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서 이겨 공천만 거머쥐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자유한국당 경상북도지사 선거는 본선 보다 같은 당 후보간의 경선 열기가 더 높다. 이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중개방송까지 한 첫 후보TV토론은 경북도민은 물론 대구시민들까지 관심을 끌었다. 방송사측은 후보간의 정책토론이 되도록 유도했으나 다른 후보의 흠집내기 발언도 끼워넣어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후보들의 정책발언 가운데서는 경북도민과 대구시민의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들도 있어 대구쪽의 주민들과 시장후보들로부터 어떤 반응이 나올지 주목되기도 한다. 그런 사안중에 대표적인 것이 대구시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취수원의 해평지역이전 문제다. 대구시민들의 희망과는 달리 이들 후보들은 모두 사실상 취수원 해평이전을 반대해 자칫 대구와 경북간 갈등의 골을 깊이 파지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 문제는 이른바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는 대구경북선거에 나쁜 영향을 주는 뇌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경북지사선거 이슈가 대구시민의 여론에 영향을 쭐 수 있다는 점에서 취수원이전문제를 대구와 경북이 윈-윈하는 방법으로 풀지않는다면 선거에 큰 손실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초 낙동강취수원 이전문제는 이명박정부가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을 정비할 때 함께 해결했으면 중앙정부의 정책적 배려에 따라 별 마찰없이 해결되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낙동강정비사업이 끝나고 취수원문제만 따로 해결하려니 지방자치단체간에 합의가 필요하고 그러자니 대구시와 구미시가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이낙연총리가 여러차례 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지자체끼리 합의가 이루어지지않아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와 관련 정략적으로만 본다면 대구 경북의 갈등양상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유리한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가지지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낙동강물을 먹고 살아가는 영남권은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물이 김해에서 바다로 빠지는 전구간의 주민들은 한자말로 공동체를 뜻하는 동(洞)자의 파자(破字)인 물 수(水)와 같을 동(同), 즉 물을 같이 먹는 집단인 것이다. 낙동강 공동체의 상류와 하류는 문화공동체를 이룰 만큼 친연도가 높을 수도 있지만 반면 물과 관련한 이해관계로 서로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과거 부산지역에서 낙동강 오염을 이유로 대구지역의 위천국가공단건설을 반대하는 바람에 오랜기간 대구는 국가공단없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로 경제적 불이익을 당했다. 박근혜전대통령 때 와서야 부산의 취수원을 낙동강에서 남강댐으로 옮기면서 위천공단이 국가공단이 된 것이다.
대구에 비해 낙동강의 상류에 위치한 구미는 페놀사태를 비롯 두 차례나 엄첨난 낙동강 오염사고를 일으켜 대구시민들이 식수문제로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부산시민들의 대구국가공단 반대논리를 이 경우에 그데로 적용하면 어떻게 되었을까? 현재도 국미공단은 5공단이 들어설만큼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낙동강 취수원이전 갈등의 장기화는 경북과 대구에 모두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대구를 제외한 전국의 대도시가 대하천의 강물을 바로 원수로 취수하는 경우가 더문 것은 강물의 수질향상을 통한 식수화가 매우 어려운 현실임을 알 수 있다. 대구의 경우 낙동강 이외의 취수원입지선택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취수원해평이전 문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검토와 해답이 필요한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낙동강의 수질향상과 수량확보에 대한 근본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부터 논의되어 온 대책 중에 실현 가능한 대책은 한강수계 중 수량이 남아도는 남한강물을 낙동강과 통수시키는 사업이다. 정치권은 이 문제를 푸는 것이 국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일이다.(동일문화 장학재단 협찬)
홍종흠(洪宗欽) 프로필
매일신문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광역시문화예술회관장
대구가톨릭대학겸임교수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3대의장
대구광역시 문화상 수상
저서및 편역서: 대구의 앞산, 대구의 뿌리 수성,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국역계동선생문집,대구의 고문선,수성사직제의례, 선(禪),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