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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가 여성 직원이 결혼하면 퇴사를 강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금복주·경주법주·금복개발과 이들 회사의 지주회사인 금복홀딩스 등 4개 회사의 성차별적 인사 관행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 회사는 또 1957년 창사 이래 지금까지 여성 직원이 결혼하면 예외 없이 퇴사시키는 관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복주의 전근대적인 행태는 올해 초 금복주에서 근무하던 여직원 A씨가 결혼을 이유로 회사에서 퇴사 압박을 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수사기관에 회사를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이 일로 지역 여성단체들이 금복주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조사 결과는 황당하고 충격적이다. 정부가 국가 과제인 저출산 절벽위기를 타개하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출산 장려를 비롯한 여성의 일·가정 양립 정책 등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도 정면으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인권위 조사처럼 여직원의 피해는 빙산의 일부임이 분명히 드러났다.
횡포의 지속성도 놀랄만하다. 무려 60년 가까이 창사 이후 변함없이 관행을 지켜왔다. 기혼 여직원을 퇴사시키는 수법도 비열하다. 퇴사를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여성에게 나쁜 근무환경을 만들거나 부적절한 인사조치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게 한 탓이다. 아예 뽑을 때도 낮은 학력 기준으로 채용해 주임 이상 승진을 배제하고 평사원으로만 근무하도록 했다. 한마디로 채용부터 회사는 용의주도하게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전제한 것이나 다름없다.
금복주는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주류업체다.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을 바탕으로 IMF 같은 힘든 경제난을 딛고 지금까지 성장을 이어가는 향토기업이다.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회사 대표는 대구 상공계의 얼굴로, 대구상공회의소를 대표하며 활동했다. 창업주(김홍식)가 11·12대, 아들(김동구)은 21대 회장을 지냈다. 지역 최초로 2대에 걸쳐 대구 상공계를 이끌었고, 창업주는 대구시의회 의장도 지냈다.
하지만 이번 일로 2대 걸친 지역 대표기업으로서의 민낯은 가감없이 드러났다. 지역민의 자긍심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기업 경영철학까지 의심케 하고 있다. 직장 차별을 앞장서 없애야 할 상공계 대표 회사의 반사회적인 양성 차별 성적표가 초라할 뿐이다.
1957년 설립된 금복주는 대구·경북 점유율이 60~80%에 이를 정도로 지역에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민들이 금복주에 등을 돌리고 있다.
금복주가 지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소비자들 몰래 수돗물을 섞어 제품을 만든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성차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지역민들은 금복주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수성구에 사는 박모(54)씨는 “시민들이 소주 팔아줘서 큰 기업이 힘없는 직원들에게 ‘갑질’하는 것을 보고 화를 참을 수 없다”면서 "대구경북민들을 배신한 것과 다름아니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