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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구 편집인(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
새누리당의 태풍의 눈으로 남아 있던 유승민 의원이 끝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대구지역을 포함한 새누리당의 전체 공천이 마감됐다.
정치는 명분싸움이다. 누가 더 명문을 쥐고 있느냐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통합으로 대혼란을 겪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양당체제 타파’라는 하나의 명분을 붙잡고 당의 혼란을 수습했던 것을 기억한다. 대의명분(大義名分)은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치적 행위 속에는 반드시 국민을 설득할 명분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명분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인이 자신의 입장을 옹호할 때, 유권자 눈에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주장으로 보이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명분이 약하다보니 억지 주장을 펴는 꼴이 돼 버린 경우다.
여야가 이제 공천 작업을 마무리 했다. 그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시위는 이미 던져졌다. 지금부터 후보자 각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그간의 사정이 어떠하던 간에 유권자에게 다가가는데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꼭 이럴 때 필요한 표현이다. “사람이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이 말에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부분에 대해서는 하늘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심정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제갈량의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도 같은 맥락의 말로 하늘에 그 뜻을 맡긴다는 것이다. 태풍의 눈이었던 유승민 의원과 그를 제척해야 했던 이한구 위원장의 지금의 솔직한 심정이 궁금하다.
그들이 모사재인(謀事在人)했다면 성사재천(成事在天)은 어떻게 대답해 올까. 서민들이 우스개 소리로 잘하는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