뿐이다. 놀라운 사실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언제나 반대의 일만 생기므로 반대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나쁘다고 하면 더 악조건으로 밀어 넣기만 하므로 이처럼 좋은 곳이 없다고 하면 약간 나은 대우를 하니 앞뒤도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곳에서 모두들 살고 있다. 양심을 속이는 일이 예사로 일어난다. 좋아하지 않는 감시원을 좋다고 하고 동료들끼리는 ‘우리는 적이다.’라고 이율배반적으로 말하고 있다. 예전의 지상국가에서와 똑같이 일반적인 한 도시를 표본으로 비밀투표를 실시해본 결과 지하국가에 찬성하지 않는 국민의 숫자도 더 많다. 모두를 적대계층화 시켜서도 안 되고 인정한 채로 살아가야한다. 아무리 노력하여 새 지구에 반대표의 사람들로 채운다 해도 지하국가에 남아있는 찬성표에서 또 반 이상이 찬성을 하지 않을 것인데 방법이 모호하다. 너와 내가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같이 협력하는 방안 밖에 없다. 협력이 도저히 불가능할 때는 타협해야 한다. 타협도 안 될 때는 싸움이 일어나는데 이 싸움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서 법률가를 더 많이 생기게 한다. 갈등의 조정자들이 이쪽 편도 저쪽 편도 아닌 척 양쪽의 이익을 비슷하게 해야 한다. 그처럼 지하국가가 잘 되길 바라고 힘쓰고 있어도 잠재적 반대자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기고 있다. 인위적 조치로 막아낼 수 없는 형편이다. 낮은 곳으로 물이 흘러내리듯 당연하다. 경호담당관은 이런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기가 거북하다. 여왕 자신도 너무나 허탈하다. 일한 대가가 아무 것도 없고 날이면 날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유형에 따르는 자가 줄어들 뿐이다. 그렇다고 지하국가를 나쁜 방향으로 몰아간 것도 아니고 행복하고 좋은 세상이 되도록 노력할 따름이다. 국민들이 개개인의 수준에서 한다고 하는데, 국가적 목표를 성취하려 열심인데, 마지막 결과는 대단한 것이 못되고 참아야만 하고, 부푼 기대를 억눌려야 하는 고통이 수반된다. 100년이 되어야 새 지구가 생길지 모르는데 10년 안에 될 듯이 착각을 심하게 하는데서 오는 폭발점이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 희생양이 나와서 우리가 하는 일이 금방 될 수 없으며 무척 힘이 드는 일이며 기다려야 하며 너무 희망적이라 생각지 않아야 한다고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지하낙원이 아니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고욤 일흔이 감나무 하나만 못하다.’는 것처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현명한 신하를 찾아야 하건만, 여왕 자신이 책임지는 것보단 못할 것이다.
제9지하도시 985번가 818번째 동상에 사건이 터진다. 감시카메라에 잡힌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처음에는 동상을 폭파하려다가 여의치 못해 흠집만 내고 달아난 것이다. 무려 300여 명의 사람들이 복면을 하고 움직였다.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조그만 조직을 가진 집단이다. 정식으로 여왕 앞으로 보고가 되지 않은 사건이 몇 배 많다. 자체적으로 해결하고는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숨은 사실을 밝히려 온통 법석도 떨지만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도 대단히 근접한 심증이 있지만 막무가내로 잡아들이기는 애매하다. 우려하던 대로 적대계층의 사람들과 아무런 잡음이 일어나지 않을 계층까지 섞여있다. 경호담당관이 짜온 계획서는 너무 과격하지만 시간을 두고 생각을 다시하기로 한다. 염려스러운 집단을 몽땅 임시 방편으로 황무지우주공간으로 내보내는 안이다. 계획은 실천하면 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이 일을 처리하자면 엄청난 인력이 동원되어야 하니 안한 것보다 못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검허장 여왕은 왕궁의 사람들을 재점검하게 되는데 ‘열 길 물속은 알 수 있어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 무책이 상책인 꼴이다. 방법을 바꾸어 지하국민의 심성을 올바르게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는 것이 낫다. 문제는 지도자그룹이 100% 완전무결한 도덕적 존재이어야 한다는 국민적 욕구에 봉착할 때 참으로 나서기가 힘이 드는 것이다. 누가 감히 나는 제일로 깨끗하여 존경받을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남이 그렇게 인정해준다고 해도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는 더 큰 사건이 터진다. 운동장에 모인 몇 만의 군중이 착시유도법이 잘못되어 생죽음을 당한다. 전국에 알려지게 되고 지하국민들은 이제가지 그들이 얼마나 좁은 공간에서 느끼지 못하고 속은 것인가? 알게 된다. 100명이 운동하는 곳에 만 명씩 수용되고도 불편을 체험하지 못하다니 그럴 수 있는가? 안전에 대한 한 마디의 사전경고도 없이 지내왔다.
아울러 우주공간 개발이 너무도 절박한 과제임이 만천하에 알려진다. 이제는 강압적 방법을 동원하지 않아도 당연히 연구하고 투자하여 지하국민이 넓은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는데 이견을 나타내는 일이 줄어든다. 아쉬운 점도 있다. 지하국가를 예전처럼 영원히 살 곳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시들해진다. 개인우주선 사업이 날로 번창한다. 수요를 따라갈 형편이 못된다. 그렇지만 한 우주선에 탈 수 있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음으로 엄청나게 인구가 일시적으로 빠져나가기는 힘들다. 떠나려는 사람은 많고 시간상 처리는 늦어지고, 지하국민의 사기는 떨어지고, 결속의 강도도 줄어들고, 애국심도 없어지고, 발전에 대한 열기도 식어진다. 각 가정마다 예비적으로 탈출을 위한 준비를 모두들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은 우주공간에 새로운 집을 짓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형편이다. 일 년 사이에 비행장 수가 500여 개 늘어난다. 365일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비행선은 뜨고 내린다. 부작용도 나타난다. 우주공간의 낯선 병균도 침투하고, 이제까지 생기지 않던 기괴한 일들도 일어난다. 지하국가의 기후도 달라진다. 어두움이 줄어들고 너무 많이 열린 창틀(비행장)로 태양광선이 듬뿍 들어와 분위기가 일신된다. 지하란 개념이 희박해진다. 태양에너지의 과다유입은 지하국민들의 기력을 저절로 강력하게 해주는데 어려운 점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서 주체하기 힘들게 오장육부가 튼튼해지고 사나워질 수 있다. 지하국가는 당황하게 된다. 일이 이런 식으로 계속될 때는 더 많은 태양에너지로 인해 힘이 넘쳐서 사고가 날 수 있다. 더욱이 공간은 좁은데 어디에서 발산할 수 있을까? 빛이 많아져 아픈 사람은 없어지게 된다. 병원은 할일이 엄청나게 줄어든 대신 수요가 늘어난 운동장과 공간이 요구된다. 지하국민들은 예전에 비교할 때 마약을 사용하여 갑자기 온몸이 분기탱천한 듯 했는데 마약의 힘이 아니라 빛의 힘이다. 지하국가가 대책을 강구할 능력이 없는 사이에 제15지하도시는 온 시민이 단결하여 지상국가로 솟아 올라가고 만다. 땅속에서 땅위로 개인이 아니라 도시민 전체가 우뚝 일어서 버린다. 도시전체를 지진이 일어나 판구조가 휘어져 튕겨 올라가는 것처럼 정교한 구조물이 파손되지 않은 채 솟아올랐다. 골치 아픈 일은 지상국가도 1/2쯤 2층 지상국가로 떠밀려 올라간 기괴한 꼴이 된다. (제15지하도시 크기만큼만) 절호의 기회가 왔다. 제15지하도시 크기만큼 빈공간이 확보된다. 조심조심 상태를 점검하여 가장 필요한 공간에 우선적으로 운동장, 공원, 대규모 군중집회장, 거대호수군, 강, 들, 산을 만들어 넣는다. 숨통을 틔운 것이다. 군대의 훈련장도 포함된다. 이제나저제나 설계도만 움켜쥐고 있다가 실제로 시행한다. 그래도 착시유도법을 알아버린 국민들이라 이곳에서 착시가 아닌 현실에서 즐기게 되었지만 무제한적으로 개인에게 허용된 것이 아니라 순번제의 행사이다. 워낙 인구는 많고 공간은 없으므로 또 한 도시가 지상으로 올라가주면 좋겠다는 묵시적인 감정이 일어나고 있다. 어느 도시가 총대를 메고 살기 좋은 지상으로 올라갈지 알 수 없지만 지상에 올라온 제15지하도시도 만사형통만은 아니다. 계절의 변화로 의문화가 바뀐다. 강력한 햇볕으로 정신이 아찔아찔 적응이 대단히 힘들다. 옆의 도시들은 삶의 방식이 꽤 다른 이질집단이다. 당장에 교통, 항공, 운송, 의사소통에 불편이 닥친다. 곧바로 이웃도시에 여행이 순조롭지 못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서로들 경계의 눈초리를 금방 풀어버리지 못하고 관망하면서 이쪽 도시, 저쪽 도시의 상황과 해결점을 모색하는 단계이다. 너와 나는 다른 국가의 국민이었는데 하루아침에 같이 살기는 수월하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도 한 부류는 아예 복제지구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 금성, 화성, 등등을 지구와 같은 대기층으로 둘러쌓아서. 더 발전이 되면 지구와 화성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많이 복제지구를 만들어 넣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